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약국들 "무한경쟁시대… 비의약품에 한해 필요"
"POS, 약국경영 활성화 · 투명화 도와… 다각도로 활용"

"약국이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등 '소비재' 구매 고객에게 포인트를 적용해준다면 어떨까."

H&B(헬스앤뷰티) 스토어의 판촉 공세에 약국 프랜차이즈 온누리H&C도 포인트 제도 도입에 나선 가운데 일선 약국가는 흐름에 따라갈지, 다른 묘수를 찾을지 고민에 빠진 분위기다. 

약국들은 약만 취급하면 되는 시대는 끝났다며 고객 건강을 추구하는 공간이 되자는 기조에 동의했다. 무한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유통망에 대항하려면 '비장의 악국경영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판매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확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박종화 온누리H&C 대표는 'POS(point of sales, 판매 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온누리포인트'를 소개했다.

고객에 정보 제공을 동의 받고 이를 '온누리POS'에 등록, 소비재 구매 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약국 등 소형 점포는 고객 방문 빈도를 높이는 데 포인트 시스템이 주효한 역할을 한다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이와 관련 온누리 관계자는 7일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포인트는 의약품 구매 시 적립되지 않고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비의약품 상품 구매금액에 적립된다"며 "POS 시스템에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 각 상품군이 구분된다. POS 시스템 설치 시 회원약국과 정보 제공에 동의한 소비자에게 의약품 구매에는 불가능하다는 정보를 전한다"고 했다.

온누리약국(온누리H&C) 웹 사이트 메인 페이지 발췌
온누리약국(온누리H&C) 웹 사이트 메인 페이지 발췌

이를 접한 약국들은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문제, 생각해야 할 게 많은 문제"라며 "포인트는 치열한 판촉경쟁에 맞선 생존전략", "약국은 상담과 정보전달자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한 지역약사회장은 "다른 유통망과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비교하면 약국도 고민해야 한다. 포인트 제도가 쓰일 수도 있겠다"며 "비의약품은 치열한 유통·판촉 경쟁이 펼쳐지는 만큼, 마케팅 다변화는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포인트 제공이 의약품까지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는가. 어떤 제도든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약국은 상담과 정보전달자 역할에 몰입해야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온누리H&C는 POS와 포인트 시스템 도입을 함께 강조했다. 고객에게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POS로 재고와 판매관리, 고객의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종화 대표는 "디지털 파마시의 기본은 POS다. 약국은 POS 시스템으로 고객에게 영수증을 주고 판매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품목과 진열관리, 고객관리도 가능한 셈"이라며 "방문 빈도를 높여야 하는 소형 점포에겐 포인트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 생소하겠지만 디지털 파마시가 되기 위해선 도입해야 한다. 시대의 유통과 기술의 흐름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약사는 "온누리포인트 제도는 고객이 온누리PB 제품을 구매하는 등 일부 비의약품에 대한 베네핏을 쌓아가는 측면으로 이해한다. 포인트는 일종의 고객 유인동기라 약국별 쓰임새가 다를 것"이라며 "단, 모든 약국이 POS를 도입하자는 온누리의 생각은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출이 모두 노출되니 쓰기 꺼려진다는 약국도 있지만, 이는 오판"이라며 "POS로 데이터를 쌓아 활용하면 얻는 약국의 혜택이 크다. 빅데이터는 약국경영의 투명화와 효율화를 돕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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