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GC녹십자·에스티팜, 컨소시엄 구성해 올해말 임상 1상 진입 목표
삼바·셀트리온, 백신 넘어 항체 의약품 생산으로 mRNA 백신 고려
아이진·진원생명과학, 국책연구과제 바탕으로 mRNA 백신 개발 도전

 mRNA 백신 개발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들 살펴보기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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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가 개발한 mRNA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mRNA 백신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정부는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7개 분야 기술로 △항원디자인 및 최적화 △원자재 생산 △IVT 벡터 및 mRNA 생산 △지질나노입자(LNP) 등 백신전달체 생산 △정제 △대량 생산 △효능평가 등이며, 기업·학계는 총 39개의 세부적인 기술 수요를 제출했습니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상호 협력을 통해 긴밀하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실무추진위원회 산하 'mRNA 백신 전문위원회(위원장 성백린 교수)'를 다부처간 협의체 형태로 운영합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과기부와 보건복지부가 mRNA 관련 지원할 수 있는 연구비는 약 120억원으로, 이는 사업평가에 따라 증액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대기업, 중견기업, 벤처들이 모두 앞다퉈 mRNA 백신 개발에 나선다고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히트뉴스는 이들 기업들이 mRNA 백신 개발을 위해 어디까지 왔는지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살펴봤습니다.

 

컨소시엄 "올해 말까지 mRNA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1상에 진입 계획"

(왼쪽부터)한미약품 권세창 대표,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KIMco 허경화 대표.
(왼쪽부터)한미약품 권세창 대표,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KIMco 허경화 대표.

mRNA 개발 플랫폼을 위한 전통제약사 간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당면 목표는 2023년 코로나19 mRNA 백신 긴급사용승인 및 1억 도즈 생산설비 구축이다.

컨소시엄의 첫 프로젝트는 코로나19 mRNA백신 개발로, 이를 위해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지난달 29일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3사와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을 출범했다.

컨소시엄은 3단계 목표를 설정해 2025년 최종목표인 mRNA 플랫폼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첫 목표는 2022년까지 컨소시엄이 개발한 mRNA 긴급사용 승인 및 1억 도즈 생산시스템 구축이다.

허경화 KIMco 대표는 이를 위해 컨소시엄은 올해 말까지 mRNA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1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번째 목표는 mRNA 백신 10억 도즈 이상의 생산시설 증대와 국내사용 및 글로벌 수출이며, 최종 목표는 백신을 넘은 차세대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에스티팜, 한미약품, GC녹십자는 각각 △후보물질 △원료생산설비 구축 △완제품 생산 등을 담당한다.

발표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mRNA 전용 GMP공장 설비를 확보하고 있고 한미약품은 mRNA 백신 핵심원료인 pDNA, mRNA-LNP 등을 연간 1억 도즈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한 상황이다. GC녹십자는 완제 4억 도즈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cGMP공장을 확보하고 있어 mRNA백신의 신속 개발 및 상용화 생산이 가능하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는 "신약개발 전주기 프로세스 경험이 충분하고, 코로나19 진단, 예방, 치료 전주기 라인업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mRNA 후보물질 대량생산을 위한 핵심원료 생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LNP기반 백신개발을 위한 후보물질(STP-2104)를 확정한 상황으로 올해 임상시험 1상을 목표로 하고있다. 또한 mRNA, LNP 지질핵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멀게만 느껴지던 mRNA기술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용화에 속도가 붙었다. GC녹십자는 오랜기간 백신을 연구개발하고 판매해 왔다"며 "독감 등 시즌화 백신 노하우를 바탕으로 mRNA백신 시즌화 등에서 성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KIMco는 mRNA 백신 개발 전체 과정 중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허경화 KIMco 대표는 "코로나19 백신은 △변이바이러스 △신종바이러스 관점에서 시기적으로 긴박해 빠른 성과창출이 중요하다"며 "mRNA 기술 핵심역량을 가진 3사 협업으로 늘고 있는 백신 수요 충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바라본 에스티팜·한미·GC녹십자의 mRNA 개발 역량 

에스티팜은 양주성 mRNA 사업개발실장 주도로 이혁진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와 함께 mRNA 및 siRNA 등 RNA 유전자 백신과 치료제의 약물 전달체인 지질 나노 입자(LNP) 플랫폼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지난 달 8일 밝혔다.

