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주 "타그리소와 동등한 수준, 국산신약 등장에 의의"
조병철 "렉라자-아미반타맙 병용, 기대할 만한 증거있어"
이정희 "유한양행,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도전 계속할 것"

유한양행의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동일계열 시장에서 선두의 자리에 있는 '타그리소'에 대적할 약물로 꼽혔다. 내성과 뇌 전이 등 기존 치료 한계를 극복할 '미충족 수요의 대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유한양행이 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연 '렉라자'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폐암 진단·연구 전문가들은 이 같이 밝혔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T790M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해당 변이에 높은 선택성을 갖는 경구형 3세대 TKI(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로 지난달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왼쪽부터)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교수, 조병철 연세암센터 교수 (사진제공=유한양행)
(왼쪽부터)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교수, 조병철 연세암센터 교수 (사진제공=유한양행)

이로써 이전에 1/2세대 EGFR TKI로 치료받은 적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로, 전체 폐암의 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EGFR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의 30~40%에서 진단된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GFR 변이 양성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요법으로 '1~3세대 EGFR TKI' 투여가 권고된다. 다만, EGFR TK'를 사용한 환자 50~60%에서 'T790M 돌연변이'로 인한 내성이 발현된다.

타그리소는 3세대 EGFR TKI로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적응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요법에 사용 가능한 최초의 표적항암제가 됐다.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소폐암에 대한 최신 가이드라인과 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발표를 통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소폐암 대부분 환자에서 EGFR TKI 사용 후 1~2년 내 병이 진행된다. 내성 기전과 관계있다"며 "일부 치료제에서 심실빈맥을 유발하는 QT 간격 연장, 좌심실 수축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새 치료옵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기존 3세대 EGFR TKI 1차 치료제 임상에서 아시아인에서의 효능이 비아시아인에 비해 낮아 아시안인을 포함해 한국인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의 효능 검증이 필요했다"고 했다.

안 교수는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마찬가지로 내성과 뇌 전이를 극복할 장점이 있고 EGFR TKI 치료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상 데이터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1/2상 임상을 보면 2년 이상 치료한 환자에 있어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는 기대감이 있다"고 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3세대 EGFR-TKI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렉라자의 기전, 유효성 및 안전성' 발표로 렉라자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소개했다. 조 센터장은 렉라자는 다른 EGFR TKI보다 정상 EGFR과 돌연변이 EGFR을 구별하는 선택성이 우수하고 뇌전이 종양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렉라자의 1/2상인 LASER201(YH25448-201) 임상시험에서 240mg 용량군에 배정된 환자(78명) 중, T790M 돌연변이 양성 환자(76명)에 대한 독립 중앙 검토와 연구자 평가에 따른 객관적 반응률(ORR)은 58%와 72%,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1.0개월 및 13.2개월이었다. 

조 센터장은 "이는 1·2세대 EGFR TKI보다는 월등히 낫고 3세대 EGFR TKI와 유사한 결과"라며 "렉라자는 EGFR T790M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렉라자가 국내 허가를 시작으로 글로벌 임상을 통해 전세계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렉라자 급여 등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제공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흔히 사용하는 1세대 EGFR TKI와 렉사바의 궁합은 잘 맞을 것"이라며 "T790M 환자에 렉라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하지만 타그리소가 렉라자보다 많은 임상데이터를 축적한 만큼, 렉라자도 경쟁력을 키워야 할 상황이다. 이에 조 센터장은 렉라자와 얀센의 아미반타맙과 병용 임상을 진행하면서,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헤드투헤드)할 예정이다.

임상 3상(MARIPOSA, LASER301)은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소폐암 환자 국내 380명, 글로벌 1000여 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목적에서 진행 중이다.

조 센터장은 "렉라자와 아미반타맙 병용임상을 통해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20개월이 넘는지 알아볼 예정이다. 남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임상"이라고 했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에게 '오픈 이노베이션의 정수'로 꼽힌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비임상 직전의 약물을 도입해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비임상과 임상 연구를 해 2018년 글로벌 얀센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은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해내겠다는 유한의 집념, 축적된 임상, 전문성, 인프라를 기반으로 임상 자료를 만들고자한 교수님들의 열정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한양행은 글로벌 혁신신약의 꿈에 계속 도전할 것이다. 유한양행의 자신감은 글로벌 무대에서 대한민국 혁신신약으로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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