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기준 상위제약사 직원 수 증감 1% 미만
일동제약·유유제약·GC녹십자 올해 구조조정 나서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제약사를 비롯한 '국내 제약사'들이 인력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유는 경영 효율화와 실적 부진 등으로 알려졌다. 이에 향후 제약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인력감축은 주로 다국적 제약사에 해당했으며 국내 제약사들은 인력감축에 보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9일 히트뉴스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2년 매출 상위 TOP 13개 제약사 기준 2022년과 2023년(반기 기준) 직원 수의 증감은 평균 0.99%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2년 대비 2023년 인력이 증가한 회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제일약품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동아에스티 등 총 9개로 전체의 69%가 직원을 늘렸다.

반면 2022년 대비 인원이 감소한 회사는 △종근당 △광동제약 △HK이노엔 △일동제약이다. 보령은 3.48%로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종근당은 2.96%의 인원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렇듯 국내 제약사들은 그간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거의 없었으며 안정을 기반으로 높은 장기 근속 비율을 가져왔었다. 따라서 제약사들의 구조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다.

올해 가장 먼저 인력 감축을 밝힌 곳은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신약 연구개발(R&D) 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가 이어졌다며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는 희망퇴직을 통해 임원의 20% 이상을 감원했고, 남은 임원은 급여 20% 반납을 결정했다.

일동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40억원으로 1년 전 영업손실 317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증가했다. 구조조정을 시행한 후인 올해 3분기 기준 일동제약의 영업손실은 160억원으로 2분기(180억원)보다 손실이 10.7% 감소했다.

유유제약도 지난 8월 인원 감축에 나섰다. 이유는 수익성 악화로 영업조직 중 하나인 의원사업부를 올해까지만 운영하고 내년부터 폐지하는 것이다. 약국 대상 영업조직도 지난 7월 조정이 끝났다. 앞으로 유유제약의 영업 공백은 외부 대행업체(CSO)가 대체할 예정이다.

지난 8일에는 2022년 기준 제약사 매출 2위를 기록했던 GC녹십자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했다. 20년 이상 재직한 임직원은 1년치 급여, 20년 미만 임직원은 6개월 치 급여가 지급될 계획이다.

GC녹십자의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2.8% 감소한 328억원을 기록해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의 주력 제품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수출 감소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IVIG-S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지연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GC녹십자 측은 "불필요한 조직이나 중복된 팀, 조직 등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조직 규모 10%를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계속된 구조조정 소식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굵직한 전통제약사들의 인력 감축은 제약사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조직 슬림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