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200억원까지 증액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다만 주주연대의 요청에 따라 올해 이사 보수한도를 120억원 이하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셀트리온은 26일 오전 제3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제6호 의안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21일 셀트리온의 이사 보수한도(기존 9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증액) 승인 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반대가 있었지만, 셀트리온은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보수한도를 200억원까지 증액할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셀트리온 지분 5.2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신민철 셀트리온 관리부문장(사장)은 "셀트리온은 작년 12월 말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했다. 이에 따라 양사 이사회가 통합 및 재구성됐다"며 "2023년 양사 합산 이사 보수 지급 실적은 112억원으로, 기존 셀트리온 단독 이사 보수였던 90억원을 상회해 이사 보수 한도의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인당 평균 보수 현황을 고려했다. 평균을 적용해 200억원을 보수 한도로 설정했다"며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인수합병(M&A), 글로벌 비즈니스,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영입 가능성을 대비해 이사 보수 한도 상향 안건을 상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사 보수한도 증액 건에 대해 주주연대 측도 목소리를 냈다. 이날 주주총회에 참석한 오윤석 셀트리온주주연대 대표는 "현재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이사 보수 현황을 살펴봤을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또 삼성, SK, LG 등 주요 기업들이 이사 보수한도 금액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 보수 합계가 160억원으로 알고 있다. 이 금액에서 40억원을 감액해 120억원 내에 (이사 보수한도를)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해줄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는 "셀트리온은 '책임 경영'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며 "현재 주주들이 요구하는 3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120억원 내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