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L/O 쌍두마차' GI-101·GI-301 파이프라인 개발 전념
GI-101은 키트루다 병용 투여 집중...내년 IPO 추진

"IL-2는 글로벌 시장서 분명 필요한 면역항암제입니다. GI-101은 키트루다 병용 투여 전략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시장에 진입할 것입니다. 임상 1상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해 여러 글로벌 기업에서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바이오텍의 최종 목표는 신약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 설립한 지아이이노베이션(이병건·홍준호 공동대표)은 현재 GI-101(이중융합 면역항암제)과 GI-301(IgE 표적 알레르기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중융합단백질 후보물질 발굴 가속화를 가능하게 하는 GI-SMART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GI-SMART 플랫폼은 고효율 스크리닝 시스템으로 최적의 이중융합 단백질 후보물질의 조기 발굴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고형암 타깃 면역항암제 GI-101과 알레르기 치료제인 GI-301이다.

회사를 이끄는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녹십자 대표이사, 종근당홀딩스 대표이사, SCM생명과학 대표, 한국바이오협회 이사장, 첨단재생의료산업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제약바이오 업계서 35년 간 R&D(연구개발), 사업화, 기술이전, 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실무형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히트뉴스는 이병건 대표를 만나 회사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청사진을 들어봤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회장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GI-101...글로벌서 임상 결과 주목받아

화학항암제의 부작용과 표적항암제의 제한성을 개선하고 환자의 면역체계를 기반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규모는 2025년까지 500억 달러(약 67조8000억 원)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는 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다. 면역항암제는 환자 반응률이 20%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낮은 반응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안으로 키트루다 병용 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에 따르면, 가장 많은 병용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약물은 키트루다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서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바이오텍들은 현재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를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이자 항PD-1 치료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약물인 키트루다의 경우 높은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환자 반응률 개선을 위해 약 1500개 이상의 약물과 병용 투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GI-101은 CD80 및 IL-2 변이체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는 이중융합단백질이다. GI-101 은 두 가지 작용기를 갖는 혁신적인 이중융합단백질로써 암환자의 말초 림프절과 미세종양 환경의 면역세포에 작용해 종양세포의 사멸을 촉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기존 치료제가 불응하기 때문에 키트루다, 렌바티닙(표적항암제) 병용 투여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키트루다 경우에는 특정 환자군에만 투약하도록 승인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PD-L1 음성 환자군에 대한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다"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 투여를 진행해 이런 측면을 공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항암제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야 합니다. 최초 면역항암제 IL-2에 대한 커다란 관심이 있었지만, 넥타 테라퓨틱스는 약효가 떨어져 임상시험에 실패했습니다. 사노피는 임상 2상 진행을 중단한 후 용량을 다시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IL-2에 CD80 타깃을 붙여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다면 차별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GI-101은 파이프라인의 우수성을 입증받아 2019년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스(Simcere Pharmaceuticals)에 총 9500억 원 규모의 라이선스 아웃(L/O)을 진행한 바 있다. 중국 지역에 판권을 이전한 상태이며, 단독 투여 및 키트루다·렌비마 등 항암제와 병용 투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면역항암학회(Society for Immunotherapy of Cancer, SITC 2022)서 GI-101의 KEYNOTE-B59 임상 1/2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회사는 다국적 제약사 MSD와 공동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국내 및 미국서 고형암 환자 약 375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GI-101의 예비 유효성 및 안전성 결과를 포함하는 임상 1/2상 중간 데이터를 공개했다. 포스터 발표에 50여개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 및 기관 관계자들이 방문해 결과를 논의했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GI-101은 다른 IL-2 경쟁 제품과는 달리 CD80을 통해 항암 면역세포를 타깃해 부작용 없이 많은 양의 IL-2를 투약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실제 경쟁제품 대비 약 10~50배 이상의 용량인 0.3mg/kg까지 증량했음에도 불구하고 용량제한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상 IL-2 제제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 혈관누출증후군 및 사이토카인 폭풍의 이상반응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개발...이병건 대표의 꿈은 신약개발

지아이이노베이션 연구원
지아이이노베이션 연구원

GI-301은 IgE를 표적하는 알레르기 치료제로 피하주사 제형에 적합하다. 높은 시알산 함량과 우수한 약력학(PD) 프로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GI-301은 IgE 및 자가항체에 높은 친화력으로 결합해 비만세포에 의한 항체매개 과민반응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GI-301은 경쟁약물 대비 IgE에 대한 높은 결합력이 있고, 기존 항체 의약품의 아나필락시스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돼 있다. GI-301의 적응증은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CSU) 및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만성 유발성 두드러기,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 천식, 식품 알레르기,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등)이다.

GI-301의 경쟁 제품은 알러지성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다. 졸레어는 노바티스와 로슈 자회사 제넨텍이 공동 개발한 블록버스터 항체 바이오 의약품으로 지난해 매출은 4조2000억 원이다.

GI-301은 비임상시험에서 오말리주맙 대비 우수한 항 알레르기 효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대상자 혈청 내 free IgE 감소 효능이 우수하다"며 "원숭이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free IgE 억제능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알레르기 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와 협력해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진행하고 있다.

GI-301은 2020년 유한양행에 총 1조4000억 원 규모의 L/O를 진행했다. 최근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유한양행서 라이선스 인(L/I) 계약금 200억 원을 전부 지급받았다. GI-301은 유한양행(YH35324)과 아토피가 있는 건강인 또는 경증의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대상자에서 임상 1a상을 진행 중이며, 임상 1a상에 대한 결과는 연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국내 임상 1b상 역시 진행 중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1603억 규모의 프리 IPO(기업공개) 투자 유치를 받아 누적 투자금 규모는 2500억 원이다. 회사는 유니콘 특례 상장을 고려했지만, 지난 8월 상장 트랙을 기술특례상장으로 변경했다. 현재 회사는 IPO(기업공개)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PO는 바이오텍의 성장 과정에 있어 수단일 뿐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병건 대표가 꿈꾸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파이프라인 기술수출은 한계가 분명히 있다. 결국 벤처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신약개발"이라며 "아직 국내 벤처가 개발한 신약으로 글로벌 허가와 매출을 일으켜 본 경험이 없는 것이 벤처의 한계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로벌 시장서 신약 매출 달성을 위해 국내 기업 간 M&A(인수합병), 해외 기업과 M&A가 활성화 돼 규모를 키워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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