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바이오클러스터의 연계 방향성은 부족한 실정
K랩센트럴 기존 바이오클러스터와 다른 차별점 찾아야

'랩센트럴과 바이오클러스터의 차이는 무엇일까?'

인천 송도, 대전, 경북 포항이 K-랩센트럴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습니다.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인천과 대전은 국회토론회까지 개최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 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 바이오스타트업 지원 기관인 K-바이오 랩센트럴을 2024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련의 상황들을 지켜보며,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25개 정도로 포진된 바이오클러스터로는 산학연병의 네트워크 확장에 어려움이 있는지, K-랩센트럴 구축이 기존의 바이오클러스터와 어떤 시너지를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말입니다.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는 약 25곳으로, 바이오벤처지원센터 9곳과 지역진흥사업 16곳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로는 △서울 바이오허브(서울 홍릉) △첨단의료복합단지(대구)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인천) △대덕연구개발특구(대전) △판교테크노밸리(경기도) △광교테크노밸리(경기도) △향남제약단지(경기도) △원주 의료기기클러스터(강원도) △춘천 천연물클러스터(강원도) △오송생명과학단지(충북) 등이 있습니다.

이들 바이오클러스터 목적 역시 랩센트럴과 유사합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와 보스턴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을 제외하면, 결국 연구기관(대학과 병원), 기업(글로벌 제약기업과 벤처), 투자기관(VC 등) 등이 물리적으로 가까운 공간 내에 속해 있으면서 유기적으로 신약개발에 각 단계를 이뤄나가자는 것입니다.

정부의 추진방향을 살펴봐도 연구부터 생산까지 신약개발 등 헬스케어 기관을 한 곳에 밀집시켜 놓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이와 함께 '오프이노베이션'을 통해 바이오생태계 주체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회사와 협업 방식도 중요하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유치전에 뛰어든 각 지체도 이러한 '연계' 방안을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우선 대전시는 KA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으로 우수한 인재는 보유하고 있지만,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병원과 접근성은 좋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전시는 지난 8월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 공모 사업을 통해 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 등 3개 대학병원과 인체유래물은행 공동 운영과 함께 체외진단기기 상용화 검증 패스트랙을 추진합니다. 또한 대학병원 내 생물안전도(BL) 3등급 시설을 구축해 공동연구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가 포진해 있는 인천시는 바이오기업, 대학, 연구소, 종합병원 등 기관 48개 기관이 K-랩센트럴 중심으로 연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대기업이 앵커기업 역할을 자청하며 각 기관의 연계에 중점적으로 나서겠다는 것입니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테크노파크로 구성된 지원기관 3개와 셀트리온은 바이오 기업 18개, 인천글로벌캠퍼스 겐트대 등 대학 6개, 유타대와 인하대 신의료기술개발연구소 등 연구소 7개, 인하대병원 등 종합병원 5개, 학회 2개, 협회 2개, 이그나이트니오베이터스 등 엑셀러레이터 5개 등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셀트리온이 앵커 기업 역할을 하며 정부, 학계, 병원, 투자자들의 유기적 연결점을 만들었습니다.

경북 포항은 제넥신, 압타머사이언스, 바이오앱 등 바이오벤처 40여개 기업이 소재하고 있으며, 지난해 6월에는 한미사이언스와 3000억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며 K-랩센트럴 유치전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생명공학연구센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포항테크노파크 첨단바이오융합센터 등 각 연구기관의 연계 방향성도 제시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 지자체가 각 지자체 내에서 연계 방안은 구체적으로 제시한 반면, 다른 지자체와 연계 방향성은 그리 명확히 제시하지 못 한 점입니다. 또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존의 바이오클러스터와 연계 방안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번달 지자체의 공모를 마치고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가면, 보다 명확한 연계 방안을 기대해 봅니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K-신약개발에서 랩센트럴과 바이오클러스터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지자체 단위가 아니라 한 곳으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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