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구두 발표로 리보세라닙 2차 치료제에 대한 3상 발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임상 결과"
"기존 간암 치료제인 카보잔티닙 대비 차별성 확보는 숙제"

 리보세라닙 간암 3상 결과의 의미 

 

“이번에 발표된 임상 데이터는 아주 좋은 결과입니다.”

“기존 치료제와 (무작위직접 비교임상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기존 간암 치료제 대비 유의미한 데이터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또 중국에서 발표된 임상 데이터 모두를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중국 규제당국은) 세부 임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자국에서 개발한 물질에 대한 승인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걸러서(filtering)볼 필요도 있습니다.”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의 간암 2차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두고 국내에서 임상 자문을 맡고 있는 관계자는 이 같은 평을 내놓았습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각 기준) 리보세라닙의 간암 2차 치료제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virtual scientific program)에서 구두로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3상 결과를 살펴보면, 1차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중앙값(mOS)은 8.7개월로 대조군 6.8개월에 비해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HR: 0.785) 또 2차 평가지표 인 무진행생존기간중앙값(mPFS)은 4.5개월로 대조군 1.9개월대비 유의미하게 길게 나왔습니다. 객관적반응률(ORR)도 10.7%로 대조군(1.5%)과 9.2%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복환 에이치엘비 바이오 총괄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ASCO에서 리보세라닙에 관한 임상결과가 발표되고 그 중 2건의 임상결과와 진행사항이 구두발표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리보세라닙의 가치를 또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신약승인과 적응증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전 총괄사장이 의미있다고 언급한 에이치엘비 3상 결과는 어느 정도 주목할 만한 결과일까요?

우선 리보세라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을 받는다면, 동일하게 간세포암 2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경쟁약물은 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입니다. 카보잔티닙은 지난 2018년 11일 유럽에서 간세포암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 1월 미국, 지난해 10월 국내에서도 같은 적응증을 획득했습니다.

승인의 근거가 된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mOS는 카보잔티닙군 10.2개월 위약군 8개월이었습니다. 이전 소라페닙 치료만 받았던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카보잔티닙군 11.3개월, 위약군은 7.2개월이었다. mPFS는 5.2개월로 위약 1.9개월 보다 유의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두 임상시험 자체가 환자수, 시간 등 모든 다른 조건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데이터의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서 승인된 약제보다 차별환 된 임상 데이터를 내놓지 못 하면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관련해 글로벌 항암제 임상 경험을 가진 연구자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치료제의) 승인과 기존의 상용화 된 약제와 일치된 비교(matched comparison)에서 유의성을 비교해서 나오는 p 값(p value)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부수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ASCO 포스터 발표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이 연구자는 "ASCO에서 구두 발표로 선정된 것은 약물의 가치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습니다.

정리해 보면, 이번 에이치엘비의 간세포암에 대한 3상 결과는 재발한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데이터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경쟁약물로 꼽히는 카보잔티닙의 mOS 약 11개월, mPFS 5개월 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인상적인 수치는 아닙니다.

또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간세포암에 대해서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PD-1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임상도 진행중입니다. 캄렐리주맙은 지난 3월 중국에서 간암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습니다. 병용 임상 최종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병용임상은 승인된 약제(캄렐리주맙)의 효능과 어떻게 분리해서 독립변수로서 효능을 입증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자칫 (리보세라닙이 아닌) 캄렐리주맙의 효과만 입증하는 임상 디자인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기전적으로 PD-1 항체인 캄렐리주맙과 신생혈관 억제 기전을 가진 리보세라닙이 상승 작용을 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