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 신장질환 보유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 결과 발표
다파글리플로진 대비 효과 우월… 당화혈색소, UGCR, 공복혈당 등 개선
중증·중등증 신장질환자 후속 연구 진행… 동반질환자 관리 차원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성분 이나보글리플로진)'의 경증 신장질환을 보유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른 SGLT-2 억제제 성분 대비 우월한 유효성을 입증하며 시장 점유 확대를 노린다.

대웅제약은 19일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SGLT-2 억제제 '포시가'의 주성분인 '다파글리플로진' 제제와 자사 엔블로의 투약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서 엔블로가 더 우월한 혈당 강하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 발표가 '만성 신장병(CKD)'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SGLT-2 억제제의 시장으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 움직임이 아니냐고 해석한다. 현재 국내 만성 신장병 적응증을 보유한 SGLT-2 억제제 성분 제제는 최근 국내 시장 철회를 결정한 포시가정(5㎎, 10㎎)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 엠파글리플로진)' 10㎎ 용량 제품뿐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원외처방액은 포시가정이 약 554억8752만원, 자디앙정이 약 317억8810만원이었다.

A=당화혈색소(HbA1c), B=공복혈당(FPG), C=소변-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UGCR), D=인슐린 저항성 수치(HOMA-IR) / 사진 = 'Efficacy and safety of enavogliflozin vs. dapagliflozin as add-on therapy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based on renal function: a pooled analysis of two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논문 발췌
A=당화혈색소(HbA1c), B=공복혈당(FPG), C=소변-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UGCR), D=인슐린 저항성 수치(HOMA-IR) / 사진 = 'Efficacy and safety of enavogliflozin vs. dapagliflozin as add-on therapy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based on renal function: a pooled analysis of two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논문 발췌

대웅제약이 이번에 공개한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에 따르면, 엔블로는 다파글리플로진과 비교해 △당화혈색소 △공복혈당 △당 배출량(UGCR) △인슐린저항성(HOMA-IR) 등 4가지 지표 모두에서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SICE급 국제 학술지인 '심혈관 당뇨학(Cardiovascular Diabetology, IF=9.3)'에 게재된 이 논문의 제목은 '신장 기능에 따른 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이나보글리플로진 대 다파글리플로진의 병용 요법 효과 및 안전성: 두가지 무작위 대조 시험의 통합 분석(Efficacy and safety of enavogliflozin vs. dapagliflozin as add-on therapy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based on renal function: a pooled analysis of two randomized controlled trials)'이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 470명을 신장 기능 등에 따라 분류해 24주간 엔블로와 다파글리플로진을 각각 복용한 두 집단의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을 측정했다. 이들은 다른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또는 '메트포르민+제미글립틴(오리지널 제미글로정)' 병용요법에도 혈당 조절이 어려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었다.

연구 결과, 엔블로 투여군은 공복혈당이 6주차에 26.65㎎/dl, 24주차에 28.54㎎/dl 떨어졌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은 공복혈당을 6주차에 21.54㎎/dl, 24주차에 23.52㎎/dl 낮췄다.

통상 당화혈색소는 4.0~5.7%를 '정상', 5.7%부터 '당뇨 전단계', 6.5% 이상은 '당뇨병'으로 진단하는데, 엔블로 투여군은 6주차부터 당화혈색소가 0.76%포인트(p) 떨어졌고, 24주차에는 0.94%p까지 떨어졌다. 이와 대비해 다파글리플로진은 6주차에 0.66%p, 24주차에 0.77%p 만큼 낮췄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당화혈색소를 1%p만 낮춰도 뇌졸중부터 망막병증(시력 저하), 말초신경병증(손발 저림, 감각 저하), 신장질환 등 각종 당뇨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연구는 소변으로 배출하는 당의 양을 가늠하는 '소변 포도당 크레아티닌 비율(Urinary Glucose to Creatinine RatioㆍUGCR)'도 비교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들은 당을 소변으로 직접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음에도, 신장질환을 함께 보유한 환자들에게는 그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블로 투여군은 UGCR이 6주차부터 24주차까지 약 55g/g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 당뇨 환자와 유사하게 타났고, 다파글리플로진 투여군은 24주차까지 약 42g/g 수준에 머물렀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평가하는 'HOMA-IR(Homeostatic Model Assessment for Insulin Resistance)'도 엔블로가 더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 조절 능력이 향상되고, 대사질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은 경증 신장질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넘어 중증ㆍ중등증 환자로 확대해 추가 임상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장 '만성 신장병' 적응증 확대를 염두한 연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히트뉴스 질의에 "후속으로 진행하게 될 임상은 적응증 확대의 차원보다는 동반질환 환자의 관리 차원의 연구가 될 것"이라며 "물론 '만성 심부전' 적응증을 포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는 중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유일무이한 국산 SGLT-2 억제제 신약 엔블로가 글로벌 제약사의 제품 철수로 대체 약물을 찾고 있는 국내 당뇨병 환자들에게 유의미한 치료 옵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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