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액 60억 점유 JW중외도 저가로 '수익' 걱정
타 제약사, 비처방 약으론 적자… 출시 머뭇

변비와 간성혼수 치료에 쓰이는 '락툴로오즈농축액(이하 락툴로오즈)' 시장이 여전히 처방 일반약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처방 약 보유사와 비처방 약 보유사 모두 "채산성이 낮다"며 곤란한 기색을 드러냈다. 

처방 약 보유사는 지속적인 약가 인하로 인해 자사 처방 일반약을 비처방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비처방 약 보유사는 시장 다변화를 꾀하지만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락툴로오즈농축액은 간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의 의식이 나빠지는 간성혼수 증상 치료에 쓰이는 전문의약품, 변비에는 일반의약품으로 나뉜다. 변비약으로서는 삼투현상을 이용해 대장 주위 수분을 변으로 빨아들여 다른 기전의 변비약보다 부작용 우려가 적은 약물이다. 원래 전문의약품으로 태어났지만, 복지부는 2013년 의약품 재분류 당시 적응증으로 전문약 · 일반약으로 분리했다.

전체 변비약 시장은 지난해 517억원 규모였고, 이중 락툴로오즈 성분인 시럽제형 시장은 110억원 가량으로 약 20% 가량에 달한다. 이중 오리지널인 JW중외제약 '듀파락(전문의약품)'과 '듀파락-이지시럽(일반의약품)'이 90여 억원의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히트뉴스가 2019년 상반기 보험청구 일반약 현황을 집계한 결과 듀파락-이지시럽은 30억원을 청구했다. 이대로 가면 하반기까지 60억원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약 듀파락-이지시럽의 청구금액이 시장의 55%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처방 일반약(변비)과 전문약(간성혼수)이 95억 원, 비처방 일반약 15억 원 가량 판매되고 있다. 처방 유무에 따라 매출 간극이 크다. 

경기 A 개국약사는 락툴로오즈에 대해 "아이들과 어르신은 변비약 시럽을 (병·의원에서) 처방받아 오는데, 처방약과 비처방약의 금액 차이도 크다"며 "같은 성분의 약인데 처방약은 품절이고, 일반약은 정상 유통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고 했다.

A 약사 말대로 처방 약가가 꾸준히 떨어지자 제약사들은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로 1ml당 17원에서 14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여기에 2017년 등재단위 기준이 최소단위에서 생산규격단위로 바뀌어 또 약가인하 대상이 됐고, 동일성분 약제가 새로 등재돼 또 약가가 1ml당 12원으로 인하됐다. 하지만 새로 등재된 약제는 생산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2018년 2월에는 실거래가 조사에 따른 상한금액 시행으로 1ml당 9원까지 떨어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JW중외제약은 듀파락을 필수의약품으로 여기며 이윤이 남지 않아도 생산을 해오고 있었다며, 타사 품목의 공급 중단으로 인해 수요가 몰려 품절이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JW중외는 약가인하 때마다 약가인상 조정 신청을, 원가보전을 위해 퇴장방지의약품(이하 퇴방약) 지정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히트뉴스와의 통화에서 "JW중외제약이 지난해 급여를 비급여로 바꿔달라는 조정 신청을 한 바 있다. 다만, 기각됐는데 그 이유는 생산량 1순위 품목이었기 때문"이라며 "2011년, 2016년 퇴방약을 신청했지만 기각된 이유는 동일한 대체 품목이 있어서 였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업체도 퇴방약을 신청해도 지정이 어렵다는 점을 알 것"이라며 "기심의 결과가 있고, 변동사항이 특별히 없어 더 이상 퇴방약 신청은 하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청구금액과 일반약 판매액을 보면 채산성이 낮다는 점은 의문이 든다"고 했다.

또한 비처방 일반약 보유사들은 15억 원이라는 시장규모가 작다고 판단하는 모양이었다. 허가만 받고 출시할 계획이 없거나, 아직 의미있는 세일즈가 나왔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인천 B 개국약사도 "판매용 제품도 있지만, 대개 처방 비중이 크다. 요즘엔 환자도 줄어 재고가 쌓이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비처방약의 허가를 갖고 있는 C 제약사 관계자는 "허가만 받고 출시하지 않았다. 처방 규모가 크게 나타나고, 비처방 규모는 비교적 작기 때문"이라고 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JW중외의 듀파락과 듀파락-이지 급여약은 꽤 팔린다"며 "그런데 일반약으로는 JW중외도, 우리 회사도, E사도 변비 시장 내에 다변화를 위해 시도를 해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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