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수백 개에도 허가 후 미출시·대체조제 등 '대란없다' 반응
시타글립틴 등 출시 예정 제네릭사, 새 회사냐 버티느냐 고민 분석도 

완제의약품 수탁생산이 많은 다산제약 제조소의 화재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화일약품 화재와 달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 약제가 많은데 따른 것이다.

21일 제약업계와 약국가에 따르면 다산제약과 위수탁 생산 계약을 체결한 회사들 가운데 당장 출하 불가능한 품목은 많지 않다. 

국내 중소제약 A사는 최근 유통업체 등을 통해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3품목을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텔미사르탄 성분 제제는 충분한 재고를, 에제티미브 성분 제제는 3달 수준의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알렸다.

다른 중소제약 B사가 보유한 이상지질혈증 복합제와 과민성 방광 치료제, 기관지염 치료제 등 3종의 경우도 이미 기관지염 치료제는 이미 품절이었던 상황에서 나머지 두 제품은 최소 75일 이상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제약 C사가 보유한 고혈압 복합제 등 6개 품목과 D사가 보유한 4품목 등도 이미 다수의 제품을 미리 갖춰놓은 것이다.

다산제약이 생산하는 품목의 수는 사실 많은 편이다. 용량을 구분하지 않고 나열하면 △다비가트란 정제 20개 품목 △글리메피리드 정제 9개 품목 △콜린알포세레이트 정제 33개 품목 △발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47개 △록시스로마이신 과립 6개 품목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31개 품목 등이 이들이 만드는 제품이다.

여기에 △올메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64개 품목 △올메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 9개 품목 △시타글립틴 단일제 정제 20개 품목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 26개 품목 △탐스로신 서방정 32개 품목 △텔미사르탄/암로디핀 복합제 80개 품목 △텔미사르탄 정제 단일제 22개 품목 △텔미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 28개 품목 △아데포비어 정제 2개 품목 등이다.

수는 적지 않지만 이들 제품 중 영업 현장에서 이른바 '깔아놓는' 품목이 많아 재고 자체가 확보된 품목이고 생산딘 양도 많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많이 나가고의 여부가 아닌 처방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동시에 일선 개원가(로컬) 등에서는 갖춰놓는 제품이기에 제품을 한 달 이후에 볼 수 없다던가 하는 일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 별개로 시타글립틴 등 아직 출시되지 않은 품목과 화재가 없었던 제2공장 품목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품절 예정인 제품의 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기에 품절이 된다 해도 실제 처방 및 조제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미 대체 품목이 많은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올메사르탄/암로디핀만 봐도 다산제약의 두 공장을 제외해도 제조소는 비보존제약, JW중외제약, 제일약품, 제뉴원사이언스 등 4곳이다. 이들 품목의 수를 계산하면 특정 약품을 '대체 조제 불가'로 삼지 않는 이상 이들 제품이 갑자기 씨가 마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실제 품목을 보면 대체 가능한 수준의 제품이 많다. 여기에 처방되는 품목도 압도적으로 매출이 높거나 한 제품이 많지 않다보니 실제 의료현장에서 처방이 불가능한 수준의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와는 별개로 일부 제품의 경우 새로운 위탁 제조처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제제가 시타글립틴 성분이다.

오리지널 제품인 자누비아로도 잘 알려진 시타글립틴 그리고 메트포르민 복합제인 자누메트 등은 오는 9월 1일 물질 특허만료로 제네릭 대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제약사들이 미리 허여 등을 통해 최소 단위의 범위로 제품을 허가받았는데 혹 복구가 순탄치 않을 경우 5개월 안에 제품을 만들어줄 회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나마 기존부터 품절상태였던 일부 호흡기질환 치료제는 그나마 약가가 낮아 기다릴 수 있다지만 이들 제제 등은 후속 제조번호의 생산가능 여부를 마냥 기다릴 수는 없기도 하다.
 
업계 한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자누비아도 경쟁자가 많아 초기 밀어내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품의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는 상황을 업체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허가 후 생산에 이르기까지 (제조일정이) 다 잡혀 있을텐데 이를 가지고 지금 새 제조처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19일 다산제약 화재 

19일 다산제약(대표 류형선) 아산 제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다산제약은 피해규모를 아산1공장의 일부로 최소화했다는 점과 피해복구를 위해 전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공장 안정화와 공급 재개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