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순·신정섭 1세대 심사역 이어 다수 제약사 출신 포함
“2010년 기점으로 신약개발 역량 쌓은 인력 대거 이동”

국내 제약사에서 신약개발 경험을 쌓은 인력이 벤처캐피털 바이오 심사역으로 자리를 옮기며 주요 임원으로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생명과학, 동아, 마크로젠 출신 바이오 투자 심사역이 벤처캐피털 회사에서 주요 임원진에 포진돼 있었다.

곽상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서울대 약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CJ제일제당과 LG생명과학 등에서 연구 경험을 쌓은 뒤 벤처캐피털 업계로 뛰어들었다. 같은 벤처캐피털 회사에 속한 백성현 과장은 카이스트에서 화학과 바이오분자 생명공학을 전공한 뒤, 안국약품에서 연구 경험을 거쳐 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백 과장은 1990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투자 생태계에 뛰어들었다.

(시계방향으로)곽상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이사, 백성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과장, 오성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전무.

또 다른 LG생명과학 출신인 김일환 KB인베스트먼트 이사는 LG생명과학에서 신약개발 연구 경험을 쌓은 뒤, 대웅제약에선 사업개발 업무를 맡았다. 오성수 솔리더스베스트먼트 전무는 존슨앤존스(J&J)메디컬로 제약 업계에 입문한 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사업개발을 담당하고, LG생명과학과 대웅제약에서 연구와 사업개발을 맡은 후 투자 업계로 들어섰다.

한국다이이찌산쿄에서 임상개발 경험을 한 천지웅 KTB네트워크 이사는 서울대학교 약학대 석사를 마치고 종근당 중앙연구소에서 연구 경험을 쌓았다. 천 이사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비롯해 티앤알바이오펩, 올리패스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입사 5년여만에 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했다.

(시계방향으로)천지웅 KTB네트워크 이사, 권인호 데일리파트너스 상무,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데일리파트너스 이승호 대표와 권인호 상무는 동아제약 연구소에서 선후배로 만나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제약산업학과 박사를 수료한 뒤, 동아제약 연구본부 연구기획팀 책임 연구원을 거쳤다. 이후 LIG 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NH 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를 거쳐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자리에 올랐다. 권 상무는 고려대학교에서 유전공학 석사 과정을 거친 뒤, 동아제약 연구본부 바이오텍연구소에서 연구 경험을 쌓았다.

녹십자는 연구 인력이 아니라 2000년에 설립된 녹십자 벤처투자스 출신들이 대거 투자 업계로 이동했다. 대표적으로 박민식 스틱벤처스 부대표, 박중건 엘비인베스트먼트 상무가 녹십자벤처스 출신이다. 녹십자벤처스는 당시 마크로젠 등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녹십자그룹 자회사로, 2003년을 끝으로 해체됐다.

(시계방향으로)박민식 스틱벤처스 부대표,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정인혁 지엔텍벤처투자 상무, 길준일 NHN인베스트먼트 이사.

바이오벤처 중에선 마크로젠 출신들이 각 벤처캐피털에서 주요 임원으로 포진돼 있다. 대표적으로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상무, 김재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무, 윤민현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상무, 길준일 NHN인베스트먼트 이사, 정인혁 지엔텍벤처투자 상무가 있다.

이외에도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는 서울대 약학대학 석사를 졸업한 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연구 경험을 쌓았다. 이후 황 상무는 투자 업계에 입문했으나, 그와 같이 투자업계에 유항양행 출신 인력 유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산업체 경험을 선호하면서 IT 분야와 마찬가지로 바이오 분야에서도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출신 인력이 유입됐다”며 “2010년을 기점으로 국내 제약업계도 신약개발 연구 경험을 쌓으면서 사업개발 외에도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인력도 대거 유입됐는데, 특히 동아와 LG생명과학 출신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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