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박영달 수가협상단장 기자 간담
"코로나 후 행위료 감소 예상…공단 엄살 부릴필요 없어"

엔데믹 수가협상을 맞는 약사들이 '코로나19 특수가 아니라 엔데믹 상황이 반영된 진짜 수가를 인상해달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3.6%의 가장 높은 인상률을 확보했지만 엔데믹 상황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약사회의 주장과 다르게 ①지난해 진료비 증가율만 봤을 때 약국의 행위료가 높다는 점 ②조제건수의 폭증으로 그동안 유지해왔던 인상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한약사회 박영달 수가협상단장(경기도약사회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는 2024년도 수가 협상과 관련해 약국의 수가가 인상돼야 하는 이유와 계획을 밝혔다.

박 단장은 2년 연속 3.6% 인상을 받은 것은 단발적 '특수 수준'이라며 현실이 반영된 인상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영향이 빠진 2023년 약국 진료비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행위료가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종합적인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상률 1위라는 것은 그만큼 전년도 진료비 증가가 저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요약하자면 코로나19 시국에서 대면 진료 및 처방 조제 과정에서 감염병 예방조치를 위한 비용으로 투약안전관리료와 대면투약관리료가 신설되는 등 특수한 상황에서 수가가 증가했을 뿐이라는 뜻이다.

그는 작년 행위료 증가와 관련, 지난해 병원 처방조제 내원환자의 수가 약 5억1800만 건으로 증가한 듯 보이지만 2019년 이전 5억 건 수준일 뿐이고 코로나19 등으로 5억 건 이하 방문 수를 보이는 등 수치상 절대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박영달 수가협상단장
박영달 수가협상단장

박 단장은 "지난 해 약국의 요양비용은 전체 4조 3000억 원이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이미 (전체 요양비용은 코로나 이전 증가 추이를 따지면) 5조 원이 넘어야 한다. 공단이 엄살을 부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약사회가 최근 5년동안 연이어 수가인상률 1위를 기록했지만 인상폭이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데는 약국이 상대적 수치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년도 조제건수 증가가 하나의 허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요양급여비용 증가율만 봤을 때 약국의 행위료가 12.8%에 달해 의원급 의료기관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조제건수가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 최근 5년간 약사회가 끊임없이 3% 이상의 수가인상률을 기록했던 점 역시  협상에서 변수다. 약국의 경우 △2019년 3.1% △2023년 3.5% △2021년 3.3% △2022년과 2023년 각각 3.6% 등을 기록했다.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대 규모가 적었던 이유라지만 지난 5년간 인상률 1위를 놓친 적이 없는데 오히려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올해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의협으로부터 협상 권한을 위임받았던 대한개원의협의회가 권한을 반납하면서 의협의 배수의 진에 나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의료보장성 강화정책이라는 정부의 큰 틀을 비껴나갔던 약국이 지금과 같은 인상폭을 늘릴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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