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이영구 생산팀장, 송석원 관리팀장
2025년 매출 3000억 맞춰 연 생산능력 5억→10억정 확대

 색 다른 공장   그 자체가 경쟁력이다 

생산 능력은 제약회사의 강력한 힘이다. 양적 능력은 물론 질적으로 차별화된 공장은 경쟁력의 원천이다. 완제의약품이 발전한 우리나라는 다양한 역량을 보유한 생산시설이 적지 않다. 색 다른 생산시설을 찾아가 본다.

① 호르몬제 희귀템 지엘파마 안양공장
② 유일무이 카바페넴 독립시설 비씨월드헬스케어 원주공장
③ 한약(생약)제제 국내 최대 생산기지 한풍제약 완주공장
④ 국산신약 케이캡 산실 HK이노엔 오송공장
⑤ 항암주사제 EU-GMP 인증 보령 예산공장
⑥ 중견제약 견인차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알리코제약 진청공장 전경

[끝까지HIT 6호]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9%. 작년 17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중견급 제약회사 대열에 합류한 알리코제약이 충북 진천공장을 증축하며 생산능력(Capacity)을 2배로 확대했다. 회사는 코스닥 상장 4년 만에 매출이 2배로 늘어나는 등 제대로 성장세를 탔다.

이항구 대표는 5월 25일 진행된 진천공장 증축 준공식에서 2025년까지 회사 매출을 3000억원 이상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알리코제약 크레스정, 넥시리움정, 알셉트정
(왼쪽부터) 알리코제약 크레스정, 넥시리움정, 알셉트정

알리코제약은 주력 제품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크레스정'(연매출 6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넥시리움정'(연매출 50억원),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 '알셉트정'(연매출 40억원)을 필두로, 의약품 수탁생산(CMO) 사업도 주력하고 있다.

2021년부터 처방 의약품(ETC)의 매출 증대와 시장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한 결과 뇌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매출 상위 품목을 자사 제품으로 전환하기 위한 25건의 생동시험을 마쳤다.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여성 헬스케어 용품 등 다양한 캐시카우를 확보하며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렇듯 안정적인 제품 개발, 제조, 관리 능력을 확보한 제약사가 그다음 단계 퀀텀 점프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추가 생산능력의 확보다. 알리코제약은 그 해답을 진천공장의 '대용량 자동화 제조공정' 도입에서 찾았다.

<끝까지 HIT>는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이영구 생산팀장과 송석원 관리팀장을 만나 이번 신설 라인 증축의 의의와 대용량 설비의 특장점에 대해 들어봤다.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이영구 생산팀장(왼쪽), 송석원 관리팀장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이영구 생산팀장(왼쪽), 송석원 관리팀장

 

대용량 생산 전략으로 공급 유연성과 매출상승 '한 번에'

진천공장은 충북 진천군 광혜원에 있다. 현재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140여명으로 품질(QC, QA, 품질개선팀) 70명, 생산 60명, 지원 10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알리코제약은 작년 3월부터 증설 투자에 착수해 생산동은 3층(연면적 844.2㎡), 관리동은 4층(연면적 1433㎡)을 추가 건립했다. 품질관리동은 같은 해 연말 준공했으며, 현재 추가 설비들의 적격성 평가(Qualification)와 검증(Validation)을 앞두고 있다. 본격적인 가동은 9월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품질관리동 카페테리아(왼쪽)와 직원 식당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품질관리동 카페테리아(왼쪽)와 직원 식당

4층으로 구성된 품질관리동은 사세 확장에 따른 QC/QA 및 관리부서 시설을 확충했고, 직원 근무 환경 개선 등 복지 증진을 위해 1층에 직원 식당 및 4층에 카페테리아를 뒀다. 

이번 공장 증설의 핵심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등 규모가 큰 제약회사들의 공장이 채택하고 있는 '대용량 자동화 제조공정'의 도입이다. 이를 도입함으로써 알리코제약의 연간 생산능력은 내용고형제 기준 5억정에서 10억정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리코제약은 '대용량 자동화 라인'이 소품목 다량 생산을 전담하고, 기존 생산 라인을 다품목 소량 생산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대용량 생산 전략으로 공급 유연성과 매출 상승을 모두 노린 전략이다.

