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CMT 타입1 이어 타입2 치료제도 확보하려는 전략
'CKD-510', 기전상 CMT 타입 2에 효력 보일 것으로 전망

종근당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와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가운데, 'CKD-510(개발코드명)'에 대한 글로벌 딜(Global Deal)이 가능했던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노바티스가 CKD-510을 도입한 이유로 샤르코-마리-투스병(Charcot-Marie-ToothㆍCMT) 2개 타입에 대한 시장 선점 전략이 읽혀진다.

종근당은 6일 노바티스와 CKD-510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총 규모는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로, 계약금 액수는 8000만달러(약 1061억원)에 달한다. 해당 계약으로 노바티스는 CKD-510에 대한 한국 외 개발ㆍ상업화 권리를 획득했다.

여태까지 CKD-510 개발 이력과 노바티스의 최근 행보를 감안하면, 노바티스는 CKD-510을 도입함으로써 CMT 타입(Type) 2 치료제를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CMT는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신경 질환으로, 손과 발의 근육 위축ㆍ모양 변형과 운동기능의 상실이 주요 증상이다. CMT는 크게 2개 타입으로 나뉘며, CMT 타입 1은 신경 축삭(Axon)을 덮는 수초(Myelin sheath)의 손상으로 발병하는 반면, CMT 타입 2는 신경 축삭 자체에 대한 손상으로 발병한다.

노바티스는 지난 7월 디티엑스파마(DTx Pharma)를 인수해 CMT 타입 1 치료제 'DTx-1252'를 획득했다. DTx-1252는 PMP22 단백질 과발현을 억제해 수초 손상을 막는 기전으로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이에 DTx-125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ㆍODD)을 받아냈으며,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물을 목표로 개발되는 중이다.

CKD-510이 타깃하는 정확한 CMT 타입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바 없으나, 약물의 기전상 CKD-510은 CMT 타입 2 치료에 쓰일 것으로 보여진다.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저해제다. 신경 축삭은 '미세소관(microtubule)'과 그 구성체인 '알파-튜뷸린(alpha-tubulin)'으로 형성되며, HDAC6는 알파-튜뷸린을 비아세틸화(deacetylation)시켜 미세소관 형성을 저해해 축삭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CKD-510은 이러한 HDAC6의 활동을 저해시켜 축삭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약효를 나타낸다.

종근당은 지난 2014년부터 CKD-510을 CMT 치료제로 개발해 온 바 있으며, 전임상 개발 중 CMT 마우스 질환모델을 구축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21년 8월 프랑스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하며,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해 작년 5월 국제 말초신경학회(Peripheral Nerve SocietyㆍPNS)에서 해당 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DTx-1252와 CKD-510이 모두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노바티스는 CMT 시장의 약 70%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DTx-1252의 적응증인 CMT 타입 1은 전체 CMT의 약 50%를 차지하며, CKD-510의 예상 적응증인 CMT 타입 2는 전체 CMT의 약 20%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CMT 타입 1ㆍ2의 병리가 상이한 만큼, 노바티스는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 2개를 확보해 시장을 과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한편 종근당은 CKD-510의 적응증을 심방세동으로도 확장시킨 상태다. 회사는 작년 8월 전임상 결과로 CKD-510이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킴을 관찰했다. 심방세동 적응증이 이번 노바티스와의 기술수출 계약에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로, 회사는 해당 계약의 세부 옵션 행사 권리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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