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배진건 박사(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
"과연 윤 정부의 '오미크론 대응 체계'가 무엇일까?"

배진건 박사
배진건 박사

문재인 정부가 2월 3일 '오미크론 대응 체계'로 방역을 전환하자 이전까지 선방하던 방역 체계가 오미크론 유행과 함께 급격하게 무너졌다. 오미크론이 유행해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문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잇따라 완화했다. 오미크론(BA.1)이 델타보다 놀랍게도 2.7~3.7배 더 빠르게 감염되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중증화율이나 사망 가능성이 작지만, 전파력이 강해 확진자 수 자체가 크게 늘면서 사망자도 더 많이 발생하였다.

코로나19 사망자를 기록으로 보면 2020년 1월 20일 시작부터 2022년 1월 2일까지 누적사망자는 5694명이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시작된 올 1월 한달은 1152명이고 2월은 1334명이다. 놀랄만한 기록은 3월 사망자가 9065명이고 4월은 7556명이다. 아무리 오미크론이 전파력은 강해지고 사망률은 낮추었지만 그래도 워낙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었기에 이런 기록이 남는다. 하지만 5월은 1582명이다. 6월은 371명으로 확 줄었다. 7월은 10일까지 96명이다.

확진자의 변이를 살펴보면 3월 20일 주간에 282만 명을 찍고 4월 04일~4월 10일 주간 확진자가 총 145만9239명이었다. 그리고 '표'와 같이 주간 확진자가 계속 감소세로 내려왔다. 70%를 유지하던 꼬리가 6월 19일 주간에 전주 대비 87%에 이어 6월 26일 97%로 살짝 오르더니 드디어 7월 3일 주간은129%, 7월 10일 주간은192%로 줄지 안고 더 많아졌다. 왜 바이러스도 더워하는 여름이라 감염이 줄어야 하는데 꼬리가 길게 계속 유지가 되다가 이제는 반등까지 될까? 

무엇이 요인일까? 오미크론 변이의 계속이다. WHO에서는 'O씨 가정' 전체를 오미크론이라 부른다. 팽고 족보(Pango Lineage)는 세분화하여 B.1.1.529, BA.1, BA.1.1, BA.2, BA.3, BA.4 and BA.5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할 ‘요주의 족보(VOC, Variants of Concern)’를 구별하여 부른다.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부르던 BA.2.에 이어 BA.4, BA.5가 대한민국에도 영향력을 끼쳐 늘어나는 것이다. BA.4, BA.5변종을 지닌 외국인 감염자가 매일 세자리수로 계속 입국하는 것도 요인이다. 

BA.4와 BA.5는 BA.2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아미노산 69-70이 삭제되고 L452R, F486V로 바뀌고 BA.1, BA.2, BA.3 줄곳 사용하던 Q493R에서 다시 오리지널 Q493으로 아미노산으로 바뀌었다. 아미노산을 빼고 변화시키고 다시 원 위치로 돌아오는 묘한 조합을 이루면서 진화해 더 많이 감염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면역을 피해가는 변이가 만들어지는가? 건강한 사람이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한 번 복제하면서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바이러스 자손에게 계속 전달될 수 있는 의미 있는 돌연변이가 확립되기 어렵다. 하지만 면역이 약화된 고령의 기저질환 환자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개월 동안 복제를 거듭하면서 머무르며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면역 체계가 약화된 만성질환자들의 장기간 감염은 면역회피 돌연변이의 축적을 빠르게 초래할 수 있다.

지적하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 변이 관찰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의 'COVID Data Tracker'에 일주일 단위로 오미크론 하위 변이 그래프가 올라온다. 그것도 많은 감염자 샘플을 관찰 추적하기에 통계적인 신뢰도가 높다. 예를 들어 2월 19일 주간까지 주종을 이루던 BA1.1은 거의 사라지고 5월 8일 ~ 5월 14일 주간의 BA.2가 50.9%이고 BA.2.12.1가 47.5%이다. 반반 씩 나누어져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그림]. BA.2.12.1 등의 미국 내 전파가 재확산을 이끄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질병관리청의 '주요 변이바이러스 검출률('22.5.17 기준)'은 BA.2가 35.6%이고 BA2.3가 60.2%이다. 이것도 검색하기가 쉽지 않았다. 감염자 샘플 사이즈도 늘리고 매주마다 변이 관찰을 하여 웹사이트에 올리면 좋겠다. 조그만 비용 더 쓰는 것이 더 정확히 감시하고 동향을 파악하여 대응하기를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가을에 다시 온다던 변이가 방역당국자들의 예상보다 빨리 여름에 왔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어떤 대책이 있는가? 일반인들의 관심은 거리두기가 강화될까? 이 더운 여름에 거리에서도 다시 마스크를 써야 하나? 다시 '마기꾼'이 되는 가에 더 관심이 있다. 

이미 BA.1이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 반응을 피한다는 보고가 나왔는데 BA.5는 백신 항체를 더 잘 피해간다고 한다. BA.5는 기존의 다른 변이에 비해 백신 접종자와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확률이 높다. 과연 4차 백신접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

결코 코로나는 끝나지는 않았다. 미국 발 BA.2.12.1가 대한민국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BA.5가 조용히 들어와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다. BA.5는 변신하여 'New Kids on the block'이 다시 무대를 잡았다. 코로나에 국민의 관심도 바닥으로 떨어지고 대응 무기도 없는데 윤 정부의 '오미크론 대응 체계'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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