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큐라티스 mRNA 백신 후보물질 QTP104 1상 승인
연구자 "외국에서 도입된 플랫폼 도입해 임상 진행하는 것"
"대량생산 규모로 LNP 생산 체계 구축은 아직 아닐 것"

"큐라티스가 임상 1상에 진입한 QTP104는 원개발사 HDT Bio Cor로부터 도입한 자가증폭(SAM) 플랫폼을 토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큐라티스의 독자적인 기술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mRNA 관련 업계 관계자는 큐라티스의 임상 1상 승인 소식을 접하며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QTP104'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해외 파트너 업체 HDT Bio Cor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을 신청해 올 6월 승인받았으며, 인도에서는 1/2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뒤 이미 대상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이번 1상 임상시험은 국내 건강한 성인 대상자 36례를 포함하며, 2차 백신 접종 뒤 추적 조사해 △백신 안전성 △반응 원성 △면역 원성을 평가한다.

큐라티스 오송 바이오 공장[출처=큐라티스]
큐라티스 오송 바이오 공장[출처=큐라티스]

참여 기관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시험책임자 염준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시험책임자 송영구 교수)다. 해당 기관들은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얻는 중간 분석을 통해 백신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것이다.

큐라티스에 따르면 회사는 쥐, 토끼, 원숭이 등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비임상시험을 마쳤다. 원숭이 모델의 공격 시험(challenge test)에서 높은 용량군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고 백신 1회 투여 만으로 50%가 넘는 방어 효과를 보여줬다. 백신 2회 투여 시 백신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면역 원성 분석에서 1회 투여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큐라티스는 임상 1상 승인을 위한 기본자료는 갖췄기 때문에 식약처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신 임상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의약품 우수제조기준(GMP) △우수제조및품질관리(CMC) △비임상 약리독성시험 자료가 필요하다.

식약처에서 백신 심사 경험이 있는 관계자는 비임상 효력자료가 관건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임상 효력시험자료는 여러 동물(쥐, 토끼, 햄스터, 원숭이 등)에서 면역원성시험자료인데, 공격접종시험자료를 필요로 한다.

"회사 측은 임상 1상을 위한 기본 자료는 이미 갖췄을 것으로 봅니다. 임상 성공가능성은 비임상효력시험 자료를 분석해 봐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미 회사는 결핵백신 임상을 승인 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임상 1상 정도는 승인 받을 수 있는 역량은 갖추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회사 측에서 도입한 repRNA에 자가 증폭(Self-amplifying; SAM)할 수 있는 mRNA 플랫폼은 아직 상용화된 백신이 없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현재 큐라티스가 임상 1상으로 승인 받은 mRNA 방식은 화이자·바이오엔텍과 모더나와는 또 다른 mRNA 플랫폼이다. 회사 측은 이 플랫폼에 대해 "자가 증폭에 관여하는 복제유전자가 들어있어, 체내 투여시 항원 단백질을 기존 mRNA보다 더 많이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SAM 플랫폼과 관련해 연구자는 이미 1, 2상을 진행한 플랫폼이라서 안정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지만, 결국 3상 문턱 넘어 상용화까지 가기에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SAM 플랫폼은 이미 잘 알려진 플랫폼으로, 이미 1·2상을 진행된 후보물질이 다수 있어 안정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모든 약물 개발 플랫폼이 그렇듯 SMA 플랫폼도 장단점이 존재합니다.

우선 이 플랫폼의 장점은 적은 양의 mRNA가 체내에 들어가도 스스로 복제를 하기 때문에 (conventional mRNA 대비) 적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예방용 백신으로 사용하기에 단점도 있는데요, 특히 RNA 의존 중합효소(RNA-dependent polymerase)와 연관된 레플리콘(RNA 복제단위)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면역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인체 면역반응 자체를 방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관련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기업은 미국의 아크투루스 테라퓨틱스(Arcturus Therapeutics)다. 이 기업은 올해 3월 ARCT-021에 대해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크투르스 외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GSK와 노바티스도 도전했지만, 초기 임상에서 중단한 바 있다. 현재 백이퀴티(VacEquity)라는 곳에서 'ZIP-1642' 파이프라인에 대해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큐라티스는 임상 외에도 생산 기반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2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큐라티스는 현재 mRNA 코로나19 백신을 포함한 여러 백신의 원액 및 mRNA 전달 물질인 LNP(Lipid Nano Particle) 생산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생산에 필요한 탱크류, 생물 반응기, 배양기, 정제 장비, 고압 균질기 등 기본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다양한 무균 주사제 바이알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충전 라인, 자동 이물검사기 등 완제 생산 설비를 보유해 필요하면 빠르게 mRNA 백신 생산을 위한 시설을 가동할 수 있다.

큐라티스의 mRNA 원액 생산 능력은 일반적인 제조 수율, 반응기 규모, 일회 투여량, 바이알 규격, 공정 수율, 원활한 원자재 수급 등을 가정할 때 월별 약 2억 도즈 이상(연간 20억 도즈 이상)의 mRNA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큐라티스 생산총괄 책임자인 김현일 전무는 "완제품은 연간 최대 5000만 바이알의 생산이 가능하며, 특히 코로나 백신은 바이알당 보통 10~15도즈 형태로 생산돼 1 바이알에 여러 도즈를 충전하는 경우 연간 최대 약 7.5억도즈의 mRNA 백신 완제품을 생산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자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LNP를 비롯해 아직까지 상업화 할 수 있는 수준의 생산공정 자체를 갖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mRNA 연구개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지질나노입자(LNP) 생산은 아직 해결이 안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업적(commercial)으로 구입 가능한 이온화 지질(ionizable lipid)을 통해 부분적인 데이터 얻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에서 mRNA 관련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일부 LNP 장비를 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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