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등 개발성과 반영 못해"...약가제도 개선요구 빗발
"개량신약 등 개발성과 반영 못해"...약가제도 개선요구 빗발
  • 최은택
  • 승인 2018.11.3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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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연구자·언론 한 목소리...리포락셀 등 집중 거론

오제세·김세연·김승희 의원 공동토론회
복지부 보험약제과 등 보험당국 참석안해

제약계와 연구자, 언론까지 나서 현 약가제도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개량신약 등 의약품 개발혁신을 제대로 보상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와 보험당국을 강력 비판했다. 국내 개발 서방형제제나 국산신약 급여사용범위 확대 등의 사례도 나왔지만, 최근 급여 첫 관문을 넘지 못해 논란이 됐던 대화제약의 먹는 항암제 '리포락셀 구하기'가 초점이 됐다.

오제세·김세연·김승희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2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제약바이오 R&D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현장이슈 의료정책 토론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이들 의원들은 인사말을 통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제약바이오산업에 주목하고 R&D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희 의원은 "현 정부는 제약바이오산업을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으로 선정했지만 시행면에서 실질적인 진척은 없는 것 같다"면서 "이번 토론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R&D 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국내 신산업 성장이 초석이 마련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주제발표자는 3명이었는데 이중 장우순 제약바이오협회 대외협력실 상무는 '우리 신약 및 개량신약의 관리제도 제언'을 통해 현 약가제도 상의 문제점을 신랄히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장 상무는 이날 "신약과 개량신약을 개발해서 사업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이 선진국 수준으로 이뤄져야 한국이 신약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신약의 현실적 여건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한미 FTA 이행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문제제기로 국내 개발 신약의 약가를 우대하던 제도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 현 개정안을 보면, 다국적이든 국내기업이든 이 조항에 맞는 신약은 개발하기 어렵다. 회의적"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약가우대 조항은 반드시 존치시켜야 한다. 정부당국과 제약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국내개발 신약의 취지도 그렇지만, 국내 신약을 우대하는 취지는 국내 보건의료에 기반한다. FTA 이후 '글로벌 혁신'을 우대하는 걸로 잘못 소통된 부분이 있는데, 수입이든 국산이든 국내에 기여한 신약에 대해 우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보건의료 발전과 일자리 창출, 국민보건 향상 등에 대한 기여도를 고려해 약가를 보상하는 개념이라면서 '혁신에 대한 보상'으로 왜곡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인 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혁신형제약기업 제품에 약가우대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법률개정안이 통과된 점"이라면서 "이를 토대로 국내 보건의료에 기여한 약제에 가격을 우대할 필요가 있다. 후속대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장 상무는 이와 함께 "개량신약은 우리 제약산업의 중요한 전략적 무기다. 신약개발로 가는 징검다리로 충분히 전략적으로 활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리포락셀이나 국내개발 서방형제제에 대해 심사평가원이 약가를 평가했거나 검토한 내용을 보면 시장현실을 배제해 가산은커녕 저평가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시장가격 수준은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이런 경직된 평가들이 제약기업의 기술 진보와 R&D 의욕을 꺾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다른 주제발표자인 김현철 보건산업진흥원 R&D기획단장도 제약바이오 R&D 과제로 오픈이노베이션, 단일전략, 지속가능성, 예측가능성, 선택과 집중 등 5가지를 제안하면서 특히 약가제도상의 예측 가능성이 담보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리포락셀 초기 연구개발를 이끌었던 정혜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마시는 항암제 리포락셀 개발' 과정에서 지난했던 스토리를 설명하면서 "거대 다국적제약사도 실패한 경구용 파클리탁셀을 국내 연구진과 제약사가 17년에 걸쳐 개발과 상품화에 성공했는데 보험등재가 안돼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더구나 염변경 약보다 약가를 못받는다는 건 도무지 인해가 안된다"고 했다.

정부와 보험당국에 대한 패널들의 시선도 곱지는 않았다. 토론은 이범진 아주대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이끌었다.

오상철 고대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항체의약품 개발을 위해 최근 벤처를 설립했다. 오늘 발제를 보고 약가를 못받지 않을까 겁이 났다"면서 "제약산업은 특성상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구조인데 하이-리스크는 있고, (약가제도 상) 노-리턴이어서 유인책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포락셀 임상에 저도 참여했는데, 최근 5년간 약을 투여받은 완치환자를 만났었다. 위암을 항암제로 완치시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 환자분이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였다면 5년 동안이나 꾸준히 약을 투여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이 든다. 노력하고 어려운 길을 걷는 기업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했다.

변영식 법무법인 광장 수석전문위원은 "문득 드는 생각이 한국 축구의 고질병, 다시 말해 축구 수준은 많이 올라왔는데 여전히 골 결정력 부족한 현실, 그런 걸 발제를 듣고 느꼈다. 제약산업육성특별법 등이 마련됐고 정부도 제약산업 육성의지를 그동안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약이 개발됐고, 성장동력의 초석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약가를 적용될 때를 보면 세부평가 기준이나 세부지침 등 디테일한 부분이 현실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변 수석위원은 이어 "리포락셀 경우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이며 쓰고 남아 폐기하는 문제가 없으므로 경제적 조합으로 산정하기보다는 경구제의 기준에 따라 시장가중평균가로 산정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며 "더구나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은 경구액제인 점을 고려하면 더 시장가중평균가(WAP)로 산정하는 것이 개량신약우대의 본질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강경훈 이데일리 의학담당기자는 "(취재과정에서) 심사평가원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유연하게 접근하거나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웠었다. 심사평가원이 규정 탓말 할게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부나 산업계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얻어낸 R&D 성과가 또다른 R&D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약가제도 상에서도) 정책적인 고민과 고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 처럼 각계가 보험약가제도 상의 문제점에 초점을 두고 토론에 임해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정은영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과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정책과장은 다소 논점에서 벗어난 토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은 "그동안 진행돼온 신약관련 R&D 사업이 일몰로 올해 11월 대부분 종료됐다. 내년부터는 1조원 규모의 다부처 R&D사업이 시작된다. 정부 고민은 성과지표를 논문에서 시장지향형으로 바꾸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약가제도는 제 담당은 아니어서 사견으로 얘기하겠다. 제네릭으로 시장규모를 키우고 국민에게 싼 약을 제공한 공로는 있지만, 200개 제네릭이 난립하는 현실은 이제 접어야 한다. 규모를 키우는 것도 맞지만 기술 기반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여기다 개발과정에서 비용효과성도 꼭 미리 따질 필요가 있다. 약가를 얘기하면 개발자도 문제가 많다. 임상적 니즈뿐 아니라 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천억원 이상을 팔 수 있는 개량신약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김상봉 과장은 "선진국에서는 중증질환이나 대체치료제가 없고 환자 수가 적은 개발단계 의약품을 신속 심사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고 식약처도 관련 법률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최근 국회에서도 골격이 동일한 혁신신약법안이 발의됐다. 이런 제도적 환경이 제약사가 R&D 투자를 할 때 동기부여가 되는, 생태계 전체가 전반적으로 촉진하는 역할과 기능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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