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료서비스 제공자 → 헬스케어 산업 선도자로"
"빅데이터·유전자 진단 활용이 답"

[종합] 2019 대한약국학회 스페셜 심포지엄

"4차산업 혁명이 오고 있다고 한다. 서비스 공급자로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어떻게 채워줄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의료산업 · 약료산업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봤다. 약국도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이용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를 준비하자는 이야기다. 따라서 '맞춤약료'라는 개념을 약사가 4차산업혁명 시대에 시행해보자. 사회에서 약사가 '전달의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강민구 대한약국학회장 (우석약대 교수)

강민구 대한약국학회장은 1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약국의 스마트 헬스케어 시대 준비 : 유전자 진단을 통한 개인맞춤 질환관리' 주제 '2019년 대한약국학회 스페셜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약국과 약사가 AI와 빅데이터, 바이오·유전자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게 이날 심포지엄의 화두였다.

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과 바이오산업의 변화', 정석원 제노플랜 바이오연구팀 연구원이 '유전자 작용기전과 질병의 발현', 권용욱 AG클리닉 원장이 '항노화 클리닉에서 유전자 검사의 임상적 활용'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또 방준석 숙명여대 약대 교수의 '디지털 트란스포메이션 시대의 스마트 헬스케어', 손동수 에이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의 '유전자 진단법을 통한 맞춤형 약료산업' 주제 발제가 이어졌다.

히트뉴스는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간략히 요약했다.

홍진태 충북약대 교수

홍진태 충북대 약대 교수=4차 산업을 통해 의료산업은 '4P 의료 패러다임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최적화된 치료방법을 제공하는 개인맞춤형, 예측, 예방, 참여형이 키워드다. '개인맞춤형'은 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고려한다는 것이고 '예측'은 미리 건강상 문제와 약물 반응을 예측한다는 의미다. '예방'은 안 걸리게 준비한다는 차원이며, '참여형'은 헬스케어 활동에 환자는 물론 건강한 일반인의 참여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약·바이오산업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이나 질병 후보 타깃을 발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밀의학에 기반해 약을 만들기도 해야 한다.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바이오마커를 통해 특성별로 환자군을 분류하고 그 기반 하에 각 환자군별로 맞춤제조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약국도 달라져야 한다. 4차 산업을 통해 데이터화 · 체계화가 필요하다. 환자와 약사라는 전문가 간의 커뮤니케이션 플레이스로 쓰여야 한다. 데이터가 많지 않느냐. EMR이 쓰이고 모이는 장소로서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약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다. 환자 중심의 서비스로 재편해야 한다. 따라서 약국-고객 간 상담 플랫폼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조제 로봇이 도입된다면 환자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약물량 오류나 약물 선택 오류가 줄고 환자 안전사고도 획기적으로 줄 것이다. 다만 이 시스템이 개국약사에게는 위기가 될까, 기회가 될까. 로봇이 할 수 있는 영역 외에 약사는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데이터화 · 정보화를 기반으로 건강상담, 특정 연령 · 질환에 전문화된 약사가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한 제약사는 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조제·처방 데이터나 OTC 구매 패턴 빅데이터를 활용해 OTC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약국 측면에서는 유전자 진단 결과 등 친고객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정보와 약물을 제공한다면 곧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을 우리 스스로 포용해보자.

정석원 제노플랜 연구원

정석원 제노플랜 바이오연구팀 연구원=각 개인의 유전자 수준은 단 0.1%만 차이를 보인다. 이 부분의 유전자 차이 중 SNP(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단일염기다형성)가 체형, 체질 등의 차이를 만든다. 200~300개의 염기를 빈도로 하나의 SNP가 발생한다. 인간 게놈에는 약 1000만개의 SNP가 존재한다. 

유전자 검사는 '진단적 검사'와 '예측적 검사'로 나뉠 수 있다. 진단 검사는 의심되는 유전질환을 확진하거나 감별진단을 위해서 시행한다. 일반적으로는 해당 질환에 적절한 여러 검사를 통해 진단이 이뤄진다. 혈액과 소변 등에서 DNA를 추출해 질병 정보가 담긴 유전요인을 검사하는 것이다.

예측 검사는 현재 증상은 없지만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돌연변이 유무를 알기 위한 검사다. 발병 전 분자유전 진단이 가능해 예방, 조기 진단, 치료 및 관리에 도움을 줘 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과거에는 의료기관을 통해서 유전자 검사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소비자가 'DTC'라는 상품을 통해 혈당·혈압과 같은 대사성 질환과 피부·발모 등에 한해서 예측이 허용됐다.

전장유전체 분석(GWAS, Genome Wide-Association Study)도 DTC에 기반했다. 질환 및 약물 반응성에 대한 유전적 요인을 총체적으로 탐색하는 연구방법인데 최근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이용한 연구가 활발하다. 다양한 질환이나 생화학적 형질에 대해 SNP 기반의 유전자 마커 발굴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노플랜은 타액(침)으로부터 DNA를 추출해 간편하게 유전자 변이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 460개 이상의 항목에 대한 유전적인 위험도를 분석할 수 있다.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수천 개 각기 다른 유전자 발현 정도를 DNA 조각들을 사용해 한번에 파악하는 실험 방법) 분석 기술로 70만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한 결과를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인 분석에 최적화 됐다.

