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비급여 불수용, 급여등재 원점으로

리포락셀

세계 최초 먹는 항암제로 시판허가를 받은 리포락셀(파클리탁셀) 출시가 또 한 차례 연기됐다. 제네릭 가중평균가보다 더 낮게 책정된 약가를 대화제약이 거부하면서 급여등재 과정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앞서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서면심사를 통해 리포락셀액의 진행성·전이성 또는 국소 재발성 위암 효과에 대한 조건부 비급여를 결정했다. 조건부 비급여는 임상적 유용성은 있으나 대체약제 대비 소요 비용이 고가여서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를 적용한다는 의미다. 약가수용 기한은 13일까지였다.

심사평가원 측은 주단위 요법을 반영한 파클리탁셀과의 투약비용 비교를 통해 리포락셀 약가를 산정했는데, 파클리탁셀 중 가장 저렴한 300mg(21만원)을 기준으로 제네릭 산식이 적용되면서 결과적으로 일반 경구용 제네릭만도 못한 약가가 산정됐다.

리포락셀은 산업자원부의 고효율 항암제 개발사업 과제로 1999년 선정돼 국내에서 처음 기술 개발에 착수됐고,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2016년 9월 9일 시판허가를 받았다. 개발에 무려 17년의 시간과 노력·비용이 소요됐는데, 현 약가제도에는 안타깝게도 이를 담아낼 그릇이 부재해 있다. 

리포락셀은 2018년 6월과 지난해 11월 열린 약평위 심의에서도 조건부 비급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심사평가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사제를 마시는 형태로 변경하면 약 흡수도·효과 발현률 등이 낮아져 1회당 복용량이 높아지거나 복용 횟수가 증가하는 점을 투약비용 비교 시 함께 고려했다"며 "의약품 복용 주기에 따른 전체 소요비용을 고려할 때, 제약사 신청가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 현 파클리탁셀 사용 비용보다 약 2배 정도 더 비싼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대화제약은 급여 등재에 재도전할지, 국내 급여 출시를 포기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지를 이제 다시 선택해야 한다. 대화제약 관계자는 "(심사평가원에서 제시한 약가를) 안 받기로 했다"며 "(급여등재 재도전을) 개발팀에서 어떻게 결정할지 모르겠다. 등재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지만, 제네릭 중에서도 가장 낮은 가격과 비교를 하니 결정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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