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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말하는 '독감백신 사망이슈'

"우리나라 일별 자연사 인원은 사고사와 자살을 제외하더라도, 하루에 600명이 넘는다. (이런 이유로) 백신 접종 시기가 되면, 백신 접종은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항상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독감백신 접종과 사망과 관련한) 인과관계에 대해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빠른 결론을 내기 어렵다."

김종헌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예방의학 전공)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최근 언론에 독감 예방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속속 보도되면서, 독감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2일 기준, 정부가 발표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총 25건입니다. 현재까지 사망자들이 맞은 백신은 모두 앞서 상온 노출이나 백색 침전물이 나온 회수 대상 제품은 아닙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22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독감백신 품질 이슈는 없고, 사망과 독감백신의 인과관계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관련해 정 청장의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까지 독감백신은 총 56만명 접종했고, 대부분 안전하게 접종을 마쳤습니다. 독감백신의 품질 이슈는 없습니다. (독감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 중)아나필락시스 배제 가 어렵다고 했던 2명도 확인해보니, 독감백신으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분 중) 1명은 질식사, 또 다른 한명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보호자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이의경 식품의약안전처 처장 역시 같은 날 종합감사에서 독감백신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해 이 처장은 국정감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식약처는 백신 제조 생산부터 품질관리까지 모든 공정을 아주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유정란 생산시설 역시 철저하게 검사하며 전체가 무균상태로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거칩니다. 2중, 3중으로 관리하고 있고, 이 기준은 국제 표준과 견줘도 손색이 없습니다. 오히려 해외에서 우리나라에 검정을 맡길 정도로 품질관리 수준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독감백신 한 로트(한번 제조공정 제조단위)에 약 15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으며, 유정란 약 20만개 정도가 필요합니다. 유정란을 활용해 바이러스를 접종한 뒤, 배양 과정을 거쳐 바이러스를 모읍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약간의 감염 위험은 있지만, 이 과정 이후 '철저한' 바이러스 불활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백신 연구자와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감염력이 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포르말린 등 불활화 시킬 수 있는 물질(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물질)을 이용해 불활화 시킵니다. 독감백신에서 안전성 우려가 가장 큰 부분이 '감염력'인데, 제조공정 자체가 바이러스의 독성, 감염력을 없애는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런 제조 공정 덕분에)독감백신 부작용은 몇십년 동안 전세계에서 사용됐어도, 특별히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중대한 이상반응은 입원, 사망 등을 뜻합니다.

실제로 2013년 수행된 미국의 백신 안전 데이터링크(VSD)를 활용한 연구에 의하면 인구집단 전체에서 백신 접종 이후 일주일 이내 사망률은 백신접종 10만회당 약 6명 정도입니다. 특히 65-74세 인구집단은 백신접종 10만회당 약 11.3명이며, 75-84세는 10만회당 약 23.2명입니다. 

이는 백신 접종 후의 사망은 자연스럽게 보고되는 일이며, 고연령층의 사망률은 이미 매우 높기 때문에, 현재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사망 보고에 대한 언론보도가 전수감시에 가깝다해도, 이례적인 수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연구자의 말대로 국내에서 큰 규모로 독감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GC녹십자는 독감백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인백팜'이라는 유정란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계장 내 차단방역은 물론 세계보건기구(WHO) 기준과 국내 생물학적제제 기준에 따른 유정란을 생산해서 독감백신용으로 화순공장에 바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의 SNS에 게재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사망에 대한 우려와 과학적 이해' 내용 중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잠정 결과 분석'에 대한 내용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질병관리청 역학조사 잠정 결과 분석

위 표는 2020년 10월 21일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잠정 역학조사의 결과이다. 발생가능한 부작용 가능성을 시나리오 별로 살펴보자.

(1) 제조공정상의 문제

만약 제조공정상의 문제가 있다면 부작용이 발생한 백신의 종류가 한가지 종류이거나, 한가지 종류 안에서도 동일 제조번호를 가져야한다. 그러나 현재 조사결과 사망사례가 보고된 백신의 제조사와 제조번호가 다르고, 다양한 백신회사의 제품에서 접종 후 사망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조공정상의 문제일 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2) 백신 대량운송과정에서의 문제

무료 백신 대량운송과정에서 변질, 훼손이 있다면 지역적 유사성이 나타나야한다. 백신 운반은 지역별로 냉장차량을 통해서 이루어지므로 접종후 사망사례에서 지역성이 관찰되어야한다. 즉 동일 지역에서 유사한 사례가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보고된 사례가 지역적으로 넓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운송과정의 문제를 배제할 수 있다.

(3) 백신 소규모 운송, 보관에서의 문제

백신을 소규모 운송하거나 보관하는 과정에서 냉장고 오류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우 동일 의료기관 내 접종환자들에서 경증부작용이나 유사사례가 발견되어야 한다. 하지만 의료기관 내 집단 부작용 발생은 보고되고 있지 않다.

(4) 백신 자체의 부작용

대표적인 백신의 부작용은 아나필락시스, 길랑바레증후군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아나필락시스는 접종 후 매우 단시간 내에 일어나야 한다. 현재 보고된 사례는 아나필락시스라고 보기에 너무 시간이 길다.

- 길랑바레증후군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이다. 그러나 대부분 반나절에서 몇주 사이의 기간을 두고 근육 무력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증상의 진행을 관찰할 수 있다. 현재 사례들은 급성 사망으로 보이며 그런 증상에 대한 보고는 없다.

따라서 역학조사 결과만으로는 백신접종과 사망사이의 인과관계는 낮은 것으로 추론함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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