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이어지는 지적에 '제약 영향 최소화' 설명도
'만성질환 분야 시장 점유율 1위' 계획 밝혀

21일 열린 보령 주주총회에서 김정균 대표가 CIS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이 날 김 대표는 CIS 사업은 본래 제약사업과 연결점이 강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햤다.
21일 열린 보령 주주총회에서 김정균 대표가 CIS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이 날 김 대표는 CIS 사업은 본래 제약사업과 연결점이 강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반달 같은 한해였다. 성장을 이뤘지만 보이지 않는 CIS 사업 등은 검게 보여왔다. 회사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을 인정한다. (중략) 불확실성이 낮다고도 이야기한다.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김정균 보령 대표

우주헬스케어와 LBA,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는 보령이 우주 사업의 사업성 논란과 관련, 정면돌파를 택했다. 소통이 부족해 명확한 의도를 전하지 못한 것일뿐 사업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령은 액시옴과 조인트벤처 등을 설립하며 CIS 사업을 강화하는 등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인데, CIS 사업에 비판적 의견을 제기하는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보령(대표 장두현, 김정균)은 21일 오전 보령빌딩에서 59기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 및 경영실적, 향후 방향성 등을 공개했다. 의장을 맡은 보령홀딩스 김정균 대표는 주주에게 "회사 소통이 부족했다. 우리 회사의 모습과 향후 나아갈 모습을 설명해야, 작년의 오해와 억측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모든 질문을 다 받고 답변 드리겠다"고 했다.

실제 총회는 보령이 2022년부터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케어 인 스페이스'(Care in Space) 사업 관련 보고로 시작됐다. 보령의 경우 2022년 CIS 챌린지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민간 우주정거장을 만드는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들이 모인 액시옴(AXIOM)에 649억 원 상당의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 바 있다.

김 대표는 먼저 보령약품의 사진을 꺼내며 "보령약품을 열었기에, 그 덕으로 우리의 CIS도 시작됐다. 향후 CIS 쪽의 기술을 통해 사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1시간 상당 발표를 진행했다.

실제 제약의 경우 2022년 기준 76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32억 원, 21% 성장, 영업이익 5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2억, 37% 늘어났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13.37%나 된다. 제약 업계 내 기준으로 두 번째다. 올해는 매출 8100억 원에, 영업이익 610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 카나브 매출은 200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제2의 대항해시대'로 우주를 노리는 이 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갈 수 있어야 하기에 CIS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항공우주 사업 참여로 제약회사의 정체성이 희석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다.

김 대표에 따르면 우주에 다녀온 622명을 위해 필요한 금액은 나사 기준 2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1억 달러로 비용을 줄였고, 로켓랩의 발사 비용은 1250만 달러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향후 시장이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 CIS 챌린지에서도 딥 스페이스 바이올로지, 나노 파마 솔루션스, 어드밴스 텔레센서스, 바이오 헬스, 미엘린 에이치, 엑스토리 등 6개 기업은 우주를 향하지만 약물 전달 기술 등을 비롯 체내 샌서 등 지구에서도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회사가 투자한 액시옴 역시 기존 사업을 포함해 새로운 우주복 개발 등 지난해 2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향후 5억 달러 이상까지 성장하는 등 자립성이 있어, 투자로 인한 피해 가능성은 낮다.

지금까지 흐름을 기반으로 액시옴과 한국 내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국내 우주 저궤도 관련 사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보령이 케어 인 스페이스, 오렐리아 등이 라이프 인 스페이스, 액시옴이 플랫폼 인 스페이스 등의 생태계 구축에서 한 축으로 서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주주 '의구심'에 "빚내는 투자 없을 것"
제약선 "자사제품 당뇨 시장 넘버원" 목표도

맺음까지 한 시간을 넘게 진행한 행사였지만 주주들의 의구심은 쉽게 거둬지지 않았다. 제약업으로 50여 년을 이어온 회사에 우주 관련 사업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IS 사업의 성공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존재이유라고 생각한다. 물론 언제 이익이 될 수 있을 것이냐, 그 규모가 어찌 될 것이냐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도 "회사 역사의 전환점은 두 번 있었다. 카나브는 창사 50년 이후, LBA 전략은 60년 가까이 되어서야 나왔다. 기다려주시면 무조건 만들 것이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최근 보령바이오파마 매각 논의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신약과 별개로 사업성 자체로는 기존 우주정거장을 대체하는 액시옴 투자가 더 성공가능성이 있다는 소신 발언도 했다.

그는 "액시옴의 경우 이미 20년전부터 있던 사람들이 (지금까지의 것을) 대체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성공확률로만 보면 액시옴이 좀 더 높지 않을까 싶다"며 "BR2002 역시 환자가 도움이 된다면 엄청난 일일 것이다. 하지만 CIS는 우리만이 하고 있다. 타 제약사의 성공가능성과 우리 회사의 가능성 중 CIS가 성공했을 때 누가 더 클것이냐 묻는다면 우리라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냐 물으면 '그렇다'고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보령 김정균 대표
보령 김정균 대표

그럼에도 주주 반응 중에는 위험성이 크고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인적 욕망'으로 우주사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김 대표는 "미래 모습이 모호하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개인적 욕망은 아니다. 혼자만 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미 국제우주정거장 구축을 위한 세계 시장 내 돈의 흐름이 존재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LBA 전략 추구 당시에도 회사 내에 '특허 만료된 제품을 굳이 들고와야 하는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성공을 이룬 만큼 이번 사업 역시 가능성을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CIS 추가 투자가 이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의에 그는 "올해와 같은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매년 할 수 없다"며 "향후 부채로 조달은 최소화할 예정이다. 즉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만 투자를 진행할 것이다. CIS 사업이 실패해도 LBA 등을 비롯한 제약사업의 영향은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제약 분야에서는 보령바이오파마 매각과 향후 전략 설정을 향한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표적 질문 중 하나는 매각 이후 자금을 CIS에 집중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바이오파마 관련 건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지만 제약의 LBA 전략 및 라인업 확장 등을 고려했을 때 작년같이 우주사업에 투자를 대규모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두현 보령 대표는 "방향은 자사품목의 강화로 명확하다. 시간이 갈수록 치고 나갈 수 힘이 있는 곳이 큰다"며 "카나브라는 걸출한 품목이 13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를 통한 영업이익은 30~50%에 달한다. 5년 안에 5000억 원, 최대 1조 원의 성장이 이뤄질 당뇨분야에서 오리지널 매출은 반으로 꺾이고 제네릭이 침투할 것"이라며 자체 품목을 키우는 정책을 추구할 것임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실제 4월 초 제네릭 시장의 문이 열리는 당뇨 대형 품목 포시가를 시작으로 꾸준히 경쟁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카나브 제품군의 새 품목 출시, 기존 제품의 개량신약을 통한 특화 영역 확보, 당뇨와 관련이 깊은 이상지질혈증을 포함하는 만성질환 치료제 군에서 성장을 지속할 것이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당뇨 시장에서 10년간 이뤄온 것을 5년안에 가능하도록 하는 데 있다"며 "전략 방향성을 자체 품목으로 잡고 해당 분야 점유율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정균 대표도 "카나브를 성장시시키면서 유통체인 등의 다양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제약 분야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새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고 본다. 타이밍 좋게 EU-GMP 허가도 받았다. 여태까지 하지 않았던 글로벌 사업도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