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영상 플랫폼 넘어 가성비·습관 맞춤형 홍보로 전환

헬스케어 분야 홍보를 위한 국내 제약회사들의 외부 광고가 증가 추세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등 '생각하지 못한 곳'까지 이어지고 있다. TV 등 기성 매체에서 갈아탔던 제약사들의 홍보 활동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소비자 습관에 맞춘 밀착형 광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최근 자사 헬스케어 브랜드 '위시헬씨' 관련 광고를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당근'에 노출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중고거래 가능 목록 중 '추천'이라는 이름으로 노출되는 공간에 내용을 넣어놓고, 손으로 누르면 자사 스마트스토어로 이동하는 식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내 삼진제약이 게시한 광고 캡쳐 화면. 기존 알고리즘형 노출이라는 점은 동일하나 실제 활성이용자수에 맞는 타깃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중고거래 플랫폼 내 삼진제약이 게시한 광고 캡쳐 화면. 기존 알고리즘형 노출이라는 점은 동일하나 실제 활성이용자수에 맞는 타깃형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동안 일반인 대상 배너 광고도 구글 등 알고리즘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찾은 이들을 대상으로 자동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삼진제약의 경우 더 세부적으로 특정 앱을 활용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스폰서 노출을 시키는 것이어서 잘 나오지 않았던 방법이다.

업계는 기존 옥외 광고와 더불어 제약사들이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광고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우리는 여름철 수요가 많은 일부 품목을 이동수단 등에 부착하는 광고안을 검토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약업계는 이같은 광고 트렌드가 '광고의 가성비'와 함께 레거시 미디어, 동영상 플랫폼을 넘어 특정 타깃을 정밀하게 노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23년 발행한 '코로나와 미디어 이용'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2020년 일일 TV 시청 평균 시간은 3시간 9분에서 2022년 3시간 3분으로 6분가량 줄어들었다. 2018년 2시간 57분보다는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이후 점차 시청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020년 1시간 55분에서 2022년 2시간으로 늘어났다. 2018년 1시간 36분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여기에 유튜브가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ㆍ1개월 중 1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 수)에서 총 4556만명으로 국내 1위를 기록하는 등 TV 탈출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유튜브 및 숏폼(1분 남짓의 짦은 동영상) 플랫폼 등으로 제약사의 제품 광고가 옮겨갔지만, 이 역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소비자의 노출 습관과 빈도에 맞는 또다른 광고 선택지를 찾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의 MAU 증가는 눈에 띄는 상황이다. 이미 당근의 경우 2023년 초 1800만명대의 MAU를 기록했다. 리세일 문화가 경제 불황과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사용 빈도의 증가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주요 제품 소비층의 연령대와 시청 습관 등의 영향으로 인해 업체들이 꾸준히 TV 등의 매체에서 옥외 광고나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업계 내 광고 선택지의 변화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소비자의 노출 빈도가 더욱 높은 매체로 (광고가)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미 대세가 된 유튜브 등의 디지털 플랫폼도 '차별화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더욱 많은 회사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광고를 집행할 가능성은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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