생각을 HIT
비대면 진료·맞춤형 건기식·대규모 약가 인하 반품에 약사회가 내린 답변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진료,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촉발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기등재약 상한금액 재평가·사용량-약가연동 협상에 따른 7700여개 품목 약가인하 및 반품 사태 등 약사사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약사사회는 나름의 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사건들을 보면 보건의료 구성원이자 국가 면허로 인정받는 의약품 전문가, 약국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로서의 약사의 형태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

비대면 진료→공적처방 전달시스템 적용
맞춤형 건기식→실증특례 사업 참여
대규모 약가 인하→실재고 서류 반품 주도

비대면 진료와 그에 따른 처방약 조제에서 문제는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왔던 비대면진료 중개 플랫폼과 약 배송에 있었다. 민간이 개발한 플랫폼은 그간 공적으로 보호받던 영역을 침범하고자 했고, 약 배송은 의료기관과 거리가 가까우면 돈을 벌기 쉬운 구조를 위협했다. 약사의 답은 공적처방 전달시스템(PPDS)이었다. 다수의 플랫폼이 발행하는 처방전을 환자가 선택한 약국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약사회 주도의 공적 플랫폼으로, 여기서 포인트는 비대면 진료 가이드가 정하고 있는 환자의 약국 선택권 보호였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사업에서 문제는 포장된 건기식을 개봉하고 소분해 판매할 수 있는 실증특례 사업이었다. 이 부분은 약사회에 닥친 위기라기보다 약사들의 기회라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약사회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만성질환자 증가, 다제약물에 노출돼 있는 환자들이 먹어도 안전한 건기식을 추천할 수 있다는 의약품 전문가의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직접 실증특례 사업에 참여한다는 답을 내놨다.

대규모 약가 인하에 따른 반품 사업에서 약사회는 '실재고 서류 반품'이라는 답을 내놨다. 통용되던 반품 기준이 있지만, 이번에는 약가 인하 품목이 많으니 우선 서류로 반품을 진행하고, 여기에 포함돼는 목록은 실제 재고로 하자는 것이었다. 약사회가 내놓은 답의 평가는 좀 더 나중에 이뤄지겠지만, 약사회의 입장 중에는 '이제라도 재고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등 정확한 재고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던 만큼 서류상 반품이 얼마만큼의 효과를 보일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3가지 사건들에서 약사사회가 답을 내리는 데에 얼마만큼의 소통이 있었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약사사회에게 소통이 의미하는 바가 자칫 일어날 수 있는 보건의료의 훼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디지털,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들이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 디지털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일 디알엑스솔루션 박정관 대표는 전문언론 기자간담회 첫 순서로 나서면서 "2021년 기준 사람들은 여가시간의 38%를 온라인에서 보내며, 이는 2030년 52%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인용해 말문을 열었다. 환자와 소비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그곳에 살기로 결정했다면, 약국과 병원은 가장 목 좋은 자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