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랩스, 복지부 국감 속기록 빅데이터 분석

지난달 진행된 21대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새로 등장한 키워드는 '코로나'와 '백신' 이었고, 상승 키워드는 '병원' 그리고 '지역'이었다. 

20대 국감에서 빈번하게 언급된 '저출산'이라는 단어는 올해 언급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정책컨설팅그룹 크라운랩스(대표 박준태)는 9일 2020년도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포함) 국정감사 속기록 등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은 Python과 R을 통해 실시했으며 속기록에서 확인된 의원들의 질의내용 중 명사만을 추출하고 유의미한 명사에 대한 빈도를 확인했다. 

아울러 올해 국정감사 키워드 비교를 위한 기준점으로 작년 복지부 국정감사 속기록의 키워드 빈도 분석결과도 함께 제시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독감백신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보건의료 이슈로 인해 국정감사의 담론도 복지 분야보다는 보건의료 분야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에는 빈번하게 언급된 ‘저출산’(104회 → 23회) 키워드가 올해에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백신, 코로나, 의료 키워드는 같아도 여야 입장은 달라

여야 간 집중적으로 언급한 키워드의 상대적 빈도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보였다. 

여야 간 위원 수 차이를 고려해 언급횟수를 보정한 후 키워드 빈도 차이를 살펴보면, 여당은 야당에 비해 ‘지역’(71회 대 38회), ‘장애인’(44회 대 32회), ‘의사’(113회 대 54회) 키워드를 더 언급했다. 

야당의 경우, 여당에 비해 ‘백신’(156회 대 36회), ‘방역’(86회 대 28회), ‘아동’(70회 대 27회)에 대한 언급빈도가 높았다. 

또한, 여당 의원들의 질의내용 중 ‘자살’(51회)이라는 키워드가 예상외로 빈도가 높았던 키워드로 등장했다. ‘자살’ 키워드의 빈번한 등장은 여성 및 노인자살률, 자살예방센터 등의 이슈에 대한 질의와 연관(남인순, 인재근, 정춘숙 의원 등)된 것으로 해석된다. 

단어의 관계와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텍스트 연결망 분석(text network analysis)을 실시했다. 같은 단어라고 해도 여당과 야당 간의 공방이 벌어지는 국정감사의 특성상 다른 맥락에서 언급되었을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의 주요 키워드인 ‘백신’, ‘코로나’, ‘의료’ 키워드와 함께 빈번하게 언급된 연관 키워드 분석결과, 여야 간에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백신' 키워드를 언급하는 데 있어 여당은 ‘안전’, ‘관리’를 함께 언급하며 독감백신의 안전성과 관리 문제에 집중한 반면, 야당은 ‘콜드’, ‘체인’, ‘유통’을 언급하며 콜드체인 관리를 포함한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코로나'와 함께 등장한 연관 키워드에 있어서도 여야 간의 입장 차가 확인되었다. 여당은 ‘공공’, ‘의료’ 키워드를 코로나와 함께 언급하며 코로나19 이슈를 공공의료 이슈와 연계한 반면, 야당은 ‘방역’, ‘백신’, ‘확보’ 등의 키워드를 언급하며 정부의 방역정책을 비판함과 동시에 백신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료'가 키워드인 경우 여당과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서 공통으로 ‘공공’이라는 연관 키워드가 빈번하게 언급됐다. 

여당은 공공의료 집중, 야당은 정부 비판에 방점

이는 정부의 핵심 정책의제인 공공의료를 중심으로 여야 간의 공방이 오고 간 것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여당 질의에서는 ‘의사’가 주요한 연관키워드로 등장했는데, 이는 의료계 집단휴진과 이에 따른 후속조치(국시 문제, 의사 면허 취소요건 완화, 의료인 불법행위 등)에 대해 여당 측 질의가 집중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를 맡은 크라운랩스 이호준 박사는 “보건의료와 관련한 주요 키워드를 정당별로 비교·분석한 결과 ‘정책과제 완수’ 라는 여당의 목표와 ‘정부 정책실패 강조’ 라는 야당의 목표가 선명하게 부각된 국정감사였다"고 분석했다. 

이 박사는 "여당은 문재인케어, 공공의료에 대한 정책과제 완수 의지를 드러내며 의료계 개혁을 주장했고, 야당은 건강보험 재정난, 백신사고 등을 지적하며 정부의 정책오류를 강조했다"며 "여야 간의 입장차는 내년 보궐선거와 2022년 대통령선거까지 이어지면서 국회 보건복지위 내 여야 간 정책우월성을 두고 경쟁하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크라운랩스는 지난 2017년 정책컨설팅을 표방하며 출범한 전문가그룹이다. 변호사, 행정사, Ph.D 등 자격사들이 규제에 특화된 정책컨설팅을 제공하며,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로 국내대기업, 글로벌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일하며, 최근에는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의원실, 정당 등과 협업과제를 수행하는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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