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플러스 2019 기조연설 통해 QC, QA 중요성 강조
기자간담회 통해 “창립 8년 만에 흑자 전환 기대”
“바이오벤처와 협업 언제든 환영”

"바이오벤처 관계자를 만나보면, 다소 '기술'에만 매몰돼 의약품의 생산 혹은 제조(manufacture)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재 글로벌제약사 등이 개발한 유전자치료제가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제조’와 연관이 깊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2019'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2019’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고 사장은 "보통 바이오벤처 관계자들과 사업 관련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분분이 '기술'이라며 "개발된 의약품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 ▲바이오시밀러를 키워드로 글로벌 의약품 경향을 짚었다. 여기서도 그가 주목한 건 '제조'와 '시장성'이다.

면역항암제와 관련해선 "면역항암제는 아직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고, 반응률이 높지 않다"며 "병용요법과 관련해 여러 임상이 진행중 이지만, 과연 시장을 고려한 병용임상인지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CAR-T 등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해선 아직까지 생산성이 낮아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CAR-T 치료제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생산과 제조의 문제로 생각보다 약값이 너무 높아 아직까지 시장성이 높지 않은 분야"라며 "국내에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벤처 기업도 개발 초기부터 생산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전자 치료 영역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영역"이라며 "이 영역은 현재 기초과학에서 공정(engineering)으로 넘어가고 있어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가 유전자 공정 부분에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유전체 전달과 관련해 '바이오베터' 기술에 주목했다.

줄기세포치료제는 국내에서 유망한 분야로, 특히 약물작용기전(MOA)를 밝히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의들이 약을 처방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는 게 약물작용기전(MOA)'라며 "현재 줄기세포 치료제는 이러한 MOA가 명확하지 않은 채 개발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바이오벤처와 협업 의지도 밝혔다.

그는 "다케다와 협업 중인 췌장암 신약개발과 함께 바이오벤처와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며 "특정 회사와 특정 분야를 정하지 않았지만, 저분자화합물보다 바이오의약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사업개발(BD) 팀을 만들어 다양한 회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기조연설 이후 고 사장은 창립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창립 8년 만에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만 해도 약 6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판매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며 "창립 8년만에 첫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4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해 유럽, 미국, 한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타너셉트)'와 '임랄디(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출시돼 매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1조 5000억원에 이르며 현재 EU 주요 5개국(EU5: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앞서고 있다.

임랄디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0월 암젠, 산도즈, 마일란 등 경쟁사들의 제품과 함께 유럽 시장에 출시됐다.

임랄디의 출시 후 1년간의 시장 매출은 약 1700억원에 달하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급 역량 및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간 시장 점유율에서 임랄디를 선두권으로 유지시키고 있다.

그는 "현재 판매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외에도 안과 및 희귀질환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으며, 근골격 질환 치료제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라니비주맙), SB15(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 안과질환 치료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쿨리주맙)를 개발 중이다.

특히 안과질환 치료제의 경우 최근 미국 바이오젠과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영업 파트너십을 맺는 등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내년 사업 전망과 관려해 "현재 유럽에서 판매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인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베바시주맙)외 SB11의 판매 허가 신청도 준비할 예정이며, 각국에서 허가 받은 제품의 출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시장 확대와 관련해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집중했다면, 향후 중국,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계획도 면밀히 검토해서 실행하겠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 유럽 식품의약국(EMA)에 SB8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SB11의 임상 3상 막바지 단계를 진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는 세계 2위 중국 시장에서 3S바이오 등과 판권 계약을 맺고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브렌시스(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타너셉트)'를 1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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