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하나가 신약이 되는 시대 올 것”
“세포 하나가 신약이 되는 시대 올 것”
  • 홍숙
  • 승인 2019.10.1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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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치료 범위 넓히는 데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Hit-check]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 (2)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화학물질(chemical)에서 바이오의약품이라고 통칭되는 단백질, 펩타이드(peptide), 항체 신약이 등장했다. 이젠 세포 크기의 미생물(bacteria) 하나가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박한수 공동대표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이야기 하며,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나온 배지수 대표와 박한수 공동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의대를 나온 배 대표와 박 대표 모두 병원 대신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배 대표는 MBA 과정을 밟고 경영학을 공부한 뒤, 경영컨설팅회사, 글로벌 제약회사에서 산업 경험을 쌓았다. 박 대표는 하버드대학교 넘어가 기초의학 연구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던 박 대표가 배 대표를 찾아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함께 해 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왜 그들은 하필 마이크로바이옴을 택했을까?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박한수 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제안했을 때, 어떤 가능성을 봤나?

“박한수 박사가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류와 백만년 이상을 공존해 왔다. 분명 공존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인간에게 무언가 도움이 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같이 살고 있는 것이라고. 이 부분은 공감이 갔고,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하필 지금인가? 기존 프로바이오틱스 회사와 어떤 차별화된 전략을 가져갈 것인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선 당시 박 대표가 이렇게 답했다. 이전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하면 한 종(species)을 모두 같다고 생각했다. 가령 대장균(E.coli)은 모두 같은 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유전체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 안에 아종(subspecies), 그 안에 균주(strain)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장균이라도 다양한 균주의 대장균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이들의 기능을 따로 분석할 수 있는 방식이 마련됐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차별화 된 지점에 대해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사람’ 몸 속에 미생물을 다룬다는 것이 달랐다. 기존 프로바이오틱스는 식물, 발효유 등에서 유래한 세균을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다루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 안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토대가 마련될 수 있는 근본 기술은 ‘멀티오믹스(multi-omics)’다. 이 기술을 활용해 유전체 분석 기술로서, 이를 활용해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떤 대사물질(metabolite)를 분비하는지, 미생물이 어떤 유전체 정보를 갖고 있는지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곧 세포 하나가 신약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줄기세포, 바이오의약품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역시 하나의 산업 군을 형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라고 들었다. 한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한국의 바이오 기술은 세계적으로 훌륭하다고 본다. 개발 역량은 또 다른 문제다. 아직 글로벌 제약사보다 개발 역량 자체가 높다고 말한 순 없다. 다만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모두 전 세계적으로 초기 단계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종간 차이도 많다. 때문에 우리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차별화된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아직 빅파마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직접 뛰어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바이오 시대가 오면서, 기술과 플랫폼이 매우 다양해 졌다. 빅파도 직접 개발하지 않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들 역시 벤처 투자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의 성장 속도를 체감하나?

“관련 학회의 토론(discussion)’ 자체가 달라졌다. 3년 전만 하더라도 과연 세균이 약이 될 수 있는지가 화두였다. 이어 기전, 독성연구, 안전성, 약동학(PK/PD) 등에 관한 이슈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 자연계에 있는 물질의 특허 역시 어느 정도 방법을 찾게 됐다.”

-화학 의약품이 익숙하다 보니, 마이크로바이옴의 용량이나 PK/PD를 어떻게 연구하나?

“화학 의약품이 동물실험을 하듯, 우리 역시 그렇게 한다. 다만 단위가 다르다. 화학 의약품의 단위가 아닌, 세균 수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로그 스케일(10의 제곱승)로 용량을 조절한다. PK/PD의 경우 약물을 복용한 환자의 대변을 추적한다. 또 체내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대사물질들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시험한다.”

-약물 기전은 어떻게 밝혀내나?

“화학 의약품은 비교적 작은 물질이다. 때문에 세포의 특정 수용체(receptor)의 카운터 파트를 찾아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내면 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경우 생산하는 물질이 매우 많다. 여러 화학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multi-omics 기술을 이용해 분석할 수 있다.”

-multi-omics라는 방법이 지놈앤컴퍼니만의 차별화된 기술인가?

“아니다. 기술 자체는 보편화된 기술이다. 이런 것을 분석하는 것은 우리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약물 기전을 밝혀내는 것은 우리 만의 자체 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인적 구성이 다양하다. 의대를 나온 두 공동대표와 한미약품, 종근당 등 다수의 제약에서 임상 경험을 가진 박경미 부사장이 포진한 개발과 연구 역량에 균형을 갖춘 회사다. 우리는 연구를 시작할 때, 미생물부터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질환부터 주목한다. 병원 현장에서 환자와 질환의 치료법을 주목하고, 그 치료의 미충족 의료수요가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여기에 마이크로바이옴을 접목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

-왜 면역항암제 분야에 주목하게 됐나?

“박한수 박사의 전공 분야였다. 그리고 글로벌 제약사가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으로 관심을 둔 분야다. 현재 두 개의 파이프라인이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준비 중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기존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암종을 대상으로 약물을 개발할 예정이고, 한국에서 진행하는 임상은 기존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은 암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반응률이 낮거나, 아예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치료 범위를 확대하는 데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하는 것이 우리 전략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의 이슈는 무엇인가?

“3상 임상 결과다. 이 결과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이 약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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