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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항암제 ADC 엔허투, 적응증 어디까지 넓힐까

다이이찌산쿄의 대표 품목은 항응고제 릭시아나다. 자렐토, 엘리퀴스, 프라닥사 등에 이어 4개의 NOAC제제 중 가장 늦둥이로 출시됐지만 형님들을 모두 제치고 선두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작년 원외처방액은 84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올메사르탄 패밀리, 메바로친 등 심혈관 질환 제품을 보유한 다이이찌산쿄를 심혈관계 전문 회사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다이이찌산쿄가 항암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ADC(항체약물복합제) '엔허투'를 내세워서다. 

항암제 개발역사를 보면, 2000년 이전에는 세포독성 항암제로 치료가 이뤄졌다. 빠르게 자라는 세포 특성을 타깃하기 때문에 암세포를 공격해 죽이지만 정상세포까지 죽여 내약성 문제가 있었다. 2001년 표적치료항암제인 글리벡이 등장했다. 암세포를 타깃해 내약성은 개선됐으나 내성 발현은 막을 수 없었다. 

약 15년 후 면역관문억제제가 출현했다. 소수이긴 하지만 10~20% 환자에서 완치 가능성을 열어 꿈의 항암제라고도 불리고 있다. ADC는 4세대 항암제다. 세포독성,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3in1'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암세포 표면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약물(payload)을 링커(linker)로 연결해 만든 것으로 항체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 사멸 활성을 이용해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치료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승인된 ADC는 12품목이다. 2000년 마일로탁을 시작으로, 2011년 에드세트리스, 2013년 캐싸일라, 2017년 베스폰사, 2018년 루목시티, 2019년 엔허투, 패드세브, 플라이비, 2020년 트로델비, 브렌렙, 2021년 진론타, 티브닥 등이 승인됐다. ADC가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2019년 이후부터인 셈이다. 

기존 ADC는 제한점을 가진다. lgG항체에 미세소관 억제제 혹은 DNA 손상제제를 payload로, pH의존적 혹은 절제 불가능한 링커에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pH 의존적인 링커는 혈장 순환 중 불완전해 전신 독성 우려가 있는 반면, 소수성이 강한 링커는 높은 응집력과 연관돼 저조한 체내 동태 및 효능을 보인다. 

ADC의 종양 세포 내 유입능력은 세포 표면의 표적 단백질 발현율과 관련이 있는데, 전통적인 미세소관 억제 약물들은 표적 단백질이 저발현된 세포에서 효과를 발현하지 못한다. 트라스트주맙엠탄신을 포함한 기존 ADC는 여러 기전을 통해 종양 저항성을 유발한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하는 특정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트라스투주맙과 동일한 구조의 단일클론항체와 고효력의 새로운 기전인 topoisomerase I 저해제 payload를 종양 선택적 절단 링커로 연결한 차세대 ADC다.  

엔허투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허셉틴과 퍼제타, 탁센 병용요법은 18.7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고했고, 2차 치료에서 캐싸일라는 9.6개월을, 엔허투는 3차 치료에서 1차 치료 무진행 생존기간보다 더 긴 19.4개월을 보고했다. 그리고 ASCO2022에서 발표된 DESTINY-Breast04 연구에서는, 이전에 치료 받은 적이 있으면서 HER2 저발현, 호르몬수용체(HR)양성 혹은 음성인 절제 불가,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표준 요법인 항암 화학 요법 대비 우수성을 증명했다. HER2 저발현 HR 양성 유방암 환자는 전체 유방암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엔허투는 지난달 유방암 뿐 아니라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치료제로도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FDA에서는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요법으로 승인을 받았다. 대장암에서도 허가를 준비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암종에서 적응증을 넓혀가는 엔허투와 폐암 신약인 '다포토타맙 데룩스테칸' 등 4세대 항암제인 ADC는 다이이찌산쿄가 항암영역에서 전문성과 리더십 강화를 자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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