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로 친숙한 코로나바이러스...재조합 과정으로 ‘코로나19’로
일부 플랫폼 이용 백신은 비상시 1-2년내 소규모 투여 가능
칼레트라 등 일부 치료제 아직 정확한 MOA 규명 없어
의료진, KF 마스크 좋지만 천 마스크도 이용 가능해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 27명이 나왔습니다. 이후 이 질환은 중국을 넘어 대한민국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25일 16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977명입니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 수가 늘어나자, 코로나 19(COVID-19)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당장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처럼 말하는 보도부터 마스크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히트뉴스는 과학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언론보도, 질병관리본부 발표 내용을 토대로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규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백신 개발현황 및 오프라벨 치료제 수급 현황 ▲마스크 수급 안정화와 사용법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도대체 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식 명칭은 ‘SARS-CoV-2’, 감염증은 'COVID-19'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전적 재조합 과정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진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치명적인 증상을 야기한 것이죠. 물론 유전자 재조합 과정은 특정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생한 것입니다. 이름 그대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아직 과학적으로 규명된 사실이 많지는 않습니다. 현 상황에서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 다음과 같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 ①세포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스스로 복제한다. ②세포 밖으로 이동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  ③세포 안에서 복제된 바이러스는 세포 밖으로 튀어나오면서 다른 세포를 또 감염시킨다. [출처=서울대학병원 감염내과]

일단 기존 코로나바이러스가 재조합 현상을 거쳐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나오리란 예측은 이미 과학계에서 나오긴 했습니다. 다만 어떤 형태(유전자 재조합 양상)로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유전자 재조합 능력이 뛰어납니다. 코로나 19 외에도 또 다른 신종 코로나가 나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임상적으로 밝혀진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 19는 감염된 세포를 죽이고, 해당 신체기관이 제대로 된 기능을 못 하게 합니다. 여기에 면역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면 폐에 염증이 생기고, 급성폐렴으로 이어진다는 게 지금까지 밝혀진 임상 결과입니다. 현재 사망자 대부분은 급성폐렴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밖에 코로나 19는 상기도(입, 코 등)에서 감염돼 아래로 내려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역시 확정해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모형[출처=위키백과]

사실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가 유전자재조합을 거치기 전)는 우리에게 꽤 친숙한 바이러스입니다. 2002년 사스 이전 코로나바이러스는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요. 보통 우리가 앓는 감기의 5-30%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비단 중국 박쥐뿐만 아니라 한국 박쥐에서도 발견됩니다. 개발 행위로 인간과 박쥐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국경 간 이동도 자유로워진 현 시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막을 수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백신개발 전문가 “간소화 절차로 6개월 이내 1상 진입 가능”

코로나 19의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소식이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자극적이고 확정적인 기사 제목만 보면 당장이라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될 것처럼 보이지만, 의약품 개발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긴 쉽지 않습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위해선 8-10년이 걸립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동물실험(전임상)을 거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을 거치기까지 걸리는 기간입니다.

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19의 엔데믹(endemic)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엔데믹은 계절성 독감(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원인)처럼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뜻합니다. 지속적인 연구를 거쳐 엔데믹이 확정되면,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더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제 기관과 일부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협력기구인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협력을 맺고 백신 개발을 위한 재정과 기술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협조로 백신개발 시 6개월 안에 1상 진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차장(박사)은 SNS를 통해 “FDA는 DNA 백신 등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에 한해 독성 테스트를 면제해 주기 때문에 6개월 안에 1상 진입이 가능하다”며 “1상은 보통 20명 정도라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2상과 3상을 효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상까지 개발함에 있어 관계기관의 적극 협조가 있다면, 백신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몇몇 플랫폼을 이용한 백신은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1-2년여안에 비상시 사용 가능한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송 박사가 언급하는 플랫폼을 이용한 백신 개발 전략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 걸까요? 백신 플랫폼은 기존 개발 전략보다 한 템포 앞서 미리 감염병에 대비하자는 전략인데요. 쉽게 말해 잠재적인 감염병에 대비해 미리 백신을 만들어, 임상 2상까지 완료해 놓자는 전략입니다.

