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내서 '싹쓸이' 대량 구매… 나흘 만에 '일년'치 판 업체도
품귀현상 길어질까 우려… 정부 업무 협조요청에 업체별 반응 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스크와 손 소독제 수급 불균형이 빚어지고 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약국이 유통업체에 급히 주문량을 늘렸지만, 유통업체도 제조업체에 공급 요청만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인이 국내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 대량으로 사가는 바람에 품귀 현상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제조업체에게 "국내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일부 업체를 대상으로 매일 생산량, 재고량 등을 조사하겠다. 해당 조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생산 · 공급되는 물량이 적기 공급되도록 모니터링에 나선 것이다.

약국가, 보건용 마스크 및 손 소독제 제조업체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수요가 부쩍는데 비해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해 주문 및 배송 여부 문의가 쇄도했다.

서울 강남구 한 약국장은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모두 품절됐다. 명절 전 온라인몰로 주문했는데 지난 28일 재고가 없어 보낼 수가 없다는 문자 메시지만 왔다"며 "행여 품귀 현상이 길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약국장은 "우리는 소아과 약국이라 환자들이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열심히 찾는다. 구하지 못해 없다고 돌려보내는 상황인데 많이들 걱정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우리도 생산이 어려운 업체를 도울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려는 것"이라며 "어디다 유통 · 판매했는지 알아 내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가적 위기 상황에 원활한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파악하려 한다"고 했다.

식약처의 요청에 업체들은 "협조할 의향"이라거나 "생산하기도 바쁜데 협조하고 싶지 않다"는 상반된 반응들을 보였다. 

한 업체는 "중국이 이미 물량을 많이 가져갔다. 하루에 마스크 2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한 달이면 60만 개다. 그런데 1000만 개를 발주받으니 공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식약처가 공문을 보냈지만 응할 이유가 없다. 어느 업체에 공급했는지 알려질까 꺼려진다"고 했다.

다른 업체는 "지난해 3월부터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수요를 예측하기도 전에 주문이 폭주해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한다. 이미 연 생산량을 넘어서 24시간 2교대 · 3교대까지 고민하며 긴급 대책회의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 당국도 수요 파악을 위해 조사를 시작하는 것 아니겠냐. 업체로서도 수급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KF94’, ‘KF99’ 등급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보건용 마스크는 입자차단 성능에 따라 제품을 구분하고 있으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KF94’, ‘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한 경우 사용을 중지하고,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이의경 처장은 "식약처가 보건용 마스크 생산·공급 현황을 매일 모니터링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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