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일 "우리나라가 스위스와 의약품 GMP 상호신뢰 협정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시말해 우리나라가 국내 의약품제조소에 대해 실시한 GMP 실사 결과를 스위스가 믿어주고, 반대로 스위스가 실시한 자국 기업 GMP 실사 결과도 우리나라가 그대로 믿어준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이 협정은 글로벌 진출에 목말라 있는 국내 제약산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스위스가 EU 참가국은 아니지만, 노바티스나 로슈같은 다국적제약기업을 보유한 A7 제약강국이라는 측면에서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정체결 최종합의를 우리나라와 스위스간 의약품 교역으로 좁혀보면, 당장 우리에게 돌아올 직접 이익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름하여 오리지널이라 불리는 '대체불가 의약품'은 스위스 제약기업들이 다수 보유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의약품이 스위스로 수출될 공산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금을 쥐어주고, 어음을 받은 꼴이다. 그렇다해도, 스위스와 GMP상호협정이 성사되면 이로인한 외부효과(External effect)는 적지 않을 것이다. 당장 자국 공공의료기관에 쓸 의약품 입찰에서 우리나라 GMP 등급을 맨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베트남에게 전하는 메시지만 봐도 그렇다.

예방백신 접종이 감염 전파력을 약화시켜 주사를 맞은 사람은 물론 주사를 맞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질병에 걸리지 않게 방어해주는 효과처럼, 또는 버스정류장이 생겨 유동인구가 늘어난 후 파리 날리던 가게가 장사 잘되는 것처럼, 스위스와 GMP 상호협정이 국내기업들의 남미, 동남아, 러시아 주변국가 등의 수출로 연결되려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기업들의 GMP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성과를 운운하기전 내부 관리감독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의약품 규제 당국이 2014년 의약품실사 상호협력 기구(PIC/s)와 2016년 국제조화회의(ICH)에 가입함으로써 모든 시름을 던 것처럼 행동하다가 베트남에서 쓴 맛을 본 사례를 잊지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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