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고객 포인트도 위법?...'온누리포인트' 논란예고
건기식 고객 포인트도 위법?...'온누리포인트' 논란예고
  • 강승지
  • 승인 2020.01.08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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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비의약품 적립도 일부 호객행위로 볼 수 있어"

편의점과 H&B(헬스앤뷰티) 스토어와 약국은 '고객 유인행위'에서 차이가 있다. 고객의 정보제공 동의 아래 구매액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 활용할 수 있거나 없다는 점에서다.

약국은 의약품 판매공간으로 경품류를 제공하거나 소비자·환자 등을 유치하기 위해 호객행위 등 부당한 방법으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면 현행 법 위반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약국 프랜차이즈 업체 온누리H&C(대표 박종화)가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선 포인트 적립 제도가 필요하다며 '온누리 POS 시스템' 내 비의약품 구매 시 포인트 적립 시스템인 '온누리포인트'를 만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약국도 의약품 아닌 상품을 판매하는 데다가 편의점과 H&B 스토어의 광폭 성장에 밀릴 수 없다는 게 포인트 도입 배경이었다.

지난 5일 온누리H&C는 '2020 약국의 성장 방향' 세미나를 열어 2020년대 유통 환경 변화를 진단하고 약국에게 대응책을 내놨다. 박종화 온누리H&C(온누리약국체인) 대표는 향후 '국내 약국사업의 방향'을 ▷Digital Pharmacy(디지털 약국) ▷Self-selection(셀프 판매)으로 제시했다. 

또 약국의 변화를 돕겠다며 ▲보험청구시스템 ▲POS 시스템 ▲포인트 제공 및 CRM 시스템 ▲디지털 POP ▲데이터 진열관리 프로그램 ▲지식 플랫폼 ▲온라인 제품 주문 결제 시스템 ▲모바일 앱 등을 개발했고, 이날 소개하기도 했다.

박종화 대표는 2020년, 약국이 지향해야 할 역할로 'Self-selection(셀프셀렉션) - 셀프판매'와 'Digital Pharmacy (디지털파마시)' 등을 제시했다.
박종화 대표는 2020년, 약국이 지향해야 할 역할로 'Self-selection(셀프셀렉션) - 셀프판매'와
'Digital Pharmacy (디지털파마시)' 등을 제시했다.

특히 박 대표는 POS(point of sales, 포스시스템 · 판매 정보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매 유통망에게 영수증 교부는 기본으로 판매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 편의점과 H&B스토어가 활용하는 '포인트 시스템' 제도도 고객 방문 빈도를 높이는데 주효한 역할을 한다. 휴대전화 번호 제공을 동의받아 포인트를 1% 가량 적립해주고 문자메시지로 건강정보와 쿠폰을 보낼 수도 있다.

일례로 시 지역의 온누리약국 한 곳은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간 POS와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 4500여 명의 개인정보 동의 후 고정고객을 확보했고 꾸준한 SMS 문자발송과 고객관리를 통해 재방문율과 재구매율을 높였다. 월 1회 이상 OTC를 구매한 고객이 10.3%로 이는 약국의 월 매출 21%에 달했다. 연매출이 상승해 동기간 대비 20.7%의 OTC 매출이 오르기도 했다. 

온누리는 회원 약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 자료를 통해서도 "편의점, 약국 등 소형 점포는 내점 빈도를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포인트 제공은 필수 전략이다. 단돈 10원이라도 적립 약국을 찾는다"며 "온누리POS를 통해 고객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적립, 활용할 수 있게 해 다시 찾고 싶은 단골약국으로 탈바꿈 해야한다. 합법적인 포인트 적립 서비스"라고 했다.

지난 5일 온누리H&C '온누리POS' 시스템을 소개하며
온누리 포인트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온누리 관계자는 7일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국민신문고를 통해 보건복지부에 질의했고, 내부적으로 법적 검토했다. 포인트는 의약품 구매 시 적립되지 않고 의약외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비의약품 상품 구매금액에 적립된다"며 "POS 시스템에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등 각 상품군이 정확히 구분된다. POS 시스템 설치 시 회원약국과 정보 제공에 동의한 소비자에게 의약품 구매에는 불가능하다는 정보를 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은 비의약품 상품 구매 시 적립이라도 일부 호객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견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법 취지와 규정을 고려할 때 의약품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할 소지가 있다. 약국 특성 때문이다. 비의약품 구매에 한정했더라도 의약품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도 일부 대형약국이 고객 대상 멤버십 카드를 발급해 적립해준 사례가 있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서도 "의약품 구매 실적을 카드 사용실적으로 마일리지 적립은 가능해도 적립된 마일리지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할인해주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었다.

이에 대해 일선 약국가는 "약국도 비의약품을 판매하는 시대인데 타 유통망과 경쟁하려면 포인트 적립도 해야한다"며 "이 제도가 확산되면 국민편의 목적으로 약사법 개정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놨다.

인천의 A 약사는 "약국도 기업화되는 시대에 체인이 시도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본다. 포인트 제도가 정착되면 의약품 구매 시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질 것이고 국민편의 목적으로 약사법도 개정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온누리포인트' 시스템의 필요성과
온누리H&C가 제시한 '온누리포인트' 시스템 필요성과 기대효과  

한 지역약사회장은 "시대적으로 다른 유통망과 비교하면 약국들도 포인트 제도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며 "약사법에 명시됐듯이 호객행위가 금지돼 약사윤리와 약국 경쟁력 부분이 상충된다"며 "비의약품 판매는 이미 다른 유통망이 치열하게 판촉하는 만큼 일반의약품을 제외한 비의약품의 포인트 제도 도입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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