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에 反한 야권 단일화
불출마·단일화, 야권 유니버스 메인빌런은 김대업

유니버스(Universe)는 우주를 뜻하는 단어지만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MCU) 등 신조어의 등장으로 인해 작품들을 묶은 세계관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빚대어 표현하자면 제40대 대한약사회 회장선거는 현직 김대업 회장 집행부를 메인 빌런으로 지목하는 反집행부 간 대결 구도가 성사됐다.

우선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에는 김대업 현직 대한약사회장과 정권교체를 목표로 출마를 선언했던 최광훈 전 경기도약사회장, 장동석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 김종환 전 서울특별시약사회장 등 '3인의 反집행부'가 있었다.

단일화와 불출마 선언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김대업 회장과 최광훈 예비후보를 필두로 하는 反집행부 간 맞대결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광훈 前경기도약사회장과 장동석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장이 2일 단일화를 선언했다.
최광훈 前경기도약사회장과 장동석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회장이 2일 단일화를 선언했다.

 

"너에게 反했어" 야권주자의 메인빌런은 김대업 집행부 

야권 주자 3인은 현 집행부의 무능과 그를 타개할 개혁을 출마 사유로 꼽았다. 그들은 김대업 집행부가 △한약사 △성분명 처방 등 고질적인 문제에서부터 최근 △약 배달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등 약사사회 미래를 좌우할 현안에도 미흡한 대응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작년 코로나19 초기 약사회가 공적 마스크 공급을 담당하며 약속받았던 마스크 면세 등이 이뤄지지 않았고, 심야약국 예산배정 및 예방접종센터 약사 추가배치와 같은 약사회원 요구가 묵살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현 집행부의 협상능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이제는 투쟁을 통해 약사 권익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명분이 좌우한 단일화, 결론은 최광훈

야권 3인의 反집행부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대한약사회 기관지 및 주요 언론사들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대업 회장이 1위를 차지하는 결과가 지속되면서 단일화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문제는 야권주자들의 명분이었다.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동문회 내부 경선을 치르며 중대약대를 지지기반으로 출마를 선언한 최광훈 전 경기도약사회장과 약준모, 실천약 등 개혁단체 지지를 얻으며 선거 완주를 단언했던 장동석 약준모 회장, 2018년 직전 회장선거에서 김대업 회장과 단일화를 선택한 바 있던 김종환 전 서울시약사회장 모두 단일화에는 공감했지만 출마를 철회 할 경우 향후 거취를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3인은 최광훈 예비후보를 필두로 한 단일화에 합의했다. 다만 김종환 전 서울시약 회장은 단일화 대신 불출마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

김종환 전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2일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대한약사회 선거관리규정 중 중립의무가 실질적인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김 전 서울시약사회장은 대한약사회 부회장직과 서울시약사회 총회 의장직을 겸하고 있던 상황으로 약사회장 출마를 위해 부회장직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총회 의장직은 규정에 따라 직무대행만을 임명한 채였다. 이것이 선거 출마에는 합당한 조건이었으나 선거 중립의무자로서 다른 후보를 추대하거나 지지하는 행위를 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야권 주자들은 약사사회 집행부 교체라는 대승적 합의를 통해 자체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은 최광훈 예비후보 단일화를 합의했고 장동석 약준모회장 캠프는 최 예비후보 캠프 합류를, 김종환 전 서울시약 회장은 불출마를 선언하게 됐다.

 

Again 2018

앞서 최광훈 예비후보는 제39대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경험이 있다. 당시 상대후보는 김대업 현 39대 회장으로 최 예비후보는 1만1132표(58.3%) 대 7971표(41.7%)라는 다소 큰 격차로 낙선했다.

다만 당시에는 37·38대 회장이었던 조찬휘 약사의 약사회관 신축 관련 전세 우선권, 운영권 가계약 등 불미스런 이슈가 번졌던 만큼, 정치권에서 정당에 버금가는 동문이었다는 이유로 낙선을 예측하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최 예비후보 지지기반이 약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광훈 예비후보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단일화로 확보한 장동석 약준모 회장의 젊은 개혁과 김종환 전 서울시약사회장의 투쟁의지를 녹여내는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를 고민하며 '왜 또?'라는 물음을 맞아야 했다"며 "추락하는 약사들의 권리, 권익 등 여러가지를 여기서 끊지 않으면 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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