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건약 정책기획팀장이 말하는 공공제약사란
이동근 건약 정책기획팀장이 말하는 공공제약사란
  • 김경애 기자
  • 승인 2020.03.24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의료 확충 촉구 기자회견서 주장
"민간제약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공익을 위한 게 아냐"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이동근 정책기획팀장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공제약사를 설립해야 한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이동근 정책기획팀장은 24일 오전 무상의료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재발 방지를 위한 공공의료 확충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백신은 감염병의 자연소멸 가능성 등 위험 요소로 이윤창출·비용회수 전망이 불투명해 민간 제약사들이 생산·공급을 꺼리는 분야지만, 코로나19 사태 종식은 사실상 치료제·백신 공급에 달려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반의약품마저 수출이 규제된 상황에서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필수의약품 수급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와 감염병 외 공중보건상 필요성이 큰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기 위한 공공제약사 설립이 대두됐다. 

이 팀장은 공공제약사를 통해 개발된 백신·의약품이특허 문제로 난항을 겪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강제실시를 국회에서 결의한 칠레 선례를 따를 필요가 있다"며 "강제실시 제한 규정을 완화해 이윤 논리보다도 국민 생명·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이동근 정책기획팀장과 진행한 단박 인터뷰 요약.

공공제약사 설립을 주장하게 된 배경은?

"의약품은 제약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의 목적에 따라 개발·생산되는 것이 가장 주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윤 추구 과정에서 신종 감염병에 대응할 백신·치료제나 필수의약품 개발·공급이 간과돼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미국·영국·네덜란드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이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규모의 제약사들이 없다 보니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것에만 그간 굉장히 몰입됐었고, 공공화와 환자 접근성 위주의 고민은 저조했다.

이것이 바로 공공제약사 이슈가 나온 배경이다. 최도원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의약품 253개가 생산 중단됐는데, 여기에 대안이 될만한 의약품은 거의 없었다. 이 중 23개는 필수의약품이자 대안이 아예 불가능한 의약품인데도 생산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의약품은 공공이 직접 주도해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그 공공 수단의 하나가 공공제약사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존 기관이나 시설을 활용할 방안이 있지 않을까? 

"현재 국내에 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있는데, 이 센터는 필수의약품을 주도적으로 생산·공급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몇십년간 민간제약사를 통해 의약품을 공급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분명히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에서 투자도 해보고 희귀필수의약품센터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적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제약사들이 이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제약사가 개발을 주도해서 의약품을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의약품의 생산·공급이 좀 더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공공제약사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민간제약사 개발에는 부정적 의견이 많다. 현재 많은 제약사에서 주식·투자 또는 또다른 이윤 목적으로 치료제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하는데, 전임상을 마치 성공한마냥 홍보하고 있다. 사실 전임상에서 성과를 이룬 건 아무 의미가 없다. 마치 곧 있으면 개발될 것처럼 또는 임상에 돌입할 것처럼 홍보하는 것 자체가 이윤 목적이다. 이는 공익을 위한 생산 개발이 아니다."

공공제약사의 역할은?

"치료제·백신이 민간제약사를 통해 개발되더라도 사실상 팬데믹 상황에서 수급·공급 자체는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것이다. 결국 특허권에 대한 강제실시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제실시를 위해서는 제약사와 생산시설이 필요한데, 여기에 공공제약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럴듯한 코로나19로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램데시비르'가 언급되고 있다. 램데시비르의 경우 특허권을 강제 실시하더라도 극저온 합성을 위한 여러 설비와 폭발물에 대한 안전장치 등이 필요하다. 좀 더 특별한 설비가 필요한데, 민간제약사에 그런 설비를 요구 할수는 없다. 특허권 강제실시를 위해서는 공공제약사가 보유한 생산설비가 있어야 하며, 그 생산설비를 통해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구체적 실행 방안이 있는지

"공공제약사는 절대 화두가 아니다. 현재 닥친 코로나19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다. 첫 단계는 특허권이 강제 실시될 수 있도록 국회가 노력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생산설비를 마련하기 위한 공공 생산 인프라의 활용이다. 현재 대구경북·오송첨단의료복합첨복단지 등 여러 공공 생산시설들이 존재하는데, 그런 걸 충분히 이용할 필요가 있다. 만일 부족한 설비가 있다면 그걸 공공이 다시 투자해 충분한 시설을 만들 수 있다. 시설 투자 비용은 국회에서 예산을 마련한 뒤 국회·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 시민사회에서도 거기에 목소리를 내고 여론을 만들 것이다."

이후 계획은?

"이미 총선 정책 제안서를 정당별로 다 뿌렸고, 오는 4월 2일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 답변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우리 목소리가 해당 정당의 인식 또는 총선이나 21대 국회에 어떻게 반영될지 충분히 알리겠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공공의료 확충 기자회견문

공공의료기관 최소 30%로 확충=코로나19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올 겨울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공공의료기관 확충은 당장 생존의 요구다. 국회가 나서서 공공병상을 최소 30% 수준으로 반드시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당 혹은 권역별로 지역 거점 공공병원을 매입·확충해야 한다. 대전·광주·울산·서부경남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하고, 청도대남병원·부산침례병원을 매입하면서, 대구동산병원을 공공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몇몇 정당은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음압병상 확충을 감염병 대응 정책으로 내세우지만, 공공병원 확충이 빠지면 이런 약속도 의미를 갖기 어렵다. 감염병전문병원을 민간병원에 맡길 경우 아주대 외상센터의 전철을 밟게 된다. 음압병상도 공공병원 확충이 전제돼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의사·간호사 공공인프라로 확충=정부가 공공의료 인프라로 공공의료기관에서 공적 역할을 수행할 의사·간호사를 확보해야 한다. 국공립 의대·간호대 학생 중 30%를 지역출신 국가장학생으로 선발해 졸업 후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 또 공공의과대학 설립법안을 통과시켜 무상으로 교육하고, 공공의료기관에 의무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숙련 간호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병원 노동조건 개선으로 이직률을 낮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법률로 환자당 간호인력 적정기준을 강제해야 한다.

상병수당(질병수당) 도입=아파도 쉴 수 없는 한국 노동조건으로 감염병 차단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상병수당이 존재하지 않아 입원하면 소득이 끊겨 생계가 어려운 나라다. OECD 국가 대부분은 치료 시 건강보험에서 당연히 소득보장을 하고 있다. 한국도 즉시 상병수당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급휴가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이 아니더라도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외국처럼 코로나19 기간 중 해고도 금지해야 한다. 정리해고가 손쉽다면 상병수당이나 유급휴가 모두 의미를 갖지 못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감소·중단으로 의료 이용을 하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의료비 본인부담금도 대폭 경감해야 한다. 국가 재난기간 중이라도 최소 이런 제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건강보험료 부담도 전액 국고로 경감해야 한다.

의료공공성 강화=코로나19 백신·치료제와 공중보건상 필요성이 큰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공제약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 외 국회는 건강보험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은 보장성이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국회는 국고지원 한시 규정을 폐지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주치의제를 도입해 의료전달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

공공의료를 붕괴시킬 의료민영화 정책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와중에 내놓은 총선공약에서도 공공의료 강화는 전무한 반면, 혁신성장을 첫 번째로 내세웠다. 혁신성장의 세 축 중 하나는 보건의료 규제완화와 의료민영화다. 국회는 병원 영리화, 민간병원·보험 활성화, 의약품·의료기기 안전규제 파괴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