권용욱 AG 클리닉 원장

권용욱 AG 클리닉 원장=가령, 해독 관련 유전자가 정상이라면 대상자에게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유전자 변이가 어려워 제대로 된 아미노산을 만들지 못하고 효소에 이상이 있을 경우 해독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대상자에게 어떤 영양소를 공급해주면 해독 효과가 있을까. "어떤 효과가 안되니 이 약물을 공급하면 좋겠다" 등을 알 수 있게 됐다.

운동 등 생활습관, 영양소, 약물 공급이 대상자의 질병과 피해를 최소화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유전자 검사의 효과가 알려지게 됐다. 

최근에는 주로 ▶ 질병 발생 위험도 평가 유전자 검사 ▶ 약물적합성 유전자 검사 ▶ 신체 특성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활용한 생활습관 처방과 건강기능식품 처방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질병 발생 위험도 평가 유전자 검사 경우를 먼저 살펴보자. 위험도를 검출하려면, 맞춤 정밀검진과 일반 검진 그리고 자기관리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암 발생 위험도와 관리 방법에 대한 의학적 가이드라인, 그리고 가족 유전 검사가 필요해질 수 있다. 특히 암 발생가능성이 일반인보다 유의 깊게 높아지나 반드시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또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암 발병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질병 발생 예측과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처방에 활용할 수 있다.

약물적합성 유전자 검사는 약을 환자에게 투여량, 시간을 적절하게 공급하자는 취지다. 약물의 효능·효과는 최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자는 차원이다. 신체 특성 유전자 검사 결과를 활용한 생활습관 처방과 건기식 처방의 경우 항노화, 해독, 다이어트, 미용 치료에 활용된다.

(왼쪽부터) 대한약국학회 2019 스폐셜 심포지엄 '약국의 스마트 헬스케어시대 준비 : 유전자 진단을 통한 개인맞춤 질환관리'의 발제자로 나선 손동수 에이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방준석 숙명약대 교수, 권용욱 AG클리닉 원장, 정석원 제노플랜 연구원, 홍진태 충북약대 교수

방준석 숙명여대 약대 교수=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따라서 Digital Transformation(DT)라는 개념을 언급하고 싶다. 기존의 변화보다 한층 높은 강도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자는 의미다. 디지털 기반의 경영 변화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방준석 숙명약대 교수

4차 산업혁명이 총체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는 디지털 패러다임에 따른 경영 전략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변화에 방점이 있다. 

DT는 3개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데, 고객경험과 운영·관리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에서 전략을 쓸 수 있다. 고령화 사회와 DT, 그리고 헬스케어 산업의 흐름을 보면 약국·약사는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 중 하나로 오늘 계속 언급되고 있는 '맞춤치료'가 있다. 

약사들에게 필요한 건 뭘까. 4차산업 · DT의 메이저 요소는 빅데이터다. 그런데 약국에는 빅데이터 접근 권한이 없다. 병원은 건강보험자료와 심평원자료, EMR 등을 갖고 있어 비즈니스 모델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역량이 있다. 그런데 약국은 연간 5억 건의 첩아을 처리하면서 데이터를 보관할 수 없어 휘발되고 있다. 우리의 복약지도 패러다임도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약의 용법용량과 부작용을 설명하는 것보다 한 단계 나아가자.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건강수명시대로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이 다뤄지는 가운데 약국 산업도 편입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따라서 바이오 진단기업의 유전자 분석과 의료기관의 공공 보건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해 바이오 빅데이터와 소비자 건강분석·관리를 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을 예로 들고 싶다. 이를 통해 약사의 DT 마인드를 높이고, 전문역량을 강화하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약국용 DT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수 있고 임상효능을 확인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약사가 '약의 전문가 · 약물 전달자'에서 '약료 서비스 제공자, 질병관리 전문가'를 넘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선도자로 나아갈 수 있기를 제안한다.

손동수 에이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손동수 에이바이오 테크놀로지 대표=사용자 입장에서 약국을 찾다 생활습관형 질환 대응·예방 중심의 스마트 솔루션 기법을 고안하게 됐다. 소비자가 빨리 변하는데, 요구하는 콘텐츠 · 서비스가 무엇일지를 고민하며 사업을 구성해왔다.

약이 잘못된 것이 아닌 일반론에 근거한 획일적 로직을 개선해보고 싶었다. '스마트 파마시'는 '스마트 폼'으로 변화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구성된 AI를 이길 수 없는 추세 때문이다. IQVIA 솔루션즈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모바일 헬스케어를 통한 의료비 절감 효과가 일본에서만 연간 약 3400억 엔(3조 3600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당뇨 등 생활습관병 부문에서 예방적 조치를 통한 입원비, 통원치료비, 처방비가 줄어든 것이 크게 기여했다.

약국도 두 가지 활동을 통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사질환, 비만 등 만성질환 Precare를 시작으로 생활 데이터 기반 처방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통해 라이프 스타일, 유전적 경향성, 복약·섭식 상의 특이점 등 개별 고객의 특성을 파악한 후 맞춤 처방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모바일 앱을 통한 지속적 · 장기적 케어로 약국 이용 고객관계관리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건강 관리정보를 활용해 건강상태 변화 모니터링, 처방 조절 · 맞춤 건기식 매칭, 온라인 1:1 상담 채널 등 매니지먼트형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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