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장 송년 간담회

약 '배달' 대신 '재택 수령' 용어 전환 성공적
한약제제 표기 법안…필요성은 공감, 실용성은 미지수
건기식·환자 관리에 디지털 기술 도입 거부감에 "회원들도 필요성 인식 중"

2023년 회무를 마무리하는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이 꼽은 올해 최고 성과는 비대면 진료와 함께 도입이 시도됐던 '약배달 저지' 및 '재택수령' 도입이었다. 최광훈 회장은 13일 전문기자단 송년 간담회를 개최하며 올해 약사회 회무 성과 및 향후 과제들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 등을 공유했다.

 

배달 대신 재택수령…비대면 파도 속 최고 성과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재택수령은 정부가 올 6월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안에 명시된 의약품 전달 방식이다. 비대면 진료 대상자를 △섬ㆍ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휴일ㆍ야간 소아 환자(처방 불가) △감염병 확진 환자 등으로 한정하면서 이들에 대한 의약품 전달 방식을 약사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의약품 전달 방식이다.

의약품 대면 수령이라는 원칙은 유지하면서 약사의 판단 하에 적절한 의약품 전달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지 않아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아쉬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의약품 전달에서 약사의 선택권이 확보됐다는 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최광훈 회장은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약사 회원들의 '배달'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재택수령 방식을 적용한 후 회원들의 시범사업 참여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정책팀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만든 의미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약제제 표기 법안…"필요성은 공감하나 실효성은 미지수"

최 회장은 최근 한약제제 관련 최신 현안인 '한약제제 병기 표기 법안'에 대해 향후 한약제제 사용에 있어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한약제제를 구분할 수 있는 정의가 여전히 모호한 만큼 실효성 차원에서 고민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약제제 표기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의원(국민의힘)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주요 내용은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일반(안전상비)의약품 등 의약품 용기 표기사항에 △일반(한약제제) 의약품 △전문(한약제제) 의약품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최광훈 회장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장에서 어떤 형태로 작동할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한약제제 관리 방안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입법에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며, 추가로 보완책 등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근본적으로 한약제제가 구분이 돼 있어야 실효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만, 한약제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에서 법안 통과 및 보완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기식, 통합돌봄에 요구되는 IT 기술들

"약사도 도입 필요성 공감 중"

최근 실증특례사업으로 시작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 및 통합돌봄 등 효율적인 지역 보건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도입이 요구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 약사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 최 회장은 "약사 회원들도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사회 차원에서 관련 교육 사업, 행정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약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방안은 앞으로 약국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회원들의 역할을 지원하고, 전체적인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디지털에 대한 거부감은 지속적인 노력으로써 해소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지난 12일 진행된 '제1회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학술대회'에 4000여명의 약사들의 신청이 몰렸다는 부분과 최근 스포츠 약사 교육 등에 보낸 약사 회원의 관심을 통해 새로운 직능 개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 회장은 "건기식, 스포츠 약사 등 약사회가 품질을 보증하는 교육 시스템에 보내준 회원들의 참여 의지를 확인했으며, 이 같은 새로운 교육 시스템에 대한 니즈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어렵게 승인받은 규제특례사업 및 스포츠 약사라는 새 직능 개발을 비롯해 향후 좋은 품질의 교육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일본 방문 "약수첩에 영감"

아울러 최광훈 회장은 지난 10월 △후생노동성 면담 △국민건강보험중앙회 △일본약제사회 미팅 △현지 약국 탐방 등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바 있는데, 일본 사회에 보편화된 '약수첩' 등 추후 약국 사업에 핵심이 될 데이터 수집 방안에 핵심이 될 방법들을 구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본 약국에서는 환자가 약을 받기 전에 약수첩을 보여주고 약사들은 환자가 복용하는 의약품 정보를 기입하는 행위가 보편화돼 있었다"며 "당장 수첩을 도입한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비슷한 프로세스를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이를 활성화하면 국민 보건의료 증진에 도움이 될 좋은 데이터들을 약국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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