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 DPP-IV 억제제 및 TZD 병용 검토
당뇨병치료제 시장 판도 바뀔지 귀추가 주목

당뇨병용제 급여기준 개정으로 인하여,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SGLT-2억제 당뇨병 약제의 병용 요법 확대를 위한 검토로 재정영향 분석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재정영향 분석 단계로 급여기준 개정 내용 및 시행일이 구체화하지는 않았으나 오랜 기간 니즈가 있었던 만큼 당뇨병 치료제 보유 회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처방액 기준, DPP-IV 억제제가 주도하고 있다. DPP-IV 억제제는 GLP-1을 분해하는 DPP-IV 효소를 억제하여 췌장섬 세포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전의 약제로 국내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표: UBIST, ATC코드, 단일제 처방액 기준
표: UBIST, ATC코드, 단일제 처방액 기준

DPP-IV 억제제는 등장하자마자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개편한 것에 비하여, 2014년 최초 등장한 SGLT-2 억제제는 국내외적으로 권고 비중이 높아지고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음에도 DPP-IV 억제제의 높은 문턱을 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DPP-IV 억제제는 현재 급여목록표상 9개 성분(Linagliptin, Sitagliptin, Gemigliptin, Alogliptin, Teneligliptin, Saxagliptin, Vildagliptin, Anagliptin, Evogliptin)이, SGLT-2 억제제는 4개 성분(Dapagliflozin, Empagliflozin, Ipragliflozin, Ertugliflozin)이 등재돼있어 규모의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SGLT-2 억제제가 인슐린 비의존적인 작용기전을 가진 새로운 기전의 약제임에도 그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듯하다.

SGLT-2 억제제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나 큰 시장점유율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급여기준으로 인한 병용 처방 제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대한당뇨병학회(Korean Diabetes Association, Diabetes Fact sheet 2018)에 따르면 당뇨병은 2010년 이후로 2제 병합요법 이상의 복합처방이 60%를 넘었고, 2016년에는 70% 이상을 넘겼다. 즉, 당뇨병 치료제는 단독처방이 아닌 병용처방이 주로 이뤄지는데 SGLT-2 억제제는 병용할 수 있는 범위가 DPP-IV 억제제에 비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용제 일반원칙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중에서 Dapagliflozin만 2제, 3제요법으로 Sulfonylurea(이하 SU) 처방이 가능하며 Empagliflozin은 3제 요법으로만 SU 처방 (Metformin+Empagliflozin+SU)이 가능하다. 반면에 DPP-IV 억제제는 성분별 구분없이 계열별로 SU, Thiazolidinedione(이하 TZD)까지 병용 처방이 가능하다.

당뇨병같이 만성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약제는 처방 패턴과 혈당 수치가 조절되지 않았을 때 추가 병용할 수 있는 약제의 종류 및 조합이 중요하나, SGLT-2 억제제는 이런 부분에서 제한이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 Metformin과 병용 처방하는 DPP-IV 억제제와 SGLT-2 억제제 비율을 비교하면, 당뇨병 치료제 내 DPP-IV 억제제, SGLT-2 억제제 처방 비율과 유사하게 2.5배가량 차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프: UBIST, combination therapy 내 Metformin 병용자료, 히트뉴스 재구성
그래프: UBIST, combination therapy 내 Metformin 병용자료, 히트뉴스 재구성

특히나 Ipragliflozin 이나 Ertugliflozin은 출시 이후에 큰 매출을 보이지 못하는데, Dapagliflozin과 Empagliflozin 보다도 병용 처방이 가능한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SGLT-2 억제제 내 Metformin과의 병용 처방 비율을 보았을 때 Ipragliflozin과 Ertugliflozin 비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Metformin과의 병용 급여는 인정되나 그 외에 다른 계열과의 인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표: UBIST, combination therapy 내 Metformin 병용자료, 히트뉴스 재구성
표: UBIST, combination therapy 내 Metformin 병용자료, 히트뉴스 재구성

그러나 2021년 당뇨병 치료제 허가사항 기재 방식 개선 이후 SGLT-2 억제제의 'DPP-IV 억제제' 및 'TZD'와의 병용 확대가 예정된 가운데, 위와 같은 허들이 사라진 SGLT-2 억제제가 얼마나 시장 개편을 이룰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DPP-IV 억제제 1, 2위 단일제 성분은 트라젠타(Linagliptin)와 자누비아(Sitagliptin), SGLT-2 억제제 1, 2위 단일제 성분은 포시가(Dapagliflozin)와 자디앙(Empagliflozin)이다. 해당 성분들의 다양한 조합으로 DPP-IV 억제제, SGLT-2 억제제 복합제가 출시될 예정이며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큐턴 (포시가(Dapagliflozin)+온글라이자(Saxagliptin), 아스트라제네카), 에스글리토 (자디앙(Empagliflozin)+트라젠타(Linagliptin), 베링거인겔하임), 스테글루잔 (스테글라트로(Ertugliflozin)+자누비아(Sitagliptin), MSD) 등 당뇨병 약제 오리지널 회사들의 복합제들은 이미 국내 허가를 받은 상황이며 국내회사에서도 이를 위해 개발 중에 있거나, 판매량이 많은 성분 조합인 포시가(Dapagliflozin)+자누비아(Sitagliptin) 조합으로 허가받은 품목(45개 社)들도 있는 상황이다.

SGLT-2 억제제는 새로운 기전으로 기존 어떤 기전과도 겹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약제들과 다른 병용 시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2008년 자누비아, 가브스 출시 이후 70%에 육박하던 설파 계열 당뇨치료제 처방 환자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시장 재편이 이뤄졌다. 당뇨병약제의 무서운 돌풍을 일으켰던 DPP-4 억제제 이후에 SGLT-2 억제제는 얼마나 큰 돌풍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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