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의원급, 수수료 경쟁에 경쟁력 약화
종합병원 등 '타깃' 명확화…니치마켓 노리나

포시가 제네릭의 대거 등장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처방의 메인이 되는 의원이 아닌 여타 의료기관을 노리는 제약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수료 등을 비롯한 과잉 경쟁보다 실제 성과를 거둘 만한 니치마켓을 찾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 제약사 중 하나인 A사는 최근 나오는 자사의 제품을 대상으로 병원급 의료진을 중심으로 한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대상 품목은 신약이 아니다. 이들이 심포지엄에서 소개할 제품은 당뇨 치료제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제네릭이다.

포시가의 제네릭은 오는 4월 7일 특허만료 이후에 무더기로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8일 나올 품목 수만 해도 단일제 89개, 복합제 60개 등 총 149품목에 달한다.

제네릭의 등장 이후 의료진 심포지엄을 여는 경우가 물론 없는 것은 아니지만 150개에 가까운 품목이 나오는 시점에서 소개를 위한 심포지엄을 연다는 것은 특기할 만한 사항이다.

국내 중견사 B사의 경우는 8일 등장할 포시가의 제네릭을 영업할 주요 타깃을 종병과 세미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잡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영업대행조직을 쓰는 이 곳은 영업 수수료를 지급하되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종별에 따라 기본 수수료에 10% 수준을 추가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두 업체의 경우 일반적인 제네릭 판매를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도 있다. 기존 포시가의 주요 처방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를 버리고 '마이너'를 잡는 격이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포시가 제네릭 영업전은 일반적으로 나온 제네릭 판매 상황과는 조금은 궤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는 기존 포시가의 판매 패턴에서 찾을 수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포시가의 처방액은 내과가 76% 수준으로 압도적이고 일반의가 9%, 가정의학과가 4%, 신경과가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처방기관의 종별로 보면 의원급이 51%로 과반을 넘어섰고 종합병원이 25%, 싱급종합병원이 19%, 병원급이 5% 수준이다.

당뇨 치료재의 경우 약을 복용하며 관리하는 만성질환이기에 의원급에 방문하면서 다량을 처방받고 일정 주기에 따라 혈당과 약의 용량을 정하는 등의 패턴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잡는 것이 정상이기는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들 제품에 도전하는 품목이 너무 많은 데다가 수수료 역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지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제약사가 소위 100:100 프로모션 등을 통해 처방을 증대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포시가 제네릭의 생산 단가, 강해진 CP 규정 등으로 수수료 지급을 높게 책정하기가 어려운 곳이 많고 일부 회사는 아예 약 자체의 보험약가가 낮다보니 가격이 높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영업 포인트가 마땅치 않은 곳이 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국내 한 상위 관계사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높은 수수료, 인지도 등으로 메인인 내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기에 우리 회사는 상대적으로 나머지 절반에 집중해 처방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포시가 영업전을 두고 '51 대 49'의 상황에서 메인이 아닌 49%를 택해 틈새를 노리는 제약사들이 하나씩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불과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이들의 '초반 러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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