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시기에는 각종 진통소염제 판매량 급등
오미크론 대유행엔 감기약·인후통 치료제 판매량 늘어
온누리·휴베이스도 "수요 급등에 PB 재고 확보 어려움"

코로나19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꾼 3년, 약국의 의약품 판매 판도도 바뀌었다. 코로나 유행 초기, 원료 수급과 공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시작된 의약품 공급 차질은 백신 접종과 확진자 폭증과 함께 주요 의약품의 장기간 품귀로 이어졌다. 타이레놀은 집에 '쟁여두고 먹는' 의약품으로, 어린이 해열진통제는 엄마들이 줄을 서서 구매하는 귀하신 몸이 됐다.  

코로나 증상에 복용하는 주요 의약품의 시장 판도가 코로나로 인해 요동친 과정을 살펴봤다. 히트뉴스가 케어인사이트와 온누리약국체인 도움을 받아 약국의 주요 일반의약품 판매 및 주문량 변화가 코로나 유행 시기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살펴봤다.

 

백신 접종에 '타이레놀' 요동...NSAID도 동원

코로나 유행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의약품은 해열진통제, 감기약, 인후통치료제, 지사제 등이다. 특히 호흡기 관련 제품들은 수요 변화가 전적으로 코로나 유행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국현장데이터분석서비스 케어인사이트가 집계한 휴베이스 약국 400여 곳의 최근 일반약 판매 추이를 보면, 해열진통제 판매액은 1월에서 2월에 접어들며 일주일 만에 2배 이상 폭증한다. 

출처:케어인사이트
출처:케어인사이트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제품으로는 타이레놀 판매가 월등했다. 타이레놀 판매량은 6주(90개)에서 7주(230개)로 3배 가까이 증가해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다 13주가 지나면서 100개 이하로 감소한다. 이후 6차 재유행 시기인 7,8월 기간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 유행이 잦아든 최근들어 판매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제품인데도 게보린, 타세놀 판매량은 큰 변동이 없었다. 약국가는 타이레놀이 일반광고를 진행하는 유명 제품인데다, 질병관리청이 백신접종 후 부작용 대처에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며 제품을 지명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해열진통제는 특히 백신 접종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비스테로이드(NSAID) 계열 진통제의 판매량 변화는 이 점을 잘 보여준다. NSAID 소염제인 탁센, 이지엔6이브, 팜페인파워 판매량은 줄곧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인 7주부터 13주까지 치솟았고 13주 이후 다시 평균치로 돌아온다. 

출처: 케어인사이트
출처: 케어인사이트

이에 대해 케어인사이트 관계자는 "비스테로이드 계열은 생리통이나 치통 등, 일상적인 통증에 많이 쓰이는 진통제들로 계절을 많이 타지 않는 특징이 있다. 2, 3월에만 판매량이 많았던 건 백신 접종 부작용에 아세트아미노펜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대체약으로 많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 접종을 많이 하지 않는 최근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 계열 진통제 판매량이 소폭 늘어난 건 코로나 재유행 영향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케어인사이트
출처: 케어인사이트
출처: 케어인사이트
출처: 케어인사이트

코로나의 주요 증상인 인후통 치료제와 지사제 판매량도 코로나 확진자 증가 시기와 일치한다. 특히 코로나 변이 중 전파력이 월등한 오미크론 대유행 시기인 2월부터 3월까지 인후통 치료제 △베타딘인후스프레이 △세파렉신 △소렉신연조엑스, 지사제 △정로환에프 △스타빅 △장편환 △로이디펜 등 관련 제품 약국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케어인사이트 관계자는 "인후통 치료제는 물론, 코로나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재택치료를 하는 환자들이 상비약으로 인후통치료제와 지사제를 구매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수요 폭증에 체인약국 PB제품도 수혜 "재고 확보에 사활"

관련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약국체인의 PB제품도 수혜를 입었다. 제약사가 공장을 풀가동해도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이 감기약, 진통제, 인후통치료제 등 PB상품을 보유한 체인 제품들이 공백을 채웠다. 회원약국이 2000여 곳인 온누리약국체인은 약국 주문 쇄도에도 불구하고 공급 달려 되레 판매량이 줄기도 했다.

온누리약국체인은 2020년 2월 이후 해열진통제와 감기약 주문량을 최대치로 유지하고 있다. 2020년 한 해에만 10억 원 규모의 감기약이 판매됐다. 2021년에는 판매액이 7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의약품 생산처에서 수량을 받지 못한 탓으로, 약국 주문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출처: 온누리H&C
출처: 온누리H&C

아울러 또 다른 코로나 관련 제품인 진통소염제도 코로나 발생 이후 최근 3년 간 연간 1억2000 원 이상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온누리 관계자는 "약국 주문량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수십, 수백 배 증가했다고 본다. 하지만 감기약을 만드는 공장이 한정적이다 보니 온누리 역시 주문 수량을 모두 받지 못하고 있어 지금도 조금씩 확보한 재고를 회원약국에 두루두루 공급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더군다나 신규약국을 계속 세팅하다 보니 신규 약국에 우선적으로 재고가 배치될 수 밖에 없다. 새 약국에 감기약, 진통제 칸을 비워놓을 수 없지 않느냐"라며 "회원약국들이 원하는 만큼 제품을 공급하지 못해 체인 본부도 상당히 곤혹스럽다. 상품 관계자가 재고 확보를 위해 매일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베이스는 제품 생산주문을 미리 발주해 코로나 수혜를 톡톡히 본 경우다. 모자란 감기약 재고를 휴베이스 PB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출처:케어인사이트
출처:케어인사이트

오미크론이 대유행한 지난 2,3월 간 판피린, 판콜에스와 함께 휴베이스 팜플루콜드연질캡슐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1월에서 2월로 넘어간 6주에서 7주까지 한 주 동안 판매량이 약 1만2000개에서 3만6000개로 3배 가량 늘어났다. 이후 3월 하순인 13주에 다시한번 정점을 찍고 감소한다. 

판피린과 판콜도 7주부터 14주까지 증가해 14주에 정점을 찍고 감소한 것을 보면 오미크론 유행으로 감기약 수요가 급증했고, 이 가운데 팜플루콜드 역시 수혜를 입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의 한 약사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체인도 제품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지만 제약사에서 약을 잘 받지 못하는 와중에 PB제품이 큰 도움이 됐다"며 "지금도 감기약과 해열진통제는 진열하는 족족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한 약국체인 관계자는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체인도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많이 발생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관련 제품 재고 확보와 생산공장 섭외가 가장 큰 고민이다. 약국을 관리하고 제품을 공급하는 체인 입장에서 제품 관리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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