향후 에스티팜은 자체 연구 중인 LNP 플랫폼 기술과 함께 이혁진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규 LNP 플랫폼 기술을 추가로 확보해 감염병 및 항암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자체 신약 개발과 위탁개발생산(CDMO)에 적용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핵심 기술인 5'-Capping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국내 특허출원을 마치고 글로벌 특허 취득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mRNA 대량생산을 위한 전용 GMP 공장의 증설이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에스티팜은 mRNA 주형(template)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화 기술과 임상 시료 생산을 위한 생산 설비를 확보하고 있어 임상시료 위탁생산(CMO)도 가능하다"며 "국내에서 LNP 기술이 가장 앞선 이혁진 교수와 공동연구에 임하고 있는 곳도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스티팜은 미국에 자회사 '레바티오 테라퓨틱스'를 세워 백신에 사용되는 선형 mRNA를 넘어 원형(circular) mRNA 관련 의약품 개발에도 나섰다.

기존 mRNA는 항원 단백질 발현은 좋지만, 원형 RNA 대비 안전성(stability)가 떨어진다. 원형 RNA는 구조적으로 안정한 반면, 항원 단백질 발현량이 낮은 편이다. 백신에는 기존 mRNA, 특정 단백질을 채내에서 꾸준히 발현시키기 위해선 원형 DNA가 더 적합하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원형 RNA의 경우 오알엔에이테라튜픽스(Orna Therapeutics)가 관련 기술을 주도하고,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원형 DNA 기술 개발 기업은 이들 특허를 회피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국내에서는 에스티팜 외에도 GC녹십자 역시 원형 mRNA 특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컨소시엄 출범 당시 mRNA 백신 원료 3종을 연간 1억 도즈 생산이 가능하며, 향후 차세대 mRNA 백신 개발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로서 한미는 평택에 보유한 공장이 대장균 기반 공장이기 때문에 mRNA 백신에 사용되는 플라스미드(Plasmid) DNA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른 기술은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2~3년 전부터 목암연구소를 중심으로 mRNA 의약품 개발에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이며, 자체 연구팀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자체 LNP 기술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대량생산 규모는 아니지만 에스티팜과 유사하게 mRNA template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GC녹십자는 생산보다 자체 기술 확보에 대한 연구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을 위한 공장 설립을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삼바 "내년까지 mRNA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 증설"

셀트리온 "mRNA 생산 시설 구축과 관련해 현재 검토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를 인천 송도 기존 설비에 증설해 2022년 상반기 내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단일클론항체(mAb)를 넘어 빠르게 부상하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해왔다.

존림 대표는 "우리는 고객이 전 세계, 특히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양질의 치료제와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 같은 확장된 생산능력을 통해 파트너가 새로운 mRNA 백신과 치료제를 더 빠른 속도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mRNA 생산 시설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백신 개발에 주력하온 SK바이오사이언스도 별도의 팀을 꾸려 생산 공장 설립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mRNA 백신 생산 시설 설립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국내 벤처나 중견기업들과 기술 보유 현황은 비슷한 상황이다. 즉, 원천 기술 자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이들은 관심 있는 분야는 원천 기술보다 '생산' 기술 확보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기술 확보가 아니라 생산에 관심을 보일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가 종식돼 백신 접종이 끝나면) 삼성과 셀트리온 같이 향체의약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회사는 바이오리엑터 가동 자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향후 모더나 등 mRNA백신 개발사들의 수주만 바라보고, 설비를 마련했다가 자칫 공장 운영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들은 현재 mRNA 백신만 보고 뛰어들었다기 보다, 기존 동물세포 기반 항체 의약품 생산을 mRNA 플랫폼으로 대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RNA 플랫폼으로 항체 의약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생산단가를 내릴 수 있다. 현재 개념입증(POC)은 모두 마쳤고, 대량생산에서도 이 모델이 작동할 지 검증해야 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재조합 단백질 기반 백신 생산 역량으로 mRNA 백신 생산 공장을 세워, 향후 위탁생산개발(CDMO)에 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 시점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술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팀을 꾸려 막대한 자본력으로 공장 설립까지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이진 "하반기 중간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최대한 빠르게 후속 임상 진입을 준비할 것"

