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YtoY 인터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사장

올해 매출 25% 성장 3500억, 개량신약 60% 도전
제네릭, 중국처럼 대량생산 시스템 안되면 어려워
세종공장 옆 9000평 매입, cGMP 공장 올해 착공
장남 강원호 대표 "기계 융합 약개발 최고" 평가

히트뉴스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언론 출입기자단과 공동으로 주요 제약기업 CEO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3년 구상이 어떻게 실현됐는지 점검하고 새로운 2024년을 계획하는 'Year to Year' 인터뷰 형태로 꾸몄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유니이티드문화재단에서 진행됐다. 강덕영 사장은 개량신약 매출 비중을 60%까지 올리는 '이익 경영'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복습  2023 강덕영 사장 인터뷰 요약

① 올해는 매출 3000억원에 도전할 생각이에요. 개량신약 매출을 좀 더 늘리면 이익도 500억원까지는 나올 것 같아요. 올해 개량신약 매출을 60%까지 끌어올려 볼 생각이에요.

② '도입신약' 많이들 하는데 전셋집 얻는거나 마찬가지에요. 주인이 나가 달라면 결국에는 비워줘야 되잖아요. 외형 키우려고 도입신약 팔지만, 마진도 없이 회사만 골병든다고 봐요. 어렵더라도 자기가 개발한 품목 파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③ 서울대기술지주와 차세대 항암제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소 기업인 '유엔에스바이오'를 설립했어요. 서울대 약대와 공동 개발을 진행했던 사례가 큰 도움이 됐어요. 개량신약은 유나이티드가, 원료는 바이오켐이, 신약은 유엔에스바이오 식으로 수직계열화하는 방식이에요.

④ 지난 5~6년 동안 우리 업계에서 사라진 게 있어요. 영업조직을 CSO로 바꾸면서 자체 영업력이 없어졌어요. CSO에 마진을 많이 줘야 되니 자체적으로 생동시험 안하고 전부 남의 물건 갖다 팔았잖아요. 당연히 생산 능력은 떨어졌어요. 그런데 규제 수준은 거꾸로 대폭 올라갔어요. 가이드라인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수준까지 가요. 그러면 이게 진짜 위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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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 / 사진=제약바이오협회 기자단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사장 / 사진=제약바이오협회 기자단

이익률 높은 개량신약 중심의 매출 비중 확대 전략으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하 유나이티드)은 2024년 매출 3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작년 추정 매출 실적 2800억원(3분기까지 7.3% 성장한 2079억원 달성)을 감안하면 25% 성장 계획을 세운 셈이다. 너나 없이 위기를 부르짖는 마당에 내놓는 이례적인 성장 계획인데, 그 중심에 유나이티드는 개량신약을 뒀다. 작년까지 54%였던 개량신약 매출 비중을 2024년 60%, 2025년 70%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강 사장은 작년 인터뷰 때도 "자기가 개발한 품목을 파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익에 방점을 둔 그의 경영철학은 2024년에도 직진 중이다.

 

개량신약을 올해도 맨 앞줄에 뒀습니다.

"작년에 우리가 54% 정도를 개량신약으로 했는데, 올해와 내년에 각각 2개 품목씩 발매해서 개량신약 비중을 2024년 60%, 2025년 70%까지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올해까지 하면 개량신약과 제네릭 비중이 6대 4 정도로 맞춰집니다. 제네릭은 앞으로 참 어려운 상황이 될 거라고 봅니다."

 

제네릭은 앞으로 어렵다는 말은 어떤 뜻인가요.

"제네릭은 앞으로 좀 저무는 시대가 됐어요. 우선 손익이 안 나와요. 외주를 맡기면 보통 20~25% 정도에 사오고, 판매관리비로 50% 정도 쓴다고 보면 20%대 정도 남아요. 유효기간이 지나서 폐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저렇게 따지면 마이너스(-) 나는 거지요. 외형은 커지는데 남는 게 없어요. 게다가 지금은 1+3으로 진입 기회도 줄었잖아요. '이제는 안 되는 모델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의사들 만나도 제네릭으로는 할 말이 없어요. 개량신약은 문헌도 있고, 임상 자료도 있잖아요. 우리 영업사원들만 해도 제네릭 잘 못 팔아요. CSO가 다 가져가지."

