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용포장재 업체'바이온팩'-바이오공정 세정제 업체'바이옥스' 탐방
"의약품·의료기기 업체들, 소부장 생산·품질관리도 GMP급 관리 요구"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소부장 자립화를 각성시킨 상황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유관부처들도 △R&D 비용 지원 △컨설팅 제공 △업체 간 네트워크 중계 등 다양한 지원의지를 밝히고 행동에 나섰다.

무엇보다 제약바이오업계의 '소부장'은 진입장벽이 높다. 제약바이오 제조시설에서 사용되는 특성상 해당 제조업체들의 품질에 대한 눈높이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의약품 제조시설은 식약처가 요구하는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를 만족해야 하고, 의료기기는 KGMP나 ISO13485(의료기기품질경영시스템)를 인증받은 제조시설에서 생산해야 한다. 

생산 시설 인증 기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소부장 업계에서 멸균 포장재 솔루션업체 바이온팩과 바이오 공정용 세정제 업체 바이옥스는 'GMP급 소부장 생산시설'을 갖추고 '고 퀄리티 품질 관리'를 고수하고 있다.   

2월 8일 세종시 소재 바이온팩 공장 최운용 부사장과 박수영 과장, 2월 10일 충청남도 당진시 소재 바이옥스 공장 이형민 차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왼쪽부터) 바이온팩 해외영업부 박수영 과장, 최운용 부사장, 바이옥스 영업팀 이형민 차장
(사진 왼쪽부터) 바이온팩 해외영업부 박수영 과장, 최운용 부사장, 바이옥스 영업팀 이형민 차장

 

어떤 품목을 취급하죠?

(사진 왼쪽부터) 바이온팩 타이벡 제품 'Easy-Tear Bag', 바이옥스 산성계 세정제 'BiCLEAN-A1.0'
(사진 왼쪽부터) 바이온팩 타이벡 제품 'Easy-Tear Bag', 바이옥스 산성계 세정제 'BiCLEAN-A1.0'

박수영 과장(바이온팩) = 바이온팩은 타이벡(Tyvek)을 소재로 한 일회용 멸균 포장재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타이벡은 내구성과 통기성이 뛰어나고, 미생물 오염으로부터 장벽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재로, 멸균을 유지해야 하는 제품들의 밀봉상태를 유지해 사용 전까지 안정적으로 물품을 보관할 수 있게 해줄 수 있습니다. △Easy-Tear Bag △Drawstring Bag △Cover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형민 차장(바이옥스) = 바이옥스는 크게 단열재와 세정제를 주요 품목으로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단열재는 멜라민 폼 베이스 소재로 구성되며, 배관 등의 열손실을 막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세정제는 배양 공정 과정에서, 각 배양이 종료된 후 배양기를 세척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까다로운 품질관리가 필요한 제약바이오업계 특성상, 고객사들의 요구도 깐깐할 것같습니다. 겪어보신 깐깜함이 있을까요? 

바이온팩 세종공장 생산시설
바이온팩 세종공장 생산시설

최운용 부사장(바이온팩) = 의약품 제조업체들은 GMP 인증을 받은 제조시설에서 제품을 생산합니다. 따라서, 해당 업체들은 자사 시설에서 사용되는 제품에 대한 품질수준을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바이온팩은 지난해 6월 국제 의료기기 품질경영매뉴얼 표준인 ISO13485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이 인증은 국내 의료기기 KGMP에 준하는 품질표준입니다. 

또한 클린룸 운영 표준인 ISO 14644 인증을 획득해 청정도 등급 무균제제에 사용되는 제품은 ISO 5 Class, 그 외에는 7 Class 수준으로 연간 밸리데이션을 실시하며 관리하고 있으며, 실시간 부유입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상시 감시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의약품 직접 용기 제조사에게 요구되는 국제 표준인 ISO15378 인증을 올해 3월 취득 예정입니다. 기준 자체는 ISO13485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해외업체에서 해당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이옥스 당진공장 생산시설
바이옥스 당진공장 생산시설

이형민 = 우리 회사의 주 거래처는 국내 바이오 위주 제약사입니다. 이 업체들은 최소한의 국내외 품질 기준 가이드라인에 근거해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지 요구합니다.

소부장은 특정 기준서나 인증을 통해 생산해야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우리 회사는 거래처의 품질수준에 맞추기 위해 현재 품질경영 표준 ISO9001과 환경 처리와 관련된 ISO14001을 인증받아 운영중입니다.