임상 2상까지 마친 의약품은 안전성이 어느정도 확보됐다고 판단되는데요. 감염병 발생지에서 3상을 진행해 효능 검증을 마쳐 개발을 완료하자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2013년에 아프리카에서 유행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은 이런 방식으로 현지에서 3상을 거친 뒤 지난해 말 승인됐습니다.

에이즈 치료제 7944명분, 말라리아 치료제 38만명분의 물량 확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치료제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국내에서 코로나 19를 위해 쓰이고 있는 약제로는 HIV 치료제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입니다. 여기에 지난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으로부터 신종 인플루엔자(신종 플루) 치료제 아비간(파빌라비르)의 수입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식약처는 지난 13일 칼레트라 7944명분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8만명분의 국내 재고를 파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수입 특례를 적용해 아비간이 국내에 도입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이밖에 정부는 중증 환자와 소아 환자를 위한 칼레트라 시럽제로 추가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칼레트라의 경우 한국애브비가 국내에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치료제의 경우 특허가 만료돼 한국피엠지제약, 에리슨제약, 명인제약, 한림제약, 비씨월드제약 등 국내 제약사에서 제네릭이 출시된 상태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제는 아직 코로나 19를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코로나 19의 기본 치료법은 수분과 영양공급 등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적 요법이 기본입니다.

임승관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장은 24일 JTBC <뉴스룸>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19는 완치라는 용어보다 치료 종결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며 “환자 대부분은 특별한 항바이러스제 없이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대증적 치료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증상 조절만으로 호전 상태에 이르렀고, 일부 환자는 칼레트라와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했다. 하지만 환자의 호전이 약물의 효과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대증적 치료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마스크 수급 안정화 힘쓰는 식약처…전문가 “천 마스크도 충분해”

식약처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을 해결하고자 마스크 수급 안정화 추가조치를 담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2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마스크 생산업자는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을 공적판매처로 신속하게 출고해야 합니다. 공적판매처는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및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및 중소기업유통센터, 기타 식약처장이 정하는 판매처를 의미합니다. 다만, 마스크 생산업자가 경영상의 이유나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수출물량 등을 변경할 경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식약처장의 사전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 사이에서는 KF94 혹은 KF80 외에도 방한용 천 마스크 역시 사용해도 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가 마스크 수급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 사이에서는 KF94 혹은 KF80 외에도 방한용 천 마스크 역시 사용해도 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KF는 코리아필터(Korea Filter)를 뜻하는데요. KF94는 평균 0.4㎛(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KF80은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 일반 시민이 코로나 19 감염 방지를 위해 의료용 마스크 KF94를 착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KF94 마스크는 다량의 바이러스 노출 환경에 놓인 의료인에게 필요한 마스크로, 필터가 촘촘해 숨 쉬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고령의 환자에게 이 마스크 자체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현재 감염내과 의사와 방역 당국이 권장했던 마스크는 KF80입니다. 하지만 KF80은 시중에서 KF94보다 구하기 더 어려운데요.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KF80 마스크는 ‘황사용 마스크’로 분류되고, KF94는 ‘방역용 마스크’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마스크 생산업체들은 코로나19 방역용으로 KF94 등급을 KF80 등급보다 많이 생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일회용 부직포 마스크, 청결을 유지한 천 마스크로도 감염 방지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겸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일상생활에서는 방한용 마스크로도 충분히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김남중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말을 통한 전파를 막는 거라 일반인은 일반 마스크를 써도 감염 예방에 충분하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물론 좀 더 신중한 견해를 밝힌 의료진도 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KF 등급이 있는) 일회용이 제일 좋지만, 없으면 차선책으로 천 마스크를 쓸 수 있다. 하지만 한계에 대해서 분명히 알고 써야 한다. 자주 빨지 않으면 오염되는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의 말을 정리해 봐도 번거롭지만 위생 관리만 철저하게 하면, 천 마스크를 써도 무방하다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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