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피노바이오, 글로벌 기업과 후보물질 및 플랫폼 L/O
동아에스티, 앱티스 인수… 종근당, 시나픽스서 ADC 기술 도입
셀트리온, ADC 신약 개발… 삼성바이오, ADC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 중

 기획  핫한 ADC 신약 개발 열풍… 기업들은 왜 ADC에 꽂혔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지난 몇 년간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 신약 개발 및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달 오리온그룹이 국내 ADC 신약 개발 바이오텍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동아에스티 및 셀트리온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DC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ADC 신약 개발 열풍에 대한 원인과 성공적인 ADC 신약 개발을 하기 위한 조건 등을 살펴봤다.

① 너도 나도 뛰어드는 ADC 신약 개발… "신성장동력 확보"
② ADC 신약 개발 성공하려면? "바이오텍, 대기업·제약사와 손잡아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ADC 신약 개발 및 CDM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에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ADC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2029년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360억달러(약 47조99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 △피노바이오 △인투셀 △동아에스티 △종근당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ADC 후보물질 기술수출(L/O) 및 CDMO 사업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 사진=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레고켐바이오와 피노바이오는 지난해말 글로벌 기업과 기술수출(L/O) 계약을 체결해 ADC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 Inc.ㆍ이하 얀센)과 ADC 후보물질인 'LCB84(Trop2-ADCㆍ개발코드명)'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2조2400억원 규모의 L/O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는 계약에 따라 얀센에 LCB84의 전 세계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게 된다. 레고켐바이오는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와 단독 개발 권리행사금 2억달러(약 2600억원)를 부여받는다고 설명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임상 개발 역량 강화 및 후속 ADC 프로그램들의 임상 단계 진입을 가속화시키겠다"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같은달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ConjugateBio)와 총 10개 약물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L/O 계약을 체결했다. 피노바이오가 약물과 링커를 공급하고, 컨쥬게이트바이오가 타깃 선정ㆍ항체 개발ㆍ합성ㆍ평가까지 모두 맡는 플랫폼 공급 계약이다. 피노바이오는 선급금 및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2억5000만달러(3200억원 규모)를 수령하고 경상기술료(Royalty)는 별도 기준에 따라 추가 지급된다고 밝혔다.

인투셀은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ADC 분야의 개발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인투셀은 고유 링커와 약물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개의 항암 타깃에 대한 ADC 물질을 제조해 특성을 평가하게 된다.

ADC 전문 바이오텍뿐 아니라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ADC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같은달 ADC 전문기업 앱티스를 인수했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의 경영권과 신규 모달리티(Modalityㆍ치료 접근법)인 3세대 ADC 링커 플랫폼 기술 및 파이프라인을 인수해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2월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Synaffix B.V)와 ADC 기술 도입(L/I)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과 개발, 허가, 판매 마일스톤을 포함해 1억3200만달러(약 1650억원)에 달한다. 상업화 이후 판매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는 별도로 책정된다.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ADC 플랫폼 기술 3종인 △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 나설 방침이다.

 

ADC 꽂힌 바이오 대기업… "신약 개발 및 CDMO 박차"

(사진 왼쪽부터) 조종문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본부장과 지미 리(Jimmy Li) 우시XDC 대표가 셀트리온-우시XDC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셀트리온
(사진 왼쪽부터) 조종문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본부장과 지미 리(Jimmy Li) 우시XDC 대표가 셀트리온-우시XDC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지난달 ADC 특화 기업인 우시XDC(WuXi XDCㆍ이하 우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CDMO를 위한 제품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ADC 파이프라인 개발 영역 확대와 이에 따른 상호 이익 증대 도모 등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MOU를 체결했다는 게 셀트리온 측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협약에 앞서 지난해 12월 우시와 자체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의 링커-페이로드 합성 공정 개발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회사는 자체 개발 및 협업을 통해 다수의 ADC 파이프라인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ADC 신약 확보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우시 외에도 영국 ADC 개발사인 익수다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 국내 바이오텍인 피노바이오 등과 협업을 통해 ADC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국내 ADC 대표 주자로 꼽히는 레고켐바이오와 위탁개발(CDO)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ADC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 개발에 참여한다"며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물질 생산 전반에 걸쳐 CDO 서비스를 레고켐바이오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또 회사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지난해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와 스위스 소재 기업 아라리스바이오텍(Araris Biotech)에 투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미국의 비임상ㆍ임상 계약 연구기관(CRO)인 NJ바이오(NJ BIO)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NJ바이오는 롯데바이오로직스에 △ADC 프로세스 개발 △분석법 개발 △링커-페이로드 개발 및 합성 등 기술을 제공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를 활용해 △전임상 연구 △임상ㆍ상업 제품용 항체 및 ADC 제조 서비스를 고객사에 제공한다.

 

업계 "CDMO 기업, 혁신적인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필요"

"ADC 신약 개발 바이오텍, 플랫폼 사업화 통해 생존 모색해야"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들이 ADC 분야를 새로운 기회의 영역으로 판단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바이오 벤처 대표는 "국내 CDMO 기업들이 ADC 분야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론자(Lonza)와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가 선점하고 있는 이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후발주자로 진입하기 위해 혁신적인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투셀과 ADC 분야 공동 연구 계약을 통해 ADC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며 "파이프라인 딜이 아닌 플랫폼 딜의 경우 향후 파이프라인 생성 후 약물 개발 단계의 진행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ADC 신약 개발 바이오텍들이 독자 생존을 위해서는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이 아닌 ADC 플랫폼 기술 개발에 먼저 나서야 한다"며 "다수의 파트너와 검증 및 사업화를 거침으로써 ADC 플랫폼을 통한 초기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기술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플랫폼 사업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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