GMP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시설 기준에 맞춰 품질매뉴얼을 갖추는 등 생산 및 품질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세정제 업계 상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임을 입증해 성적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부장 업계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압니다. 왜 그렇죠?

최운용 = 품질 보증 수준의 허들이 너무 높습니다. 우리 회사를 기준으로 해도 해외 수준 제품의 품질 보증 수준에 맞춰 제공하고 있지만, 굳이 해당 제품의 스펙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까지도 그 기준을 따르길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GMP 시설에서 사용되는 소모품들까지도 GMP급 품질 및 생산관리가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국내 업계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제품은 수입되면서 관세를 내고, 물류 비용이 소요되서 비싼건 데 왜 국산 제품은 가격이 비슷하냐는 것입니다.

사실 가격측면에서만 본다면 우리나라 인건비는 중국이나 미얀마와 같은 국가보다 높습니다. 제품 생산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 되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이런 인식 등으로 우리 제품은 글로벌 제품에 비해 30% 할인된 선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결코 생산비용 측면에서 저렴한 것은 아니란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형민 = 국내는 그간 해외 제품을 많이 사용해온 것으로 알 고 있습니다. 비싼 가격에도 국내 업체들이 이 제품들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GMP시설에서 사용해도 된다는 품질 보증을 제공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생산시설을 최초 세팅할 때 해당 제품으로 밸리데이션을 실시해 놓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세정제는 어떤 온도에서 몇 프로 농도로 몇 분 세척해야 한다는 것을 정해놓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약 국산 제품으로 세정제 종류를 바꾸려 한다면, 기존 밸리데이션을 바꾸는 리밸리데이션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이 쉽지가 않아 해당 업체에게는 소요되는 비용, 시간 등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국산 제품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뜻 손을 내밀기 힘든 게 국내 상황입니다. 

단가적인 측면에서는, 현재 원재료 값이 많이 올라서 우리 제품 기준으로 해외 제품보다 물류 비용 제외 10~15% 정도 저렴한 수준입니다. 정리하자면, 고객사 유치와 비용적인 측면이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정부는 국내 소부장 업계를 위해 △R&D 지원 △컨설팅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죠. 업체 입장에서 정부에 바라는 점은 뭘까요?

최운용 = 우리 회사는 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온전히 맨 땅에 헤딩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시장은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국내 지사를 보유한 해외 기업들이 업계 노하우를 전혀 풀지 않습니다. 사업 초기 업계 동향 파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식약처가 일정 부분을 공유해주는 계도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해외 기업들은 이런 기준에 맞춰 생산하고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도 이 기준에 맞춰야 한다던 지 말입니다. 

정부가 지원할 때, 대상 선정 요인으로 시장 규모만을 중점적으로 보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우리 회사 제품인 믹서 백이나 일회용 백 등을 포함해서 국내업체는 소규모 단위의 생산단위부터 성장해 나가야 하는데, 대기업들은 워낙 큰 생산단위를 사용하다 보니 전혀 이쪽 업계에 관심 없던 생산능력만을 보유한 업체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소부장 국산화를 위해선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요구하는 바이오버든 또는 동물실험 등도 수행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이즈의 일회용 멸균백들의 특성 상, 사이즈 별로 검사비용이 상당히 많이 필요합니다. 이에 정부 분석 기관에서 소부장과 관련된 분석을 맡는 부서를 신설해 비용을 일부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형민 = 실제로 정부 지원 사업 홍보가 잘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지원해준다고 했던 사업도 자세히 보면 우리 회사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항목이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부는 시장 규모를 떠나 기초적인 분야로도 지원범위를 확대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정부 산하 연구소도 국산 제품을 많이 사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해당 기관 역시 리밸리데이션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의 국산 소부장재에 대한 레퍼런스 데이터가 모여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사용 움직임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부장 업체들은 업계에서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 건설에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공장 가동률이 어느 정도 수준이상으로 올라와야 회사 제품을 기업들이 많이 사용할텐데, 그 시간도 오래걸리고 투자비용도 많이 듭니다. 

정부 차원에서 소부장 업체 대한 대출 혜택, R&D 투자, 적극적인 투자 기관 섭외 등이 더 제공된다면 우리 같은 신생기업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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