 

진원생명과학 "원형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 및 확보해 경쟁력을 구축"

아이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EG-COVID'의 국내 임상 1·2a상을 신청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45명의 피험자를 3개군으로 나눠, mRNA를 각각 50·100·200㎍(마이크로몰)을 투여해 안전성과 면역 원성을 평가한 첫 단계와, 투약군을 2개 용량으로 압축해, 125명을 대상으로 시험하는 두번째 단계로 이뤄진다. 임상은 단계별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및 다기관에서 진행될 계획이다.

아이진은 현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전임상 동물실험을 하고 있으며, 동물실험을 마친 하반기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전임상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진 관계자는 "식약처 및 임상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 후 임상시험 계획에 따라 단계적인 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중간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최대한 빠르게 후속 임상 진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신변종감염병 대응 플랫폼 기술개발 국책과제에 대한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연구과제명은 '감염병 대응을 위한 한국형 나노융합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기술 개발 및 유효성 평가 기술 확립'이다. 고려대 세종캠퍼스가 주관연구기관으로, 총 5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된다. mRNA 백신 플랫폼·mRNA백신 전달체·자가조립 백신 플랫폼·면역감응형 아주반트 개발 및 백신 면역기전 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총 43개월 동안 원형(circular) mRNA 플랫폼을 구축하고, 생산 및 유효성 평가를 수행한다. mRNA 대량생산 공정을 최적화하고, 미국 우수의약품제조 및품질관리기준(cGMP) 수준의 임상용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기존에 보유한 mRNA 백신 플랫폼 및 원액생산공정과 함께, 이번 과제 수행을 통해 원형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 및 확보해 경쟁력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바라본 아이진·진원생명과학 mRNA 개발 역량 

아이진과 진원생명과학은 모두 국책과제에 선정된 기업이다. 하지만 국책과제 선정 자체만을 놓고 이들이 개발 역량이 뛰어나다고 볼 순 없다.

국책연구 평가자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최근 관련 기업들이 내놓은 데이터는 원천기술 확보부터 생산까지 모두 분절(fragment)돼 있다"며 "아이진은 자신들이 도출한 후보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임상 1상의 경우 트라이링크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것이며, 향후 대규모 임상을 진행할 경우 에스티팜 등 CDMO 기업의 도움을 받아 임상을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진원생명과학은 DNA 의약품에서 이제 mRNA 의약품 생산에 도전한 것으로, 약물전달시스템(DDS) 자체는 없다"며 "자체 생산설비는 미국에 있다고 회사 측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휴스턴 매소디스트 병원(Houston Methodist Hospital)과 협력해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은 2018 년 자회사 VGXI와 휴스턴 매소디스트 병원과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RNA 백신 및 mRNA 의약품 연구개발 사업에 진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양과 인벤티지랩은 각각 mRNA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종합 경제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관련 내용을 밝혔다. 

조혜련 삼양홀딩스 연구소장은 "삼양홀딩스 바이오팜 그룹은 DDS 플랫폼, SENS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독자적인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인벤티지랩은 유전체를 지질나노입자(LNP)에 균일하게 넣어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자는 "국내에서 LNP 기술을 구현한 곳은 이화여대 약대 이혁진 교수 약대팀과 금교창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정도"라며 "실제로 국내에서 mRNA를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 내에서 전달해 결과물을 갖고 데이터를 갖고 있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자는 "mRNA 백신을 최종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LNP를 제형화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LNP를 대량생산 생산 규모로 제형화 한 곳은 국내에서 아직 전무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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