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바이오 필두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간 우판권 획득했으나
시장 키우지 못하며 난항… 피부과 주력사만 영업마케팅 지속

만성 중증 손 습진 치료제 '알리톡(성분명 알리트레티노인)' 제네릭들이 지난해 11월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이하 우판권)을 받아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전체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알리톡 시장은 커지지 않았다. 급여를 적용해도 전체 시장은 70~80억원 정도다. 우판권을 받은 제네릭이 12개사 24품목이었는데 처방실적은 피부과 영업·마케팅 주력 6개사 품목만 잡힌다.

'알리톡'은 최소 4주간 강력한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성인의 재발성 만성 중증 손습진에 적응증을 가지며, 특허로 시장을 독점해왔다. 2015년 보험급여가 적용된 이후에는 연평균 18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히트뉴스는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 기준으로 알리톡 등 알레트레티노인 제제 원외처방실적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올 9월까지 1년 여간 변화를 24일 비교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알리톡 물질특허 만료일인 2019년 11월 18일에 맞춰 제네릭을 개발하려 했으나 성분 자체 민감도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성공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동구바이오제약이 특허권리범위확인심판 심결을 얻은 후 생동시험도 마쳐, 지난해 9월 '팜톡연질캡슐' 10mg, 30mg 제품 허가 받았다. 우선판매품목허가권도 얻어 그해 특허 만료한 11월 19일부터 9개월 간 독점 판매하게 됐다. 이후 위탁 제네릭을 늘렸다.

제네릭들은 그해 12월 1일자로 올 11월 30일까지 등재제품의 59.5% 가산 적용, 등재됐다. 준비기간을 거쳐 올 1월 이후 발매됐다. 

손 습진 치료제 '알레트레티노인' 제제 원외처방 실적 (올 1분기까지)
손 습진 치료제 '알레트레티노인' 제제 원외처방 실적 (올 1분기까지)

올 1분기(1~3월) GSK의 '알리톡'은 9억1600만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알리가는 9100만원, 동구바이오 팜톡은 5500만원, 메디카코리아 알티톡이 5300만원이었다. 알리톡은 전기대비(10~12월)대비 40% 가량 처방실적이 감소했다.

2분기(4~6월)에는 알리톡이 9억2800만원, 대웅제약 알리가가 1억1900만원, 동구바이오 팜톡 1억900만원, 메디카코리아 알티톡이 1억500만원 순이었다. 알리가·팜톡·알티톡 제네릭 3품목의 처방실적 합이 알티톡의 33%에 이르는 정도였다.

손 습진 치료제 '알레트레티노인' 제제 원외처방 실적 (올 2, 3분기)
손 습진 치료제 '알레트레티노인' 제제 원외처방 실적 (올 2, 3분기)

이후 3분기(7~9월) 알리톡 12억7200만원, 동구바이오 팜톡 1억7200만원, 메디카코리아 알리톡 1억6800만원, 대웅제약 알리가가 1억3500만원, 코오롱제약 알리손이 67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알리톡의 처방실적이 전기대비(4~6월)보다 29.1% 올랐다. 

알리톡은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올 3분기(7~9월)까지 1년 간 47억2500만원의 처방실적을 거둬 2017년 74억원, 2018년 65억원보다 27% 줄었다. 알리톡 처방은 제네릭으로 일부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톡이 10mg 4357원, 30mg 8715원이고, 제네릭이 10mg 3703원, 30mg 7408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던 영향도 있다.

다만 알리톡 제네릭이 우판권 작동 시기보다 출시가 늦었고,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특히 ▲동구바이오제약 ▲메디카코리아 ▲대웅제약 등 이외 품목은 매출이 집계되지도 않아 "시장에서 제네릭이 선전했다"고 볼 수 없다.

100억원이 채 안 되는 시장이라 10개사 이상 경쟁하기에는 과하고, 피부과 영업망 있는 회사만 시판할 수 있어 "시장성은 더 지켜봐야 한다"로 풀이된다. 

알리톡 연질캡슐30mg
알리톡 연질캡슐30mg

이와 함께 12월 1일자로 알리톡과 알리톡 제네릭 약가가 동일해져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 또한 콜마파마는 제네릭사 중 유일하게 동구바이오제약 위탁제네릭이 아닌, '알티논'을 지난 4월 허가받고 약가도 등재받아 시장판세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시장이 더 커지지 않아, 제네릭사들이 병·의원을 공략하며 각축전을 벌일 수도 있다. 지난 2018년 9월 GSK는 대웅제약으로부터 알리톡 판권을 가져갔다. 대웅제약은 2013년부터 6년여 간 판매한 경험을 '알리가'에 활용하고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알리톡' 특허를 우회한 주역으로 위탁제네릭을 늘려 영향력을 키워보려는 판단이었다. JW신약은 올 2월 한국유니온제약으로부터 '유니톡' 판권을 계약맺고 시판하고 있다. 이달 19일 병·의원 의료진 대상의 웹 심포지엄을 열며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제네릭사 관계자는 "지켜봐야겠지만 만성 중증 손 습진제 시장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비급여 처방 될 때는 6~7억원에 그쳤으나, 급여로 변경되며 이만큼 커진 것"이라며 "제네릭사가 계속 시판하며 질환 치료 지견을 알린다면, 시장 파이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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