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세포 수용체 결합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역할
스파이크 단백질만 표적을 삼는 백신 개발 전략 가능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기초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보고서 'Cryo-EM structure of the 2019-nCoV spike in the preefusion comformation(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early/2020/02/19/science.abb2507)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사스(SARS) 바이러스보다 10배 이상 강력하게 인간세포 ACE2 수용체 결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ACE2 수용체가 백신 혹은 치료제의 잠재적 표적(target)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한다. 쉽게 말해 ACE2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이 나온다면, 이 약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어렵게 해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이 학자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스파이크 단백질에 주목하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숙주에 침투하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내포작용(endocytosis)을 통해 바이러스가 숙주세포로 들어올 수 있다. 이때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ACE2와 DPP4를 수용체로 이용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구조. 주황색 부분이 스파이크 단백질[출처=네이처]

특히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능력에 따라 감염되는 숙주가 달라진다. 이 점을 치료제 개발 전략으로 세울 수 있다는 게 연구진들의 주장이다. 즉, 학자들은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영역(RBD)만을 표적으로 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감염을 원천 차단한다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등과 같은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복제와 단백질 절단 과정에서 사용되는 효소 활성을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는 차이가 있다.

국내 연구진도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항체 개발에 나섰다.

지난 4일 한국화학연구원 신종 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 역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및 진단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에 알려진 사스 중화항체 2개와 메르스 중화항체 1개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현재까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해 총 7종이다. 알파 2종과 베타 4종이 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염기서열 분석결과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인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가장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부위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는 달라 새로운 계통으로 분류된다.

아직까지 국내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이가 보고된 바 없다. 그러나 유전자 재조합 과정 등을 통해 언제든지 변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또 다른 유전적 변이가 된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

국내 백신 심사 경험자는 히트뉴스에 “향후 이런 신종 감염병이 또 다시 도래하 수 있기 때문에 백신 개발 전략도 한 단계 빠르게 움직여야 할 것”이라며 “(기초연구 등을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공조해 임상 3상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계획을 미리 세워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용어 설명

-내포작용(endocytosis); 세포가 자체의 세포막을 안쪽으로 함입시킴으로서 외부의 물질을 적극적으로 세포 내부로 이동시키는 과정

-숙주세포; 바이러스 등 다른 미생물을 기생시켜 영양을 공급하는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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