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온누리·옵티마·휴베이스 시장에 신규 체인 속속 등장
"개국 연령 낮아지고 사회환경 변화에 체인 필요성 커져"
다양한 혜택과 유인책으로 신규 가맹약국 모집에 총력전

약국 프랜차이즈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1991년 온누리약국체인 설립 후 특색있는 체인들이 생겨나 경쟁해왔다. 시장이 형성된 지 30년이 지나면서 약사사회에 세대교체가 이뤄지듯 약국 프랜차이즈 시장도 전기를 맞고 있다. 

온누리, 옵티마 등 기존 업체들이 선도자로서 자리를 굳히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휴베이스도 회원약사 700명을 돌파하며 '중견'으로 자리잡았다. 참약사 등 젊은 약사들을 중심으로 한 신규 체인이 급부상하고 설립을 앞둔 프랜차이즈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약국 수 온누리 선두... 옵티마·휴베이스 성장세

 

약국 프랜차이즈 대표주자 온누리약국체인의 회원수는 10월 말 기준 2300곳에 이른다. PB상품도 350여개에 달한다. 온누리H&C는 온누리약국 외에도 '온누리웰빙스퀘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 약국에 드럭스토어 매장 형태를 결합했다. 약사가 기존 약국 형태와 드럭스토어형 매장 중 원하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온누리H&C는 본사 차원에서 신규 회원들에게 간판과 포스 설치를 의무사항으로 내걸고 있다. 이와 별도로 '스마트헬스케어', '디지털치료제'등 달라진 헬스케어 환경에 걸맞는 약국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 

박종화 대표는 "시대가 변화하고 의료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어떤 약국이 필요할까. 아직 알 수 없지만 시대에 맞춰 약국이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며 "본사 차원에서 여러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대에 걸맞는 약국'에 대한 고민은 옵티마도 못지 않다. 옵티마는 코스메틱 기업 라이프스타일프로젝트(LSP)와의 합병을 연내 완료하고, 본격적인 신규회원 가맹에 나선다. 현재 가맹 약국은 700여 곳으로, 3년 내 200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옵티마가 새로 선보인 진열장
옵티마가 새로 선보인 진열장

그간 옵티마가 가맹사업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외적인 활동이 뜸했으나, 4분기부터는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이벤트와 마케팅은 물론 신규 가맹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옵티마 밸런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고 개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약국을 위한 새로운 진열장도 개발해 회원약국에 공급한다.

김상민 옵티마 신임대표는 "그간 내부 정리와 새로운 약국 모델 개발에 집중했다. 교육,학술 위주라는 강점을 토대로 LSP의 강점인 마케팅과 브랜딩을 옵티마에 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를 약국에 끌어오기 위한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 홍성광, 김현익, 김성일 약사 등이 '집단지성'을 내세워 공동 설립한 휴베이스는 단시간에 빠른 성장을 이뤄낸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2018년 홍성광 대표가 사임하며 김성일·김현익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2022년 10월 기준 가맹 약국 600여 곳, 가맹 약사는 700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 공정위에 프랜차이즈로 정식 등록해 정부의 관리감독도 받게 됐다. 

휴베이스 오픈 강의 포스터(일부)
휴베이스 오픈 강의 포스터(일부)

휴베이스는 설립 1년 만에 회원약국 100곳을 돌파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체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목표 가맹수 달성시기를 앞당겨 신규 회원 모집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현익 대표는 "약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많은 가맹약국을 가져가야 한다. 올해와 내년에는 약사사회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신규 회원을 발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회원약국 1000개 달성 목표시기를 앞당겼다"며 "1년에 신규 약국 180개 추가를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약사와 서비스 변화를 꾸준히 추구하고 있고, PB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교육도 촘촘히 알차게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매장에 드럭스토어형 모델을 특징으로 하는 '힙스'의 회원사는 200개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힙스는 여느 체인과 달리 회원약국 한 곳 한 곳을 본사가 주도해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힙스 계열사인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 뉴트리파마 회원약국은 1200여개에 이른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 정보 공개서에 따르면 메디팜, 모피어스엠, 파란문약국 등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최근 3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참약사

 

새로운 체인 중에는 참약사가 눈에 띈다. 참약사 대표인 김병주 약사는 자신의 SNS에 최근 회원약국 200곳, 회원 300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설립 3년 만에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참약사 관계자는 "참신한 매장 디자인과 콘셉트가 젊은 약사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한다"며 "또 약국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 점이 '젊은 약국체인'이라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가맹비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체인 설립 초기 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300만~500만원 선으로 책정됐다. 현재 가맹비는 신규와 기존약국 운영자로 구분해 450만~7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참약사처럼 젊은 약사들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체인도 다수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학술 스터디와 강의 모임 위주로 커뮤니티를 이룬 약사 모임들이 체인으로 성장할 움직임이 포착되기 때문이다. 

주강현 약사가 대표를 맡은 '나눔'은 부산에서 10여명 약사의 스터디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서울지부까지 설립해 신규 회원을 모집하며 약국 프랜차이즈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나눔커뮤니티 오프라인 세미나를 열어 복약상담과 판매, 세무 등의 다양한 내용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나눔'과 같은 약사 스터디를 기반으로 체인 발전 가능성을 가진 커뮤니티는 적지 않다. 양덕숙 전 약학정보원장이 운영하는 KPAI도 약국 체인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회원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이처럼 크고 작은 약국 체인이 다수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한동안 정체됐던 약국 수가 2만2000여 개에서 2만4000개로 크게 늘어난 점이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새로운 약국가가 계속 생겨나고 있으며, 한 해 2000명 가까운 약대 졸업생 중 적지 않은 수가 꾸준히 개국을 하고 있어 약국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개국 연령이 30대 초반, 20대 후반까지 내려온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약국 경험이 많지 않은 약사들이 개국을 하다보니 약국 체인에 의존하려는 성향이 강하고, 그래서 젊은 약사들을 타깃으로 한 약국체인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이란 해석도 있다. 

낮아지는 개국 연령, 늘어나는 약국 숫자만큼 약국 경쟁도 치열해져 옆 약국보다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다른 약국에 없는 PB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체인에 가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이 모든 요인들을 종합하면 약국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온누리 박종화 대표 역시 "세계적으로 의료 환경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약사가 약국을 혼자 힘으로 경영하기엔 어려운 시대"라며 "하지만 약국의 형태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고 준비하는 건 약사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많은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체인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약국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이제 혼자서는 효율적인 약국 관리가 힘들다. 경영의 일정부분은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에 맡기고 약사는 판매와 환자 상담에 주력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며 "그만큼 프랜차이즈의 역할이 PB상품 제공에서 그치지 않고, 약국 전반에 걸친 섬세하고 고도화된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주의할 점은 약국 입지를 악용해 약국을 체인화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을 주 무기로 회원을 모집하는 등 편법과 불법을 불사하며 약국을 이용하려는 곳들이 '약국 체인'이라는 간판을 내걸기도 해 주의가 요구된다"며 "체인 가입을 고려하는 약사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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