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개발해 1989년 3월 등록..."사회적 의미 큰 임상에 보람 느껴"

회사 앞에서 동을원 고문(사진제공=동을원 고문)
회사 앞에서 동을원 고문(사진제공=동을원 고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에리슨제약 말라리아치료제 옥시크로린정(하이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효과를 확인하려는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자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식약처 허가 대장에 따르면 제일 먼저 신고 등록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 의약품은 1989년 3월 28일자 에리슨제약 옥시크로린정100mg으로 이는 한국 말라리아치료제의 오리진이다. 1991년 200mg, 의약분업 이후 2016년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거쳐 생산한 150mg, 300mg, 400mg도 에리슨제약의 이름으로 허가 등록돼 있다.

그런데, 2010년 11월 창업한 에리슨제약은 어떻게 회사 나이보다 훨씬 오래된 '독일 바이엘의 1934년생 말라리아치료제'를 코로나19 시절에 내놓을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2인치 더 넓고, 2마일 더 깊게'라는 연구개발 철학을 지닌 제약인있어 가능했다. 
 
이 약들은 에리슨제약 공동창업자로 10년간 대표를 맡아오다 올해부터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을원 약사(66)가 오랜 세월 관리하며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워온 것들이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동 고문은 한국 말라리아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의 어머니'라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숙명여대 약학대학을 1976년 졸업한 동 고문은 1983년  명문제약 창립 멤버로 들어가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중 이 약을 개발해 1989년 3월 신고 등록했다. 명문제약은 이를 제조 생산해 경품약품을 통해 판매했었다.

동 고문은 2001년 명문제약을 퇴사한 뒤 일성신약 개발 마케팅 상무(2001-2005), 듀파마컨설팅 대표(2006), 2007년 11월부터 코오롱제약 제품개발본부장 등 커리어를 쌓다가 2010년 에리슨제약을 세울 때 잊지 않고 이 약을 데려왔다. 2010년 58세 나이로 동료들과 에리슨제약을 창업하며 허가권을 가져와 당의정을 필름코팅정으로 발전시키고,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쳐 여러 용량의 제품들을 출시했다.

이 약은 말라리아치료제보다 류마티스관절염, 유년성 류마티스 관절염, 원판성 및 전신홍반루푸스, 광과민성 피부질환에 더 유용하게 쓰인다. 한국에서 말라리아 유병률이 낮기 때문이다.

동 고문은 히트뉴스와 통화에서 "코비드19로 사회적 걱정이 많은데 이 약이 위안을 줄 수 있다고 하니 참 오랫동안 관리하고 길러온 입장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큰 회사가 되고 쉽지 않다. 심혈관계질환에 특화된 전문회사가 되려한다"고 창업 당시 밝혔던 동 고문의 뜻대로 에리슨제약은 차근차근 전문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2019년  베타차단제와 스타틴의 복합제 '네비로스타정(성분명 네비보롤/로수바스타틴) 출시가 대표적이다.

네비로스타정은 세계 첫 3세대 베타차단제 계열의 네비보롤과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복합제로 고혈압 또는 심부전을 가진 환자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할 경우 동시에 투여해야 하는 환자에게 1일 1회 1정 복용으로 환자의 복약편의성을 개선했다.

비상장 제약회사라서 말라리아치료제 임상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동 고문은 "이번 임상시험이 잘돼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기쁨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