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제약 화재 복구에 노력 중이지만 제품 공급 차질 불가피
콜린 제제 30여곳 제품 생산...수탁사 못 찾아 난감

수익성과 사업구조 조정 등을 이유로 위수탁 생산 계약 해지를 요청하는 회사가 있다. 예상하지 못한 화재로 위탁 품목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위탁사들은 새로운 수탁사를 찾아 발을 구르고 있지만, 위탁생산 규제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히트뉴스는 최근 빚어지고 있는 위수탁 생산문제를 살펴봤다.

① 대웅바이오, 노후화된 성남공장 폐쇄…CDMO 위한 신공장 준공
② 예상못한 화재 다산제약, 만성질환 약제 많아...위탁사는 '발 동동'

지난 4월 19일 다산제약아산 제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지난 4월 19일 다산제약아산 제1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여 만에 진화했다.

지난달 다산제약 아산 제1공장 화재 발생으로 위수탁 제품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회사는 피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하지만 위탁사들의 면면은 어둡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산제약은 화재 이후 거래 제약사들에 "지난달 제1공장 화재 발생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공장 안정화와 공급 재개 등에 차질이 없도록 피해 복구에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현재 제1공장에서 생산 중인 제품과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공급계획 등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위수탁 생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거래 제약사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히트뉴스의 취재와 식약처 의약품안전나라 제네릭묶음정보 내용을 종합해 보면, 다산제약은 적지않은 품목을 수탁 생산하고 있다. 특히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처방 제네릭이 많다.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처방 제네릭 대거 수탁생산
특허만료 앞둔 시타글립틴 시장 포기도

함량구분 없이 보면, △경구용 항응고제 '다비가트란' 제제 6~7곳, △고혈압 약 '발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 복합제 13~17곳 △'올메사르탄·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복합제와 '올메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 복합제 10여곳 등이 다산제약 제1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여기에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자사를 제외하고 32곳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 고혈압 치료제 '텔미사르탄파우더·암로디핀베실산염' 복합제 26곳, △전립선 비대증약 '탐스로신염산염' 제제 21곳도 다산제약 제1공장에 위탁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400mg 필름코팅정제 생산 제조소 현황
콜린알포세레이트400mg 필름코팅정제 생산 제조소 현황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경우 제조소는 제2공장이지만 과립 등 중요 공정을 제1공장에서 하고 있어 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프라임제약에서 콜린 제제 수탁생산을 하고 있지만 추가 위탁사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산제약에 위탁한 제약사 관계자는 "중요 공정이 제1공장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화재로 시설이 복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며 "30여곳의 제품은 시장에서 아웃으로 봐야하지 않겠냐"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나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GMP 적합 판정을 다시 받아야하는 상황"이라며 "프라임제약도 위탁을 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제약사는 동일제형 및 성분의 타사 제품 코마케팅을 타진하고 있고, 정제를 연질캡슐제제로 전환하는 회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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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다산제약은 오는 9월 특허가 만료되는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약 '시타글립틴(오리지널 제품 자누비아)'과 '시타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제에 대해 8곳과 위수탁 계약을 맺은 상태다. 제조소는 제1공장이었다.

또다른 국내 제약사 개발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문서화된 내용은 아니지만 다산제약에서 시타글립틴 제네릭은 사실상 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동개발 비용을 받았던 만큼, 피해보상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타글립틴은 이미 위수탁 계약이 모두 체결된 상태여서 새로 수탁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제네릭을 준비하려고 해도 20개 계단식 약가 제도에 의해 낮아진 약가를 받아 수익성이 좋지 않을 것이고, 수십 곳에서 출시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에게 불리하다"고 전망했다.

 

수탁사 찾기 하늘의 별 따기...품절로 안정적 공급 문제 야기도

다산제약과 위수탁 계약을 맺은 회사들은 새로운 제조소를 찾아야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국내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위탁생산 제한으로 타 제조소에 3개의 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티켓을 손에 쥐는 것이 어렵다"며 "선착순으로 위탁사를 더 받는 것이 아닌, 예상판매량이 우선 검토되는 분위기다. 확보한 재고가 떨어지면 시장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약사 임원은 "다산제약 관련 고혈압약 등의 공급이 불안정하면서 타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그럴 경우 반사이익을 보는 제품 제조소가 풀 가동되고 장기적으로 품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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