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삼일회계법인과 기술평가모델 개선 진행
거래소 "기술특례상장 바이오텍의 재무적 요소 확인 어려워"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한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표준 기술평가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올해 거래소는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기술평가모델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제도 개선의 핵심은 표준화다. 개선된 기술평가모델은 내년 중 적용될 전망이다.

이임재 한국거래소 차장
이임재 한국거래소 차장

이임재 한국거래소 차장은 20일 한국바이오협회의 '바이오산업 동향 및 전망 세미나'서 기술특례상장에 대해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업들이 뚜렷한 실적이 없더라도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거래소에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거래소는 기존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술평가 신뢰도 개선 △업종별 평가능력 강화 △기술평가 신속성 제고 등에 초점을 맞춰 표준 기술평가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표준 기술평가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표준 기술평가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차장은 "기술특례상장 바이오 기업에 대한 재무적 요소를 살펴보는 것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R&D(연구개발) 투자로 인해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 대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바이오 기업의 재무적인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표준 기술평가모델을 개발해도 여전히 바이오 기업의 재무적 요소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에서 사용된 기술평가모델이 미다스의 손이 절대 될 수 없다. 기술평가모델은 평가의 기본 지침서(가이드라인)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를 이용한 기술평가기관의 기술평가자들의 업력과 전문성에 따라 평가 결과의 신뢰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신용평가기관의 기업 신용평가결과가 평가기관에 따라 다름을 인정해 복수의 평가를 채택하듯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도 두 개 기관의 평가결과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개정되고 있는 평가모델의 주안점이 '표준화'라고 하는 것은 평가모델을 운용하는 거래소에서 기술평가모델의 기본 속성을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평가모델 개정을 수탁받은 곳이 기술평가기관이 아닌 회계법인이기 때문에 우려를 떨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무적 관점에서 상장 이후 재무성과가 얼마나 나올 지를 신뢰성이 높게끔 개발할 것 같다. 이는 바이오 벤처가 상장하면 공모자금 등을 통해 몇 년 안에 재무적 사업성과를 창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기술성 평가에 대한 불만이 많고 거래소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표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평가는 어느 정도 정성적인 측면이 있다"며 "특히 기술성이라는 지표가 모호하다. 정량적인 측면만 강조하다보면, 특허 수를 채우기 위해 평가 전에 특허를 이전받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도 중요하지만 '왜 탈락했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 지'에 대한 피드백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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