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품목 타깃 삼았지만 영향력 줄고 대오이탈까지
온라인쇼핑몰 등 대체 유통망 역할 커지면서 무기력

평행선 달리는 약발협과 유나이티드제약.
평행선 달리는 약발협과 유나이티드제약.

대형 의약품 유통업체인 지오팜이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품목 공급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유나이티드 일부 품목에 대한 취급거부를 선언한 약업발전협의회(일반도매 모임)의 단체행동의 파급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약발협은 유나이티드가 신제품의 일반 유통마진을 11%에서 9%로 인하하자 작년 10월 중순경부터 유나이티드 주요 품목에 대한 취급거부를 선언하고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약발협은 연간 처방매출 300억대인 실로스탄씨알정, 140억대인 가스티인씨알정을 비롯해 덱시마정, 레보틱스CR서방정, 실로스탄씨알정, 유니그릴씨알정, 클라빅신듀오캡슐 등 규모가 큰 10개 품목을 타깃으로 삼았다.

그러나 제약회사들의 유통마진 인하 움직임에 맞서 연례행사처럼 반복됐던 약발협의 취급중단 압박은 예전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온라인쇼핑몰 판매현황. 지오팜이 유나이티드 제품판매를 재개했다.
한 온라인쇼핑몰 판매현황. 지오팜이 유나이티드 제품판매를 재개했다.

유나이티드 측도 “피해가 크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오팜을 비롯해 제품 유통을 중단하지 않은 도매업체들이 있고 온라인쇼핑몰, 자사 영업사원이나 회사와의 직거래 등 방법을 통해 약국이 약을 공급받는데는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는 것. 다만, 기존 거래선 외 매입처를 추가로 늘려야 하는 약국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에서의 영향이 크지 않은데다 최근 지오팜이 유나이티드 제품 공급을 재개하면서 동력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지오팜은 약발협 소속은 아니지만 시장 영향력이 큰 대형업체가 도매업계의 암묵적 카르텔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약국 대상 의약품쇼핑몰에서 유나이티드 제품 유통현황을 점검해본 결과 지오팜만 약발협이 취급거부 대상품목으로 지정한 제품들을 모두 판매하고 있었다. 1989년 설립된 지오팜은 서울지오팜, 광주지오팜, 대전지오팜 등 3개의 계열사를 통해 전국 규모 의약품 유통을 실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일반도매 유통마진은 국내제약이 10~11%, 다국적제약이 5~6% 선인데 약가인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이익률이 떨어진 국내제약사들이 일반도매의 유통마진율을 인하하려고 움직임을 계속했으나 번번이 도매업계의 단체행동에 막혀 실패했다. 고육지책으로 기존 공급품목에 대한 마진율은 유지하면서 새롭게 출시된 신제품의 마진율만 9%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차선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유나이티드의 경우 해당 품목의 매출이 올라가면서 도매업계의 눈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약발협은 올 들어 유나이티드제약 외 일화 전 제품에 대해서도 취급거부를 선언했다. 일화는 작년말 사전 5%, 사후 6%였던 기존 유통마진을 사전으로 통합하고 총 할인율은 10%로 조정하겠다고 도매업체에 통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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