 

그렇다면 제네릭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제네릭이 살아남을 방법을 제시하라고 한다면 대량생산 시스템 정도라고 봅니다. 배치 사이즈를 500만정, 1000만정까지 늘려서 아프리카도 가고, 국제연합(UN) 입찰도 하는 식으로 해야 경쟁력이 생겨요. 최소 1000만정 정도는 해야 되는데, 그게 우리 실정으로는 어려워요. 그런데 중국이 이걸 하거든요. 대량 생산해서 UN도 가고, 중남미 쪽에도 막 뿌려요. 나 보고 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해보고 싶은데, 땅이나 설비 이런 게 대규모로 들어가니 쉽지가 않지요."

 

그래서 개량신약에 집중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PPI와 제산제를 복합한 라베듀오정의 저용량 제품인 '라베미니정(위궤양 및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ㆍ성분 라베프라졸나트륨+탄산수소나트륨)'을 올 1월 출시했는데, 첫 달 10억원을 달성하면서 200억원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어요. 5월에는 '로수맥콤비젤연질캡슐(성분 로수바스타틴+오메가3)'을 출시하는데, 이 제품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실로스타졸/로수바스타틴' 복합 만성동맥폐색증 치료제인 UI022, UI023 그리고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 복합 당뇨병 치료제인 UI068도 올해 중 발매됩니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질환을 타깃으로 37개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작년 인터뷰 때 강남에 유나이티드 사옥 매입 계획을 밝히셨는데,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요?

"논현 사옥이 좀 비좁아서 사옥 매입을 계획했는데, 유나이티드의 미래를 위해 GMP 공장을 신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어요. 세종 공장 옆에 약 9000평 대지를 매입했고, cGMP 수준의 스마트 공장을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입니다. GMP 수준을 끌어올려야 수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는데까지 약 4년 정도 잡고 있습니다."

 

수출은 어떻습니까? 작년에 이익 중심 전략을 말씀하셨는데.

"최종 숫자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작년에 수출 많이 줄었을 겁니다. 올해도 확 줄여서 잡았어요. 원가 이하거나 마진이 없는 품목에 대해 수출 가격을 10~20%까지 다 올렸어요. 거래선이 쫓아오지 못하면 품목 포기하는 전략을 썼어요. 매출보다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에서 그렇지 못한 품목은 다 정리했어요. 매출은 줄어도 이익은 아마 늘어났을 겁니다."

 

안정 위주의 이익 경영에 집중하고 계세요. 장단이 있을텐데 어떻습니까.

"저는 플러스(+)라고 봐요. 우리가 은행 빚이 600억원인데, 가지고 있는 현금은 1600억원 정도 됩니다. 운영자금 제외하고 모두 달러로 보유하고 있어요. 재무구조 탄탄하지요. 아무리 금리가 올라도 우리는 오히려 흑자에요. 크게 크게 가려고 무리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요즘 같은 때에 굉장히 위험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 세대 중 현재 경영을 직접 챙기는 분은 사장님이 거의 유일한 것 같습니다. 장남인 강원호 대표에 대해 평가해주실 수 있나요?

"기계와 제제 연구를 접목해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쪽에서는 약업계에서 '톱(Top)'인 거 같아요. 60여명 연구원들과 합심해서 제품 개발하는 거 보면 그쪽에서는 탁월하다고 생각해요. '아트맥콤비젤' 같은 제품들이 모두 거기서 나왔어요. 경영을 전공했고, 아주대에서 약학 박사도 받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산업을 전체적으로 읽고 경영하는 눈은 아직 좀 더 훈련받아야 됩니다. 세월이 필요하겠지요. 사치하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스타일인데 무엇보다 정직해요. 그런데 너무 정직해도 경영 관점에서는 꼭 좋은 것이라고만 볼 수는 없어요. 때가 묻겠지요."

 

1987년부터 창업 이후 40여년 회사를 경영하셨어요. 경영에 대한 생각도 처음과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항상 뭔가 닥쳐오는 게 사업이고 인생인 것 같아요. 큰 파도 뒤에 작은 파도 오고, 또 평온해지고요. 우리 직원이 1200명 될 정도로 회사는 커졌는데, 늘 파도 치고 평온해지고 그런 일이 반복됩니다. 그게 사업이에요. 남들은 '돈 많이 번다'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침에 누룽지 한 그릇 먹고 점심, 저녁 먹는 건 거의 다 비슷해요. 저는 골프도 안 하고, 술도 안 먹으니까 개인적으로 돈 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아침에 벌떡 일어나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그런 게 행복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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