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마치고 연내 품목허가 신청...내년 중기 시장 출시할 듯

도네페질 성분 치매 패치제 개발 선두기업인 '아이큐어와 셀트리온 연합군'이 내년 국내 시장 출시를 목표로 질주하고 있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도네페질 패치제 임상 3상 결과 발표와 품목허가 신청을 연내 추진한다. 지난 7월 모든 임상 피험자 투약이 종료, 결과보고서 작성 중인데 따른 상황이다.

3상은 경증 및 중등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대상으로 6개월 간 복약 시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임상이었다. 아이큐어는 허가 신청을 위한 목표에 달성했다고 판단, 마무리 과정을 진행 중이다. 

도네페질은 치매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성분이다. 지난 2016년 IMS데이터에 따른 알츠하이머 치매 국내 치료제 시장은 1628억원, 이중 도네페질의 국내 시장 규모는 1199억원으로 전체의 73.6%였다. 2018년에는 1800억원으로, 최근 4년간 13%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으며 내년에는 시장규모가 25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왼쪽부터) 셀트리온, 아이큐어 로고
(왼쪽부터) 셀트리온, 아이큐어 로고

아이큐어는 지난 2008년 개발에 착수, 2013년 1상에 돌입했으며 셀트리온과 2017년 6월 국내 공동판권 계약을 맺고 4개국 약 400여 명 피험자 대상 공동 3상을 진행해왔다. 이때 아이큐어는 셀트리온에게 임상환자, 연구개발 비용 등을 지원받았었다.

식약처는 두 회사 제품이 '새 투여경로의 자료제출의약품'으로 적합한지 검토 후 허가 할 방침이다. 허가를 언제받게 될 지 업체도 모르지만, 양사는 내년 중순께 노인성 뇌질환 등 치매 치료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치매 패치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바티스가 지난 2007년 리바스티그민 치매 패치제 '엑셀론' 개발에 성공, 국내 제약사들도 제네릭을 확보한 바 있다. 실제로 리바스티그민 패치제는 경구제 시장 점유를 90% 이상 뺏기도 했다. 그러나 도네페질에 비하면 리바스티그민 국내·외 시장이 전체의 10%대에 그친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노바티스 엑셀론패치
노바티스 엑셀론패치

도네페질 제제는 경구제밖에 없었고 에자이가 개발한 '아리셉트'가 오리지널이다. 하루 2회 복용해야 하는데 대부분 치매환자라 다약제 복용자거나 망각증상이 심해, 편의성 증대된 새 제형의 약물이 필요했다. 아이큐어의 패치제는 기존 경구제에 비해 주 2회 부착으로 순응도, 편의성이 개선됐다.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대웅제약도 패치 개발 임상에 돌입

아이큐어가 개발에 고삐를 죌때 뒤따라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대웅제약도 패치 개발 임상에 돌입했다. 이 회사들 모두 올 상반기까지 건강한 성인 대상으로 패치 후보물질과 아리셉트 투여 시 약동학적 특성 및 안전성·내약성을 비교하기 위한 1상을 승인받고 진행 중이다.

보령제약은 바이오벤처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제조기술을 적용, 2016년부터 공동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약물을 머리카락보다 얇은 굵기의 바늘에 체내 용해, 전달하는 체계다. 피부 내에서 용해돼 전달률은 높고, 짧은 부착 시간과 작은 부착 면적으로 기존 패치제보다 피부자극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도네페질 제제가 분자구조적으로 피부에 투과하기 어려운 데다 하루 1일 10mg을 복용하고 있었고, 제제 안정성도 비교적 낮다. 1상을 마치고 3상에 진입하기까지 순탄치 않다. 진입하더라도 경구제 복용환자를 패치제 투약 임상에 참여하도록 모집하는 시간이 소요된다. 

아이큐어는 제법특허 두 건을 2028년, 2035년까지 가지고 있어 현재 제네릭을 출시하기도 어렵다. 난이도 높은 연구인 데다 오리지널사인 에자이도 패치제 개발에 쓴 맛을 봤던 만큼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등이 극복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식약처의 도네페질 패치제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도네페질 혈중 약동학 평가변수 (AUC, Cmax 등)와 임상적 평가변수 간 상관관계가 입증되고, 경피흡수제와 경구제 간 반복투여시 항정상태에서 생물학적동등성이 입증되면 3상을 생략하고 1상만으로 조건부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희망적이다. 

아이큐어가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면 사업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제제 개발에 후발자들도 공들여왔기 때문. 첫 진입자가 어디일 지에 대해서는 기대받을 전망이다. 패치제의 편의성과 순응도가 경구제 시장 점유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최근 히트뉴스를 만나 "기존 도네페질 시장 약 1800억원을 패치제가 2년 내 50% 이상 바꾼다면, 900억원에서 12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약효와 시장성을 토대로 패치제를 십분 활용, 리바스티그민 패치제 출시 때보다 더 빠르게 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치매치료 신약이 나올 수 있는 등 상황은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하지만 자사 도네페질 패치의 임상 결과는 품목허가를 받기까지 걱정될 부분이 없다. 기대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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