이영구 생산팀장은 "이번 대용량 자동화 공정 도입으로 자사 품목과 더불어 다른 제약회사 수탁 품목까지 안정적이고, 유연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코로나19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원료 이슈가 터졌고, 감기약이 품절되는 등 낮은 생산능력은 다양한 이슈들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용량 자동화 공정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확대로 줄어드는 제조원가도 회사 매출 성장에 큰 의미가 있다. 송석원 관리팀장은 "현재 2025년까지의 매출 목표인 3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신규 생산 라인 증축은 필수적"이라며 "대용량화는 전반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제조단위 증대를 통해 인건비 등 제조비용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00ℓ 용량 컨테이너, 시간당 55만정 찍어내는 타정기까지 

이영구 생산팀장이 진천공장에 새로 도입된 고속교반 혼합기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영구 생산팀장이 진천공장에 새로 도입된 고속교반 혼합기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대용량 과립 라인. 유동층공정기(왼쪽)와 고속교반 혼합기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대용량 과립 라인. 유동층공정기(왼쪽)와 고속교반 혼합기

알리코제약은 이번에 확장된 대용량 생산설비에 일부 자동화 과정을 도입했다. 필요 작업자를 최소화하고, 생산 효율 극대화를 위한 조치다. 작업자 최소화는 외부 노출로 인한 제품의 오염을 차단할 수 있다.

이영구 생산팀장은 "이번 증축 라인은 교차 오염이나 혼입, 품질 이상을 야기할 수 있는 임의 작업 등의 최소화를 콘셉트로 잡았다"면서 "우리 회사와 매출 규모가 유사한 제약사들의 경우, 제조공정 용량이 400~800ℓ 수준에 불과한 데 반해, 이번에 도입한 대용량 설비들은 전체 공정 라인에서 1200ℓ(약 500㎏) 규모로 가동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신설 라인은 내용고형제의 일반적인 공정인 '칭량→과립→건조→정립→혼합→타정→코팅' 과정 모두에서 대용량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칭량 부스(Weighing booth)는 3개가 설치돼 있다. 기존 대비 부스의 수를 늘려 하루 생산할 수 있는 양을 대폭 늘렸다. 칭량 부스는 구라인과 신라인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데, 각 구역 간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을 제한해 물류 이동만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각 라인을 구분해 GMP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다.

칭량 후 원료들은 대용량 과립 라인으로 이동하는데, 과립에 사용되는 고속교반 혼합기(High Shear mixer)부터, 건조에 사용되는 유동층공정기 등 모두 1200ℓ 규모 용량이다. 정립기를 기준으로 봤을 때 시간당 정립할 수 있는 양은 3.5톤에 달한다.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자동화 타정기(왼쪽)와 대용량 코팅기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자동화 타정기(왼쪽)와 대용량 코팅기

타정실은 규모에 걸맞게 7m의 층고를 자랑했다. 무인 자동화 설비와 연결된 타정기는 단일 품목만 생산한다고 했을 때 시간당 55만정을 생산한다. 내부에 8개의 건(gun)이 장착돼 있는 코팅기는 한 공정에 60~600㎏까지 코팅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알리코제약은 '캠페인 생산' 전략을 통해 공정을 운영 중이다. 캠페인 생산은 장비 교체를 완료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시스템으로, 비연속 공정을 연속화 공정과 유사한 결과를 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9개 배치(batch)가 있다면, 이를 3개씩 묶어 마치 3개의 배치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청소, 준비, 세팅 등 외부 시간은 줄어들고, 생산량은 유지된다.

이영구 생산팀장은 "캠페인 생산을 시행하려면 세척 및 오염 가능성, 공정 중 물질 안정성, 계측의 변화‧변동 가능성과 교정, 장비 유지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현재 알리코제약은 생산팀의 경험치, QA팀의 고도화된 품질보증 경험, QC팀의 정확성, 품질개선팀의 제제 확립 등을 통해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용량 및 자동화 공정 또한 회사가 가진 경험치가 중요하다"며 "자동화는 작업원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술 노하우가 중요하지 않을 것 같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선 나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제조라인, 올해 말부터 물량 출하

알리코제약 진천공장 입구 전광판에는 '일할 때는 안전하게, 쉴 때는 편안하게'라는 문구가 나온다.

오는 9월부터 생산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는 진천공장은 연말부터 본격 물량 출하에 돌입한다. 이영구 생산팀장은 "현재 구 생산라인 품목들을 신 생산라인에서 제조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적격성 평가와 밸리데이션이 끝난 9월부터 생산에 필요한 절차는 모두 끝마칠 예정으로, 올해 말부터 신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생산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이어 "의약품 생산의 대원칙인 GMP를 항시 준수하고, '알리코제약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GMP'라는 품질관리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며 "좋은 사람이 좋은 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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