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문화·제도·병원시스템 모두 고려 대상
24시간 돌아갈 디지털 헬스케어..."현지 파트너 필수"
제품 시장진출, 역방향 설계도 중요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2013년 서울대병원 교수직 당시 중소 전자의무기록(EMR)회사와 만든 솔루션을 해외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현지화에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현지언어로 번역하는 것 이상 노력과 상응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수요자에 맞춘 제품 판단 기준을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서울병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소 디지털치료연구센터가 9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제2회 'Innovative Digital & Electronic Therapeutics in Future Medicine'에서는 글로벌 진출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업계가 갖춰야할 요소들이 논의됐다.

 

"구체적인 글로벌 기준 충족할 전략 수립해야"

황희 대표는 구체적인 전략 투자에 기반한 투자결정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병원에서 쓰는 EMR이니 개발도상국에서는 당연히 좋을 것' 식의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황 대표는 "해외 사람들이 우리나라 시스템을 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 그 제품을 해당 국가에 파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현지화 작업은 무조건 필요하며 나라별 규제, 의료접근성을 살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파트너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업을 만들 수 있는 파트너와 글로벌 진출 시 현지 운영에 활용할 파트너를 모두 아우르는 의미로, 사업을 만들어 가는 데 특화된 조직들과 함께 하라는 것이다.

황 대표는 "로컬 파트너와 조인트 벤쳐(JV)를 만들 것인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수출할 것인지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구상할 수 있고 손익분기점 계산 등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디지털헬스케어 제품들은 24시간 가동될 수 있는데 이에 상시 대응할 현지 파트너는 필수"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이들 과정들이 스타트업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고 일부에서는 이과정이 지나치게 평가 절하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만들고 보자"라거나 "큰 병원에서 쓴다면 표준이지 않을까?"정도로 준비한다면 해외 첫 질문인 임상문서표준규격에는 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목적은 무엇인가" 역설계의 중요성

또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제품개발 및 시장 진출에서 '역설계'의 중요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먼저 제품개발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성훈 교수는 제품 시장출시를 고려한다면 전체 과정을 역으로 생각하는 접근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훈 교수는 "제품 개발은 임상시험부터 시장 출시까지 순 방향이 있지만 목표(출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장 출시후 제품의 기능과 목적에서 시작한 역방향 사고가 필요하다"며 "제품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시작으로 임상시험 등을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디지털헬스케어 제품 임상시험에서는 가능하다면 표준치료 등을 활성대조군으로 지정하는 등 기존 의료와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급여대상 여부는 명확한 가이드가 없다"며 "대조군 설정은 기관 평가에 따라 가부가 달라지지만 가급적 활성 대조군 지정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역시 역설계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헬스케어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야 하며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비전에 맞춘 서비스를 만들고 글로벌에서 승부하지 않으면 좋은 R&D산출물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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